혼용무도(昏庸無道)의 본 뜻은?
혼용무도(昏庸無道)의 본 뜻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2.23 18:2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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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호석/진주문화원 향토사 연구실장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를 혼용무도(昏庸無道)로 선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각 언론사에서는 ‘교수신문’을 인용해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와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는다” 라고 하고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무도하다”는 뜻으로 보도했다.


메르스 사태와 삼권분립의 침해. 세월호 사건의 무능 등으로 세상이 어지럽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같은 시기에 미국의 신용 평가기관 무디스사에서는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역대 최고로 올렸다고 발표하고 위정자들은 일본. 프랑스보다 높거나 같아 졌다고 발표했으나 대통령은 경제위기이기 때문에 노동법 등 민생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말하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 같은 혼란현상은 우리나라가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나라와 재벌들은 창고에 돈을 쌓아 놓고 풀지 않기 때문에 대외적으로는 부(富)하나 서민들은 가난하기 때문이다.

해고가 쉬워지고 50~55세 전후가 되면 무조건 퇴사되는 현실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담배 값 인상으로 약 2조 5천억 정도의 세수가 증가하고 소주 값 인상으로 약 2000억원의 세수 증가가 확실하다. 담배를 피고 술 한잔하며 분노를 분출할 기회도 박탈했으니 세계에서 자살율 1.2위를 유지하게 된다. 자살 이유의 대부분은 경제 문제 때문이다.

천재 물리학자 호킹 박사가 세상이 멸망할 원인중 하나로 과도한 빈부격차가 원인이 된다함은 정답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혼용(昏庸)과 혼용(混用)이 무엇인지 한참 혼용(混用)된다.

‘조선왕조실록’은 다른 해석을 한다. ‘조선왕조실록’을 찾아보면 혼용이란 단어가 200여 차례 기록됐으나 대부분 혼용(混用)을 말하고 혼용(昏庸)은 5번 뿐이고 뜻이 크게 다르다.

선조 21년 윤 6월 기록에 의하면 ‘광흥장 주부 윤경지는 인물이 혼용(昏庸)하여 경제부문에 적합하지 않다고 사헌부에서 아뢰었다’라고 했다.

숙종 30년(1704년)6월 기록에 의하면 ‘승지 윤홍리는 사람됨이 혼용(昏庸)하여 백에 하나도 취할 것이 없고 외람되게 채용된 것이다’ 라는 사헌부의 탄핵이 있었다.

영조 7년(1731)6월 기록에 의하면 사헌부 장령이 ‘이진엽은 평소에 가볍고 사람됨이 혼용(昏庸)해 여론이 시끄럽다’고 빨리 개정해 달라고 했다.

영조 25년(1749) 11월 기록에 의하면 사간원 정언이 세자에게 상서하기를 ‘수령으로서 탐묵하고 교활해 정사를 이속에게 맡겨 혼용(昏庸)한자는 암행어사를 수시로 파견해 감시해야 한다’라고 청했다.
‘교수신문’은 혼용(昏庸)을 무능한 군주로 해석함은 처음부터 자구의 조합을 잘못한 것이며 옛 문헌을 보지 못한 혼용(混用)으로 해석된다.

혼용(昏庸)의 본 뜻을 벗어난 해석이 난무하니 글자 그대로 혼용(混用)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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