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자와 배우지 않는 자
배우는 자와 배우지 않는 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1.1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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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렬/경남과기대 교양학부 교수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던 골프장 이용 내장객 수가 지난 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골프장경영자협회에 따르면 2010년도 전국 500여개의 골프장의 총 이용 인원은 2572만5404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0.7%가 감소한 것으로 발표했다. 이는 작년 봄까지의 강추위와 8월말 9월 집중호우 등의 기상이변으로 내장객 수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었지만 어찌되었던 한 해 이용객 수가 2500만명을 넘어섰다.

주변에서 골프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많이 있고 체육 전공이다 보니 자문을 많이 구한다. 대개가 40~50대의 연령층으로 어떻게 시작하느냐. 어디서 배워야 하느냐. 비용은 얼마나 드느냐. 등등이다. 실제적으로 아마추어 골퍼(golfer)가 많은 두려움과 동경 속에서 시작하지만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절반 이상쯤은 될 것이다.

아마도 생각만큼의 노력, 시간과 비용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육체적인 고통과 잘 줄어들지 않는 타수, 관련 비용의 증가 이유 등등일 것이다. 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음은 골프를 시작한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중도에 포기할 것이면 차라리 시작하지나 말든지 참 안타까운 마음이다.

사회학자 벤자민 바버는 ‘나는 세상을 강자와 약자, 성공과 실패로 나누지 않는다. 나는 세상을 배우는 자와 배우지 않는 자로 나눈다’라고 말했다.

성공한 사람은 성공을 통해서조차 뭔가를 배우는 자와 교만(驕慢)해지는 자로 나눌 수 있고, 실패한 사람은 실패를 토대로 뭔가를 배우는 자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 자로 나누는 이야기다(김헌, 마음 골프). 만약 골프가 자신의 생각만큼 기량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향상된다면 누구나 프로의 반열(班列)에 들어서 쉬운 골프로 인식되어 이로 인해 고민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보기 플레이어(72타 기준으로 평균 90타를 치는 사람) 정도만 되려고 해도 정말 인고(忍苦)의 세월이 필요하고 자신의 아낌없는 노력이 필요한 운동이 골프임에 틀림없다. 말 그대로 참 얄궂은 운동이 골프라는 운동이다.

최경주와 같은 세계적인 선수도 하루 다르고, 내일 다르고, 모레가 다른 것이 골프라서 이번 주에 우승했다고 샷감이 좋아서 다음 주에 우승하리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메이저(큰 대회)급 이상의 대회는 3~4일 잘 쳐야 우승을 한다. 하루가 다른데 연속 3~4일을 잘 쳐 내기가 쉽지만은 않다. 골퍼 스스로 하늘(날씨)과 땅(골프장), 동반자, 정해진 규칙과 룰에 마음을 다스려 순응해야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골프가 어려운 이유는 너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스스로 배우려는 의지가 없는 사람이거나 교만한 사람 심지어 게으른 사람이다. 배우려는 의지가 충만한 사람은 자신의 장점은 더욱 갈고 닦으며, 자신의 부족한 점을 빨리 메우도록 노력하는 사람이다. 연구가나 예술가는 남의 것을 모방하면 흔히 말하는 저작권 등의 문제가 되지만, 골프라는 운동에서 남의 좋은 장점, 예를 들면 드라이버를 잘 치는 사람, 아이언을 잘 다루는 사람, 어프로치에 능숙한 사람, 퍼팅을 잘 하는 사람의 기술이나 전략을 모방하는 것은 또 다른 나의 창조가 될 수 있기에 하루가 다르게 단단한 골프가 되는 것이다. 또한 교만한 마음도 다스려야 할 것이다. 한 두번 잘 되었다고 뽐내거나 건방져서는 발전을 커녕 다른 사람들의 지탄을 받을 것이고, 배움에 있어서 게으름 또한 경계해야 할 마음가짐이다.

2500년전 공자는 제자들에게 ‘삼인행 필유아사언(三人行 必有我師焉)’이라고 가르쳤다. 세 사람이 걸어가도 반드시 스승이 있다는 말로 장점을 가진 남을 나의 스승으로 삼아 좋은 것은 본받고 나쁜 것은 고치라는 말이다. 오늘부터 100돌이에게서도 뭔가를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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