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팝아트 작가 “앤디 워홀”
미국의 팝아트 작가 “앤디 워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1.2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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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수/서양화가
경상대 건축학과 강사
요사이 심심찮게 화두가 되는 것은 가수 인순이와 가수 최성수 부부가 ‘빌라 투자금 지급’ 문제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씨 부부가 투자금을 앤디워홀의 작품 ‘플라워(1965)’와 ‘재키(1964)’를 줬다고 주장해 그 작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면 작품 ‘플라워’의 가격은 얼마인가. 미화로 약 170만 달러로 추정되며, ‘재키’의 가격은 미화로 약 250만 달러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몇 해 전 삼성 미술관 홍라희 리움 관장이 미국 경매에서 구입한 리히텐슈타인의 그림 ‘행복한 눈물’의 가격은 715만 달러, 프랭크 스텔라의 ‘베틀레헴 병원’의 그림 가격은 약 800만 달러였다. 그러면 앤디워흘과 리히텐슈타인는 누구인가.
앤디워홀과 리히텐슈타인은 1950년 중반에 등장하여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절정을 이룬 미국의 ‘팝 아트’작가들이다. 그밖에 로버트 라우젠버그, 재스퍼 존스, 클래스 올덴버그 등이 있으며 영국의 작가들로는 리처드 해밀턴, 피터 블레이크, 데이비드 호크니 등이 있다. 이들 팝아트 작가들은 일상생활의 오브제를 이용한 꼴라주 또는 아상블라주(폐품이나 일용품등을 비롯하여, 여러 물체를 한데모아 미술작품을 제작)기법을 사용하기도 하고, 혹은 대중문화 요소들을 작품에 이용하여 제작하기 시작하였다.

이들 중 로버트 라우젠버그는 ‘콤바인 회화’(유화작품과 스크린 프린트 이미지와 3차원의 일상용품이 조화를 이루어 매체를 기묘하게 혼합하는 방식)를 시작함으로써 미국의 팝 아트는 시작 되었다고 할 수가 있겠다. 제스퍼 존스는 연작의 ‘성조기’를 그렸고 리히텐슈타인은 ‘확대한 만화 이미지’와 스크린프린트(실크스크린의 일종)와 꼴라쥬 등을, 앤디 워홀은 스크린프린트 작업을 주로 하여 ‘캔 통조림시리즈’와 ‘마릴린 먼로’ ‘모택동’ ‘플라워시리즈’를 제작한 상업 미술가로서 이름을 떨쳤다. 그는 “돈을 버는 것이 예술이고 일하는 것 역시 예술이다. 그리고 괜찮은 사업이야말로 최고의 예술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으며 자신을 예술가라기보다는 사업가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이름을 높이고 그에 따라 값을 올리기 위해 총력을 다 하였고, 동일한 이미지를 고속 생산할 수 있는 인쇄 과정을 이용해 미술품을 대량 생산한 인물이기도 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팝아트의 작가 중 앤디 워홀에 대해 길게 이야기 하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미술사조는 예로부터 한 이즘(ism)이 끝나면 또 다른 이즘(ism)이 계속 생겨난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무시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나, 왜 한국의 부유층들은 유독 ‘앤디 워홀’의 작품을 많이 구입 하느냐 하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 했듯이 미술품은 ‘희귀성’과 ‘예술성’ ‘작가의 인생관’ 등을 만족해야 한다. 그러나 앤디 워홀처럼 대량생산과 간단히 제작할 수 있는 방법으로 예술을 차용하면 안 되는 것이다. 팝 아트 전체를 통틀어 가장 작품성도 떨어지는 작가임에도 틀림이 없다. 실크 스크린의 제작 과정은 대량복사, 대량생산의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예술성의 특징만을 가지고 이야기 하자면 미술품이라고도 할 수가 없다.

실크 스크린은 현재 우리가 입는 옷이나 모자, 가방, 신발 등의 무늬나 상표 등에 사용되는 것이 대부분이며 또한 ‘재키’나 ‘플라워’의 제작 과정을 살펴보면 대략 이러하다. 우선 작품의 이미지를 선정한 후 사진을 이용하여 스크린 판에 화학적 약물을 입힌 뒤 형광등으로 전사한다. 그 다음에는 조수를 시켜서 공장이라고 부르는 작업실에서 여러 장의 시리즈를 색만 달리 한 채 찍어 내게 되는 아주 간단하고 쉬운 작업 과정이다. 이렇게 제작된 작품들은 ‘팝 아트작가’라고 하는 이름을 달고 경매시장에서 돌아다닌다.

부유층들이 그들의 명예와 부를 축척하기 원한다면, 차라리 ‘인상주의’ 작가들 작품이나 ‘야수주의’ ‘표현주의’ ‘입체파’화가들의 작품을 구입 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들의 작품이 없거니와 있다면, 그들은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말하고 싶다.

이제라도 미술 애호가들은 아까운 외화 낭비를 그만하고 제대로 된 그림 구입에 눈을 돌리기를 진정 바란다. ‘앤디 워홀’의 그림 한 점은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많은 배고픈 어린이를 살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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