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금(五禁)
오금(五禁)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2.01 18:4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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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음식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음식을 통해 몸을 보양하여 양생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지만 음식 섭취가 적적하지 못하면 몸에 해로울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평소에 금기해야 할 음식에 관한 지식을 쌓아 두는 일도 중요하다.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는 체질에 따라 금해야 할 음식에 대하여 ‘오장(五臟)의 병은 오미(五味) 중에 각각 꺼리는 것이 있어서 오금(五禁)이라고 하는데 병이 있을 때 오금을 섭취하면 안 된다. 매운맛은 기(氣)를 소진시키기 때문에 기가 허한 사람은 매운 음식을 조심하고, 짠맛은 피를 상하게 하므로 혈(血)이 허한 사람은 짠 음식을 조심하고, 쓴맛은 뼈를 상하게 하므로 뼈에 병이 생겼을 때는 쓴 음식을 조심하고, 단맛은 살을 상하게 하므로 살에 병이 생겼을 때는 단 음식을 조심하고, 신맛은 힘줄을 상하게 하므로 힘줄에 병이 생겼을 때는 신 음식을 조심하라.’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중국 후한 장중경(張仲景)이 지었다고 전해지는 의서(醫書) 『금궤요략(金匱要略)』에서는 계절과 월별로 금해야 할 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정월에 날파를 먹으면 얼굴에 생기는 피부염인 면유풍(面遊風)이 생기므로 조심하고, 2월에 여뀌를 먹으면 신장이 상하므로 조심하고, 3월에 달래를 먹으면 인체의 지(志)와 성(性)이 손상되기 때문에 조심하고, 4월에는 고수 나물이 사람의 신기를 상하게 하므로 조심하고, 5월에는 부추가 사람의 기력을 쇠하게 하므로 조심하고, 6월과 7월에는 수유를 먹지 말아야 하는데 이는 신기가 상하기 때문에 조심하고, 8월과 9월에는 생강을 먹지 말아야 하는데 이는 사람의 정신을 상하게 하니 조심하고, 10월에는 고추를 먹지 말아야 하는데 이는 심장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조심하고, 11월과 12월에는 부추를 먹지 말아야 하는데 이는 눈물과 침의 분비를 촉진하여 건조하게 하니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봄·여름·가을·겨울 모두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생아욱이다. 생아욱은 음식의 소화를 방해하여 각종 질병을 야기한다.

섞어서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이 있으니 이 또한 조심할 일이다. 예컨대 해산물과 맥주는 통증을 유발하며, 시금치와 두부는 결석이 생긴다. 계란과 떠우장[두장(豆醬:두유와 비슷한 콩국물)]은 단백질의 흡수율이 떨어진다. 감과 게는 구토와 설사를 유발한다.

‘황제내경’〈소문(素問)·오장생성(五臟生成)〉편에서는 ‘짠맛 나는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혈맥이 막혀 얼굴빛이 생기를 잃는다. 쓴맛 나는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피부가 건조해져 털이 빠진다. 매운맛 나는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힘줄이 오그라들고 손톱과 발톱이 마른다. 신맛 나는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살갗이 단단하고 두꺼워지고 입술에 주름이 생긴다. 단맛 나는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골격에 통증이 생기고 머리털이 빠진다. 이상은 모두 음식의 다섯 가지 맛을 편식하여 생긴 결과이다.’

‘황제내경’〈소문(素問)ㆍ장기법시론(藏氣法時論)〉편에서는 ‘간은 소통하고 뻗어 나가려는 성질이 있으므로 간에 병이 생기면 매운맛으로 간의 기운을 펼쳐주어야 한다. 심장의 기운은 유연해야 하므로 병이 생기면 짠맛으로 유연하게 해 주어야 한다. 비장에 병이 생기면 비장의 기운을 이완시켜 주어야 하므로 단맛으로 이완시켜야 한다. 폐에 병이 생겼으면 폐의 기운을 수렵해 주어야 하므로 신맛을 통해 폐의 기운을 수렵한다. 신장에 병이 생기면 신장의 기운을 굳세게 해야 하므로 쓴맛을 통해 굳세게 해야 한다.’

당나라 때 명의 손사막(孫思邈)이 저술한 ‘천금요방(千金要方)’에서는 ‘봄철 72일 동안은 신맛을 줄이고 약간 달게 먹어 비장의 기운을 보양한다. 여름 72일 동안은 쓴맛을 줄이고 매운맛을 늘려 폐의 기운을 보양한다. 가을철 72일 동안은 매운맛을 줄이고 신맛을 눌려 간의 기운은 보양한다. 겨울철 72일 동안은 짠맛을 줄이고 쓴맛을 늘려 심장의 기운을 보양한다.’

병이 있는 사람은 특히 금해야 할 음식에 주의해야 한다. 소식하면서 소화되기 쉬운 음식을 먹되 날 음식, 찬 음식, 맵고 기름진 것은 금해야 한다. 그래서 양생을 하려면 반드시 천시(天時)에 순응하여 시간, 기후, 계절 순화에 순응하고 때에 맞는 차별화된 양생법을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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