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의학-(1)
심신의학-(1)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2.29 19:1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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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원/남해 들꽃 자연의학센터 원장ㆍ미국 가정의학 전문의ㆍ전 미국 의과대학 교수

뉴욕에서 한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 플러싱이다. 그 곳에 필자가 자주 가는 음식점이 한 곳 있었다. 생선찌개를 맛있게 끓이는 집이었다. 주인은 한국에서 교장 선생님을 하시다 미국으로 이민을 오신 어른이었고, 주방 일을 맡은 분은 부인이었다. 얼마나 맛있고 깔끔하게 음식을 하시는지 참 인기가 많았다. 주인되는 어른은 식탁 일을 도와주시면서도 한국에서 지내실 때와 같이 늘 양복에 넥타이를 매시고 점잖게 행동하시는 분이었다. 이 분들이 몇년 고생하시다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장사가 꽤 잘 되었다. 하루는 메뉴를 늘린다며 염소 고기를 써서 보양탕이라 이름하여 팔기 시작했는데 인기가 꽤 많았다. 몇 개월 후 미국의 주요 메스컴과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누군가가 개고기를 판다고 신고를 하였다. 염소 고기로 요리하는데 개고기를 쓴다니 너무 억울했다. 수 개월 후에는 염소 고기로 판명이 났다. 그러나 그 사이 조사 받느라 너무 힘들었고, 음식점은 손님이 뚝 끊겨서 경제적으로도 어려워졌다. 이 사건 이후에 이 주인 어른이 너무 힘들어 했고, 나중에는 몇 년 후에 암에 걸려서 돌아가셨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사건 이후 이 분의 마음에 있는 분노와 미움 그리고 억울함이 몸을 상하게 하였다. 너무나 안타까운 이야기인데, 우리 주위에서 꾀 많이 일어나는 일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건강하게 오랫동안 살고 싶은 소망이 있다. 이를 위해 몸에 좋다는 음식도 찾아 먹고, 건강식품도 구해 먹는다. 옛날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마음 다스리기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건강을 위해 몸에 좋은 것을 찾는다. 서양의학의 영향이다. 르네상스 이전에는 인체를 바라보는 시각에 동양, 서양의 차이가 없었다. 히포크라테스는 마음, 신체, 환경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어야 건강해질 수 있다고 하였고, 갈렌은 감정의 부조화가 질병을 야기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는 우울한 여성에게서 유방암이 많이 걸리는 것을 관찰하였다. 14세기 르네상스 이후에는 서양인들이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깊게 연구하기 시작했다. 몸과 마음의 전체적인 조화나 체질보다는 각각 장기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 적극적으로 파헤치게 되었고, 결국에는 몸과 마음이 하나가 아니라 각각 별개로 보는 심신이원론으로 흘러가게 되었다. 질병을 분석하고 바라보는 시각이나 치료하는 방법에 있어서 몸과 마음을 분리해서 보는 관점이 현대의학의 맹점이다. 마음이 건강하지 못하면 몸이 건강할 수 없고, 몸이 건강하지 못하면 마음도 영향을 입는다.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몸과 마음 중 건강에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사람마다 판단은 다르겠지만 결론은 마음이다. 좋은 소식을 들으면 몸에 힘이 난다. 반대로 우울한 이야기를 들으면 몸이 쳐지고 맥이 없어진다. 마음의 변화에 따른 즉각적인 신체의 변화다. 기쁜 마음은 신체 각각의 세포를 활발하게 움직이도록 하는 스위치를 켜주고, 반대로 슬픈 마음이나 분노는 그 스위치를 끈다. 신체 세포와 기관의 상위 명령 체계가 마음이기 때문이다. 하부 기관이 상부 기관의 명령에 따르듯 우리 신체는 상부 명령 체계인 마음의 지시를 받는다. 근래에 들어서 마음과 신체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심신 의학이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급성 또는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우리 몸에 어떤 변화를 가져 오는지, 기쁘고 즐거운 마음이 얼마나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들고, 분노와 적개심이 우리 몸을 얼마나 상하게 하는지 관찰하고 연구한다.

세 명의 벽돌공이 열심히 벽돌을 쌓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이 그들에게 물었다. “당신 지금 무엇을 하고 있소?” 첫째 사람이 답했다. “보면 몰라요? 벽돌 쌓고 있는 것 안보여요?” 둘째 사람은 답하기를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이 짓을 하고 있습니다.” 세번째 사람은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답했다. “나는 예배당을 짓고 있습니다.” 첫번째 사람은 적대적인 반응을, 두번째 사람은 체념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세번째 사람은 낙천적이고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심신의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이 건강의 핵심이라 말하고, 적개심이나 분노가 건강의 가장 큰 적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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