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부터는
금년 부터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1.04 19:1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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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다움생식 회장·이학박사

금년 부터는 1. 준다면 얼른 받고 2. 오라면 얼른 가고 3. 하지 말라면 얼른 포기하고 4. 몰라도 된다면 알려 하지 말고 그렇게 살아야 겠다. 42년생이니까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해방을, 6.25 전쟁을, 4.19와 5.16을, 국민 소득 100달러도 안되던 시절에서 30,000달러 시대에 까지 살고 있으니 많이 살았고 오래 살았다. 농담으로 옛날 같으면 산에 누워 있어야 할 사람이 젊은이처럼 행동하고 있으니 참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러나 싫어도 늙음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금년부터는 “내가 길을 비켜 주지 않아 뒷사람이 가는 길을 막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심을 하고, “집신 장사가 숨이 넘어 가는 순간까지 털 소리를 안 하다가 숨이 넘어 가는 순간에야 털 소리를 했다는 어리석음을, 골프 칠 때 노욕으로 노랑 티에서 쳐야 할 군번이 파란 티에서 젊은이와 맡 겨루려는 욕심 때문에 필요 없는 힘이 들어가게 하는 일, 운전대를 잡고 젊은 사람처럼 과속 하는 일, 주량에 넘치도록 술을 마시는 일, 밤 운전을 겁 안내고 자고 와도 될 길을 밤을 새며 되돌아 오는 일 등 금년부터는 내가 젊은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살아야겠다.

신로심불로(身老心不老)라고 몸이 늙지 마음이 늙는 것이 아니기에 나이를 먹어 가면서 까딱 잘못하면 나이를 잊고 만용을 부리기 쉽다. 자식들이 “아버지는 모르셔도 되요”라고 말할 때 내가 아는 것 보다 모르는 편이 좋다는 것은 자식들의 배려라는 사실을 인정하기로 하자. 젊은이들의 모임에 참석할 때는 모두가 다 아는 상식을 가지고 나 혼자만의 지식인양 자랑하면서 남의 대화를 자르지 말아야겠다. 음식 앞에서 노추를 부리지 말고 적은 양을 먹는다고 죽는 것 아니니 식욕을 좀 참기로 하자. 나이를 앞세워 남 앞에 서려 하지 말고 한발짝 뒤로 물러나 젊은이들 뒤에 서기로 하자. 자식들이나 마누라 또는 남에게 건강 때문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몸을 많이 움직여 몸이 굳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하자. 나이를 먹었다는 것은 세월과 경험을 얻고 살아온 것이기에 세월과 경험을 통해 머리에 저장 된 것이 있으면 죽을 때까지 내 놓지 않고 청기와 장사처럼 살 일이 아니라 빨리 지식을 사회로 환원 시켜 나의 산 경험이 세상에 유익을 줄 수 있도록 머리를 빨리 비우도록 하자. 젊은이들의 눈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 쪽으로는 가까이 가지 말도록 하자.

항 노화니 잘 늙는 일이 라는 용어는 국가나 사회가 우리를 위해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늙음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아 국가나 사회가 무엇을 어떻게 하라고 시키기 전에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먼저 발견하고 정립 하도록 노력하기로 하자. 늙음이 훈장이 되려면 늙음 자체가 남에게 짐이 되지 말아야 될 것인즉, 많은 정보를 잘 활용하여 잘 늙도록 스스로 노력하기로 하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은 살아서 자기가 자기 자신을 제대로 컨트롤 하는 것이 가능할 때 할 수 있는 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나이를 인정하고 힘을 뺐더니 골프공이 훨씬 멀리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늙음의 힘을 빼면 오히려 더 우아해 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자. 독자 여러분! 謹賀新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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