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상기후 슈퍼엘리뇨
지구촌 이상기후 슈퍼엘리뇨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1.06 18:4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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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주/환경부 환경교육홍보단·경남환경연구원장

지구촌 기상 이변이 100년 내 가장 강력한 슈퍼 엘니뇨(적도 해수면 온도 상승) 현상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엘리뇨(El Nino)는 에콰도르에서부터 페루에 걸쳐 있는 연안해역의 이름인데, 적도부근의 무역풍이 약해질 경우 서태평양의 따뜻한 바닷물이 동쪽으로 이동하여 동태평양에 위치한 페루연안의 바닷물온도가 평상시 보다 0.5℃ 이상 올라가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이 6개월 정도 지속되면 이를 엘리뇨 현상이라고 한다. 크리스마스 무렵이 되면 태평양 동부 적도 해역의 바닷물 온도가 현저히 상승하고 대기의 흐름이 크게 바뀌면서 세계 각지에서 기상이변 현상이 나타난다. 엘리뇨는 스페인어로 ‘남자아이’를 의미하며 특히 이 현상이 페루연안에서 크리스마스 무렵에 자주 나타나 ‘아기예수’라는 의미로‘신의 아들 엘니뇨’라고도 불리며 엘리뇨와 반대되는 현상인 동태평양 바닷물의 이상저온 상태를 스페인어로 ‘여자아이’를 의미하는 ‘라니냐(La Nina)’로 부르기도 한다.


아직까지 엘리뇨현상의 정확한 발생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는다. 엘리뇨가 발생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페루를 비롯한 남미국가는 강수량이 늘어 홍수피해를 겪게 된다. 최근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의 산불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많은 피해를 준 것도 엘리뇨현상에 의한 가뭄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엘리뇨의 직접적인 영향권에는 들어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간접적 영향으로 기온이 상승하는 등 기상이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여파로 2015년 12월 프랑스는 기온이 22℃까지 치솟고, 미국 워싱턴 또한 따뜻한 겨울날씨로 인해 벚꽃이 피고 많은 사람들이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 외출하는가 하면, 미국 오클라호마 주는 때 아닌 겨울 폭우에 비상사태를 선포할 정도로 세계 곳곳은 이상기후로 인한 다양한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기상청은 엘니뇨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전 세계 평균 기온이 2016년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따뜻한 이상기후에 우리나라에도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12월 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봄을 알리는 꽃봉우리가 나무에 열린 것이다. 목련의 개화시기는 3~4월로 지금 꽃봉우리가 12월에 피어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해 12월 한반도 평균기온은 기상 관측망을 확충한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는 기록이다. 42년 만에 최고 따뜻한 겨울이 온 것이다. 지난해 11월 기온 역시 역대 2위를 기록하는 등 당분간 겨울 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봄 같은 겨울이 계속되고 있는 4일에는 오후 경남 창원의 경남대학교에 개나리가 활짝 폈다. 기상청은 '2015년 12월 기상 특성' 분석 자료를 4일 발표했다. 이번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은 13.8℃로 평년(30년 평균)보다 0.9℃ 높았다. 기상청은 대륙고기압의 발달이 평년보다 약했던 가운데, 남쪽으로부터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어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고 분석했다.

초겨울인 11월과 12월만 보면 이상고온 현상은 심화된다. 지난해 12월 평균기온은 3.5℃로 평년보다 2.0℃ 높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평균기온은 10.1℃로 평년보다 2.5℃ 높았다. 기상청은 이러한 겨울 이상고온의 원인을 엘니뇨(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상승 현상)의 영향으로 판단했다. 엘니뇨 발생 구역은 북미와 남미 등지와 가까운 중부·동부 태평양이기 때문에 이들 지역에 대한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북미나 남미보다는 덜하지만, 올겨울 엘니뇨의 영향으로 이상고온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이번 엘니뇨는 평소보다 강력한 '슈퍼 엘니뇨'로 불린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0.5도 올라가는 현상이다. 온도가 2.5℃ 이상 높아지면 슈퍼 엘니뇨로 분류한다. 통상적으로 겨울철에는 북쪽의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되면서 추워진다. 하지만 이번 겨울에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필리핀 해 부근에 형성된 고기압성 흐름으로 인해 따뜻한 남풍계열의 바람이 우리나라로 유입되어 평년보다 따뜻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주변 기류를 타고 우리나라 남해상이나 남부 지역으로 따뜻한 공기를 품은 저기압이 계속 지나가 기온이 높고 비도 자주 오는 형태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겨울 기온이 역대 최고치인 19℃를 기록하고 만년설 지역에 눈이 오지 않아 인공눈을 만들어 사용하는 알프스 스키장과 벌써 벚꽃이 개화하는 독일 드레스텐 지역, 이탈리아 도시들을 점점 더 중국 베이징과 비슷하게 만들어가고 있는 중국 스모그, 영국 홍수·미국 폭풍·이탈리아 스모그 등등 선진국도 피하지 못하는 기상재해가 전세계 곳곳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발생하고 있는 이때 한반도의 기후변화 적응 대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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