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체험이 트렌드다
목재체험이 트렌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1.17 1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해렬/진주문화원 목재체험 강사
몇 년전 내 생활터전이 있는 진주의 한복판인 청소년수련관 앞에 문화를 향유하려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친교를 다지고 또 내 작업공간이 필요하여 공감이란 간판을 걸고 목재체험장을 개설한 바 있다.

지난 해부터는 진주문화원 문화학교 목재체험교실을 열어 많은 사람이 왕래하는 곳이 되었다. 문화원 문화학교 프로그램에 목재체험이 들어간 것도 획기적인 일이지만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데서 참 놀라운 일이다. 좁은 공간에서 옹기종기 모여앉아 서로 몸을 부딪치며 끌과 망치질을 할 때면 소리와 먼지는 아랑곳 없고 그저 순간순간 변모해가는 작품에 신명이 나며 희열을 느끼게 되는 것이 이 목재체험의 묘미이다.

그 좁은 공감의 작업은 이제 추억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함께하자는 취지가 좋았는지 아님 따뜻한 맘이 통했는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여 정말 필요한 사람들이 이용치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으며 1, 2부로 나누어 수업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녹차를 가져오는 사람, 커피를 가져오는 사람 막걸리를 들고 오는 사람 등 정말 재미나는 2년이었다. 그 곳에서 느낀 회한이 생각나서 몇 자 적어 보려한다. 공감에선 니 것 내 것이 없었다. 아무나 와서 하고 싶은 체험해보고 가면 되는 시스템이었는데 좁은 공간이라 항상 넓은 곳을 그리워하며 살았는데 올 봄 마침 세든 건물 2층이 비워져 월세가 많았지만 큰 공간이라서 사용을 하게 되었다. 관리인과 계약을 하고 틈틈이 석달동안에 걸쳐 리모델링해서 일목전시장이라는 간판을 걸었었다. 1층과 2층을 합하니 내겐 훌륭한 공간이 되었지만 소득 없는 작업장에서 월세부담이 숙제로 남았다.

다행히 학생들이 부담을 덜어 주어서 그걸 해결하고 나니 느닷없이 주인이 찾아와서 월세만 받아선 안 되고 전세를 더 달란다. 부당함을 주장하니 일언지하에 나가달란다. 석 달이나 고생하여 꾸민 걸 생각하니 기가 찼지만 그래도 통하지 않는 사람과 마찰하느니 또 석달을 고생하더라도 나가는 게 낫겠다는 판단으로 현재의 장소로 옮기길 결심했다.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는 주인이 왜 그랬을까다. 그 집은 아직도 비어있는데….

옮겨온 이곳은 수련관 뒤인데 일목헌이란 문패를 달았다. 50평 남짓 되는 지하이다. 사방벽면과 천정을 판자로 붙이고 각종 진열대며 작품들이 죄다 나무여서 습기를 머금는 데는 최고다 그래서 환경도 엄청 좋아졌다. 그야말로 지옥에서 천당으로 이사를 왔다고나 할까! 학생들도 동시에 30명을 수용할 수 있고 서로 좋은 자리 차지하려는 눈싸움도 없어졌다. 작품재료도 얼마든지 비축할 수 있는 공간도 생겼다. 더구나 지하라서 소음도 걱정 없으니 일거사득 좋아졌다.
이걸 두고 전화위복이라고 하는가 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