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진주의 나라에 한국적 교육 모델학교가 건립된다
흑진주의 나라에 한국적 교육 모델학교가 건립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2.03 18:5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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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 게임·영화학부 교수

한국 교육은 성공한 것일까? 과도한 입시 위주 교육이라 지적받기도 하지만,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룩한 한국의 위상은 식을 줄 모르는 교육열이 뒷받침해 주었다고 생각하기에 우리의 교육 모델을 부러워하는 제 3국에 교육 노하우를 전수하는 원조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나이지리아에 한국적 교육 시스템을 전수해 줄 모델학교 건립 원조 사업을 한다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프로젝트에 난 내가 가진 재능을 기부할 수 있다는 맘으로 참여를 결정한 것이다. 최신 ICT 기반의 스마트교육.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 교육의 시스템을 나이지리아에 학교 건립을 통한 최신 교육 환경과 교사의 역량 강화가 주축인 원조사업을 지원하고자 올해 두 번째의 여행을 갔다 왔다.

내가 가진 것이 작지만, 나의 작은 사랑으로도 큰 기쁨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설레임을 앉고 시작된 두 번의 흑진주들과의 만남은 남을 돕는 것이 나를 위한 행복을 느끼게 해 주는 여행이었기에 이 칼럼을 통해 소개하고 싶다. 검은 색의 피부를 가지고 광고 속에 등장하는 흑진주들은 가난의 상징처럼 여기게 만들었고, 마음을 열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비행과 갈아타기를 하면서 34시간만에 도착한 아부자 공항. 비자가 찍힌 여권을 가지고도 비자 관련 초청 문서와 투숙할 호텔 예약확인서를 요구하면서 뒷돈을 요구하면서 장난스럽게 질문을 던지던 출입국 심사 직원들. 공무원들의 까다로움과 함께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첫 기억은 숨이 막히는 뜨거운 기온과 사하라 사막의 모래가 섞인 마하탄이라는 회색 먼지가 먼저 나를 반겼다. 공항 주변은 흙먼지로 뒤덮여 있고, 공항 밖은 호객행위를 하는 짐꾼과 택시운전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무장 경찰과 군인이 일정 간격으로 검문을 하고 있는 도시, 누군가를 방문하려면 사전에 공문서로 허락을 받아야만 방문이 가능한 나라이지만, 국가의 교육 체제와 발전 계획은 선진국에 못지 않을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나라. 영국 시스템을 수용해 초등학교에서부터 영어로 교육을 받고, 공립과 사립의 교육 환경은 상상을 초월한다. 90여명이 한 교실에서 앉아 있고 벽면에 초록색을 칠해 칠판으로 사용하는 공립학교와는 달리 25여명이 한 학급을 구성하는 사립은 한국의 공립학교 환경을 갖추고 있다. 그림자 경제와 부정부패가 극심해 빈부 격차가 극심한 나라이지만, 자식 교육열은 한국처럼 자식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기에 선진국 수준의 사립학교 운영이 가능한 나라이다.

올해는 에볼라의 위험이 사라지자, 계속되는 납치와 테러 소식으로 가족들의 걱정을 뒤로 하고 공무수행을 위해 난 짐을 다시 꾸렸다. 2년이 지나 다시 도착한 공항. 공무원의 끈질긴 질문과 서류 요청은 변화가 없었지만, 공항의 청결 상태는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다가오는 호객꾼들이 무서웠던 지난 번 방문과는 달리 일반인은 공항 안으로 들어올 수가 없도록 경비는 더 삼엄한 분위기는 위압감을 느끼게 했다.

외교적으로는 위험 지역이라 분류되어 있지만, 선진국은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라 1위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이기에 나이지리아의 잠재력에 투자한다. 자긍심으로 가득한 교육공무원들과의 만남에서 교육에 대한 열의는 높으나 기간을 정해 놓고 하는 일이기에 안달은 우리만 하고, 언제나 약속을 어기는 사람들이다. “Don’t Worry!”만을 연신 외치며, 잘 해결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 나라임을 실감하게 한다.

두 번째 방문인데도 난 이 나라에 궁금증만 앉고 또 돌아왔다. 한국적 교육 모델을 전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 정신을 이해하고 그 나라 고유의 교육 문화도 존중해야 하기에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고자 인터넷의 힘을 빌려 공간적 제약을 해결한다. 오는 18일이면 공사의 첫 삽을 뜬다. 나이지리아 고유의 문화에 적합한 교육 환경을 구축해 주면서 한국의 우수한 ICT 기술과 접목된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는 나이지리아-한국 모델 학교 건립이 시작된다. 2017년 교육 모델을 전수할 수 있는 학교 모습을 갖출 때까지 많은 난관이 기다리겠지만, 숨은 조력자들이 많기에 성공적 원조 사업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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