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넘이와 해돋이
해넘이와 해돋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1.03 18:5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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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ㆍ시조시인

2015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나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졌다. 2015년 12월 31일 오후 나는 아내와 함께 해넘이를 보기 위해서 삼천포 실안으로 향했다. 집에서 삼천포로 가는 길은 4차선으로 잘 뚫린 도로인데 진주를 벗어나 사천시로 들어서자 많은 차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려간다. ‘웬 차들이 이렇게 많이 달려가지! 우리처럼 해넘이를 보러갈까?’라며 우리 나름대로의 생각을 해본다. 우리도 차의 속력을 내서 80㎞ 최대속력으로 달려간다. 얼마간 달려가니 바다가 우리를 반겨준다. 차의 창문을 열어서 공기를 느껴보기도 한다. 남양을 넘어서서 옛 도로로 나와 바닷가로 이어진 도로를 달려간다. 바다가 더 가까이 다가와서 바다의 향기를 뿜어댄다. 삼천포의 실안에 있는 자그마한 공원에 차를 세우고 앞에 보이는 포장마차에 가 보았다. 그러나 장사를 하지 않는다. 어묵을 팔면 몸을 녹이려고 했는데…다시 차를 파는 찻집에 들러서 자리를 잡는다. 창밖으로 바라보이는 풍경이 아름답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본다. 그러나 전깃줄이 훼방을 놓는다. 주인이 혼자서 차를 만드느라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러는 중에 해가 지려고 서녘 하늘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주문한 차를 조금 늦추고 밖으로 달려 나가 해넘이를 지켜보면서 사진도 찍고 한 해의 묵은 찌꺼기들을 같이 넘긴다. 어느새 해는 자취를 감추고 벌겋게 하늘에 아픔의 고통을 남긴다. 나와 아내는 다시 찻집으로 와서 시켜놓은 차를 마시고 삼천포의 아름다운 대교를 달려서 남해로 갔다가 다시 돌아서 집으로 왔다. 그리고 자정의 보신각 종소리를 듣고(TV로) 한해를 마무리 하였다.


2016년 1월 1일 새아침이다. 아직 밖은 컴컴한 밤이다. 알람으로 오전 6시를 맞춰나서 일어난 것이다. 아내와 아들을 깨워서 해돋이를 보러 가려고 준비를 하였다. 새벽이므로 추울 수 있기 때문에 옷을 두껍게 차려 입고 추위에 떨지 않도록 준비를 하였다. 해돋는 시각은 오전 7시 35분쯤이라고 하니 시간은 충분하다. 엊저녁에 해돋이를 어디로 갈 것인지 의논했는데 해넘이 보러가다가 현수막에서 본 둔티산 해맞이 공원으로 가보기로 한 것이다. 지도를 보고 인터넷으로 시간을 알아보니 약 20여분 걸린다고 하였다. 그래도 혹 차량이 지체될 수도 있기 때문에 6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내동면으로 달려가는 길엔 차량들의 소통이 수월하여 금방 현장 가까이 도착하였다. 의경들이 차량을 통제하여서 시키는 대로 길 옆에 주차시키고 셋이서 걸어서 행사장에 올라가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행사장에서 조금 올라가니 계단이 있고 그기서 해돋이를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서 있다. 우리는 행사장에서 커피를 한잔씩 마시고 오르니 속이 따뜻하다. 그리고 오늘은 춥지도 않은 포근한 날씨인 것 같아서 좋았다. 조금 기다리니 밑 행사장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떡국을 가지고 오면서 먹는다.우리도 내려가 행사장에서 떡국을 한 그릇씩 받아서 가지고 와서 먹었다. 그리고 조금 있으니 하늘에서 태양이 산고의 아픔을 견디며 벌겋게 떠오른다. 모두들 두 손 모아 한해의 소원을 기원 드리고 사진도 찍느라 바쁘다. 나도 마음속으로 한해의 우리 가족의 건강과 우리나라의 안녕을 기원하였다. 그리고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의 기운을 스마트폰의 사진에다가 담았다. 내려오는 길에서 차량들이 줄을 서서 조금 지체 되었지만 오늘 아침의 솟는 해를 보았음인지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가 않다.

많은 사람들이 한 해를 보내는 해넘이와 또 새롭게 시작되는 해돋이를 보기 위해서 먼 길도 많은 시간도 아까워하지 않으며 좋은 곳으로 향해 달려간다. 한해를 보내는 마음과 또 다른 한해를 시작하는 마음을 해넘이와 해돋이로 갈무리를 하는 것이다. 다사다난 했던 2015년의 한해를 되돌아보며 서녘의 붉은 해와 함께 마무리를 하고, 2016년 첫 날의 떠오르는 태양의 저 희망찬 정기를 몸으로 받으며 한 해의 시작을 마음으로 다짐하고 힘찬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양력이라 아직은 십이지신의 병신년 붉은 원숭이해가 아닌 것 같은데 온 세상은 병신년이 되었다고 난리다. 음력과 양력을 함께 사용하는 우리들이 혼동하기 쉬운 일이긴 해도 양력에는 12지신과 육십갑자가 없는데 자꾸만 양력의 첫날이 되면 십이지신의 한해를 들먹거리는 것이다.

아무래도 좋다. 한해의 끝마무리와 한해의 시작이 좋으면 그만 아닌가? 세계의 중심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서 나아가야 할 2016년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저 2016년 첫날 떠오르는 붉은 태양이 우리들의 가슴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다. 그리고 한 해 동안 변함없이 타 오를 것이다. 그리고 한 해의 마지막 날엔 또 다시 알찬 꿈의 해넘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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