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지향 사회로의 기로에선 젊은이들에게
가치 지향 사회로의 기로에선 젊은이들에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1.06 18:46
  • 14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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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하/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컴퓨터응용기계과 교수
 

저성장시대가 되면서 우리사회는 지금까지 해왔던 행동방식, 생활양식이 달라지고 있다. 사고와 행동양식의 기본이 되는 가치가 바뀌면 개인이든 국가든 갈등에 휩싸이게 된다. 삶에서 우선순위에 대한 관점 즉 가치가 바뀌기 때문이다. 가치란 사물이 지니고 있는 값어치나 중요도이다. 고도성장 사회에서 관심의 대상 또는 목표가 되었던 것들이 저성장시대로 진입하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거품이 빠지고 성장이 느려져 종전의 가치로는 설명하기 힘들어진다. 물질위주의 가치관도 바꿔야 하고, 나와 내 회사만을 위한 경쟁적 조직 이기주의도 한 템포 늦춰야 하며, 직장을 위해서 개인과 가정의 행복까지도 미뤄야 했던 직장중심의 가치, 야근에 또 야근을 해야 하는 일중독 가치도 한걸음 물러서서 봐야 한다. 우리의 욕구를 충족시켜준다고 생각해 왔던 핵심가치들도 하나씩 바꿔야 한다. 우리사회에서 지금까지 인기를 끌며 중심축을 형성해오던 가치를 어떻게 바꿔야 할 것인지를 알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 예전의 가치관을 그대로 고수한다면 사회에서 겪는 분노와 비참함을 피할 길 없다. 세상 사람들의 욕구나 관심의 대상을 가치라 표현한다. 왜 옳고 틀렸는지? 왜 좋고 나쁜지? 자기의 중심축을 세우는 것이다. 중심축이 서지 않으면 의존적 인간이 된다. 시대 변화에 따른 우리의 가치 기준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까? 첫째, 절대적 양심이나 도덕적 기준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 비교되는 상대적 기준으로 살면서 타인의 눈을 의식한 삶을 살아온 것이다. 내 가치기준에 비춰 옳으면 옳다. 아니면 아니다. 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들의 평균논리를 쫒아 자신의 기준이 아닌 상대적인 타인의 가치에 익숙해져 있다.

둘째, 자기 내면의 소리에 사회적 가치를 적절하게 반영해야 함에도, 외면적인 사회적 가치 패러다임에 자기 내면의 소리가 묻힌 형국이 된 것이다. 고성장 일변 사회에서 경쟁 패러다임이 너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셋째, 생존과 경쟁만을 강조하여 깨어 있는 인간의 내재적 가치가 대접 받지 못한 것이다. 즉, 인간다움의 내적 가치와 돈, 명예, 지위 등 외적 가치가 균형을 이루게 해야 함에도 외적 가치인 지위, 명예, 재산 형성 등에만 치중한 것이다. 내적 가치가 정립되지 않아 가치빈곤 현상으로 죄를 지어도 그 행위가 드러나는 죄만 문제가 되는 사회가 된 것이다.  넷째, 행복에 이르는 수단이 목표가 된 것이다. 동아프리카 마사이족의 목동과 포브스지 선정 세계 최고부자 400인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동일하다고 한다. 또, 복권에 당첨된 사람도 5년이 지나면 그 이전의 행복수준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삶을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 대기업에 들어갔다고 모두가 다 잘 사는 것도, 공무원이나 교사는 모두 길게 가는 것도 아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기직종도 바뀌거나 사라진다. 미래의 유망 인기직종을 쫒는 것도 좋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이 오래 가는 길이다. 가치가 바탕이 되어야 자신이 좋아 하는 일을 찾을 수 있다. 평범한 학생들이 공부선수를 이기는 경우는 흔치 않다. 고생만 진탕하고 원하는 대학과 원하는 직장에는 못 들어가는 세상이다. 재능이 정해진 분야에서 승산 없는 경쟁을 할 것이 아니라 미리부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상책이다. 10% 범주에 있는 그들만의 리그에 들어간다고 행복하지 않을 바에 들러리 서지 말자는 것이다. 영어, 수학은 뒤쳐져 있지만 잘하는 분야가 있고 소중히 하는 가치와 진로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 가치와 진로를 위해 있는 힘을 다해야 함에도 상위 10%의 리그에 등장하는 주요 과목에 온 정신을 뺐기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꼭, 우리 대학에서 전문기술인이 되라는 것이 아니다. 보다 다양한 가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어, 수학과 같은 공부에서는 뒤쳐져도 잘하는 분야가 있고 소중히 하는 가치와 진로가 있을 것이다. 창업을 하려는 사람, 부모의 가게를 이어받으려는 사람, 사회복지에 관심 있는 사람, 어려운 사람을 돕고자 하는 사람, 공무원과 교사를 하고 싶은 사람, 대기업이 아니라 내가 창업하고자 하는 분야의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에 가고 싶은 사람 등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

인생의 목표를 돈과 명예, 지위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 내 가치에 맞는 일, 내가 이루고자 하는 가치에 집중을 해야 한다. 예전 선배들의 방식을 답습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치기준을 찾아서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뭘 잘 하는지? 내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개인의 가치, 사회적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 그 기준에 따라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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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우 2016-01-11 13:23:05
아주 훌륭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