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누수 증후군
장누수 증후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2.03 18:5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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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원/남해 들꽃 자연의학센터 원장ㆍ미국 가정의학 전문의ㆍ전 미국 의과대학 교수

몸이 여기저기 아프고 불편해서 병원에서 이검사 저검사를 해보지만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건강 상태이다. 다른 말로 미병이라고도 한다. 바쁘고 스트레스 많은 현대인들의 1/3은 이 미병 상태라고 한다. 본인은 힘들고 어렵지만 주위에서는 꾀병 부린다고 핀잔을 준다. 사실 이 미병 상태를 진단할 현대의학적 방법은 아직없다. 혈액검사, 방사선 검사, 모든 검사를 해도 몸의 이상은 밝혀낼 수 없다. 그렇다고 물론 건강한 것은 아니다.


몇년 전부터 의사들 사이에서 장누수 증후군이란 용어가 오르내렸다. 장이 샌다는 것이다. 장점막을 이루는 장세포들의 간격이 벌어져서 그 틈새로 장내 독성물질이나 세균같은 것이 장벽 내부로 들어가고, 결국에는 혈관으로 들어가서, 알러지나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면역 시스템의 이상을 초래하며 생기는 여러가지 증상을 통틀어 장누수 증후군이라 한다. 분자생물학이나 면역학의 발달로 이전에는 몰랐던 여러 질병이 장누수에 의해 일어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소장의 점막세포는 microvilli라고 불리는 벨벳처럼 가는 융털돌기로 싸여져 있다. 소장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흡수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한 것이다. 이 융털돌기를 모두 펴보면 약 400제곱미터나 되는데 이는 우리 피부 표면적의 200배나 된다. 소장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흡수의 역할을 다하는 이 소장에, 어떤 이유로든 투과성이 증가해 장이 샌다면 세균, 곰팡이, 내독소(그람음성 균주의 세포벽 조직)등이 혈류로 유입되어 장관내독소혈증 (Intestinal endotoxemia)이 일어난다. 우리의 장 속에는 셀 수없이 많은 세균이 존재한다. 장내에 살고있는 정상 유익균들은 외부에서 밀려들어온 세균들과 싸우게 되는데, 죽은 세균의 껍질에 있는 내독소가 새는 장의 틈을 따라 혈관으로 들어 온다. 장에서 간을 거쳐 허파, 심장을 통과한 내독소는 혈관을 따라 전신으로 퍼진다. 그리고 우리 몸의 가장 약한 부분을 공격한다. 거의 대부분의 만성 질환이 이 장누수증후군 때문에 일어난다고 한다. 자가면역질환, 만성염증질환, 노화, 천식, 아토피 피부염, 음식물알러지, 여드름, 두통, 류마티스관절염, 크론씨병, 궤양성대장염, 만성피로증후군, 과민성대장증후군, 우울증, 불안증, 불면증 등 열거할 수 없이 많은 만성질환들이 장투과성이 증가해서 생기는 문제라는 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장누수증후군의 원인 또한 다양하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가장 큰 적이다. 부패한 음식, 지나치게 자극적인 음식, 술, 고지방 음식등도 원인이 된다. 어린이들이 손쉽게 접하는 과자, 사탕은 숨어있는 적이다. 흔히 쓰는 항생제, 소염제, 스테로이드 등도 주범이다. 꼭 필요할 때만 써야하는 것이 그 이유이다. 여러 원인에 의한 장내 유해세균의 증식도 장을 새게 한다. 아토피 피부염을 가진 어린아이들에게 있어서 스테로이등의 외용연고만을 반복적으로 사용한다면, 결코 아토피를 이겨낼 수 없다. 장누수의 원인이 어디 있는지 찾아보고 속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 장누수의 정도를 알아보려면, 장투과성을 측정하거나, 혈액내독소를 측정하는 방법등이 있다.

장누수를 치료하고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싱싱한 과일과 야채를 많이 먹는 것이다. 양질의 섬유질과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한 과일과 야채는 장을 건강하게 한다. 과자, 사탕, 기타 손쉽게 우리 입으로 들어가는 인스턴트 식품을 절제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유산균은 장내 환경을 개선시켜 준다. 집에서 유산균주를 이용하여 어렵지 않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데, 그렇게 만든 요거트가 더 효과적이다. 청국장, 나토등의 발효식품도 좋다. 출산 후 엄마에게서 나오는 초유가 가장 좋으나 구하기 어려우므로, 젖소의 초유를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다. 이 초유에는 면역단백질이 풍부하고 많은 양의 성장인자가 함유되어 있어서, 손상된 장점막이 정상 장점막으로 회복되는 것을 도와주며 우리 몸의 면역기능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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