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사회생태학
건강과 사회생태학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1.25 18:3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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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다움생식 회장·이학박사

 
당뇨로 임포턴스(성 발기부전)가 된 S여대 교수는 부인으로 부터 소박을 맞았었다. 현재는 소박이라는 말을 잘 안 쓰지만 필자가 젊었을 때만 해도 여자가 남자에게 버림을 받을 때는 소박 맞았다고 했다. 그런데 소박은 여자가 맞는 것이지 남자가 맞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S여대 교수는 남자가 소박을 맞은 것이다. “살아도 못 산다”는 좀 야한 농담이 있다.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성립이 안되면 부부로서 같이 살 수 없다는 표현을 그렇게 한다. 임포턴스가 되면 남자는 존재 자체의 의미를 상실한다. 그래서 사회성도 없어지고 매사에 자신이 없고, 노동력까지 상실하게 된다. 이 사람이 생식요법을 통해 당뇨가 없어지고 임포턴스로 부터 해방이 되니까 장가까지 보내달라는 청탁을 받은 적이 있다.

전신 아토피 증상으로 인해 외출을 겁내는 젊은이들을 본다. 데이트도 자신이 없고 결혼은 더 더군다나 언감생심 마음을 못 먹는다. 그 결과 자폐증이 아닌데도 대인 기피현상과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사회생활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게 된다.

살이 찌면 남자들은 좀 덜 하지만 여자들의 경우, 괜히 짜증을 내고 자존심 상해하고 모임과 만남에 대해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미모는 곧 자존심이다. 남녀 불문하고 예뻐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은 그 자체가 자존심의 확립이기 때문이다. 인간 본태적 욕망가운데 건강하고 멋있게 잘생기고 예쁘고 머리 좋은 배우자를 선호하는 DNA가 있기 때문에 누가 뭐래도 날씬한 미모는 자존심 그 자체인 것이다. 따라서 비만이 오면 그에 비례하여 자존심을 잃게 된다.

건강을 잃게 되면 자기가 무엇인가 해야 할일이 있는데 그것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존심을 잃게 되고 무기력하게 된다. 동시에 아프기 전에는 누구든지 자신있게 만나곤 하던 일들을 점점 피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외로워지고 우울증까지 가는 경우도 허다한 것이다.

질병을 의학적 관점이 아닌 사회생태학적 관점에서 보면, 무지개 넘어 넓은 하늘이 있듯, 질병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생태학적 부분으로 살펴야할 내용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된다.

개인의 문제는 가정의 문제로, 가정의 문제는 사회적 문제로, 사회적 문제는 국가적 문제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묻지마 살인, 왕따, 무차별 폭력, 테러 같은 국가 사회적 문제들이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라는 표어를 생각하게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질병만 보고 질병 너머에 있는 사회 생태학적 관점까지를 보지 못하면 건전하고 안전한 세상을 꿈꾼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 하다. 늙음에서 오는 자신감 상실과 질병 때문에 사회성을 잃는 것은 그 내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하여, 초고령화 사회를 맞아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이 부분까지를 살필 줄 아는 해안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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