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적국이다
북한은 적국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2.16 18:4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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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우리나라는 남북으로 갈라진 분단국가이다. 베트남과 독일이 통일이 된 이후이니. 남한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민주주의 국가이며 북한은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공산주의 국가이다. 한 서민국민인 나로서는 우리나라가 언제 어떤 경로와 동기로 민주주의를 채택했는지 모른 채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으로 살고 있다. 당연히 민주주의가 가장 좋은 이념인줄 알고 있고 자랑스럽다. 국민이 주인이 되는 제도이니 이에 무슨 이견이 있겠는가.


어느날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세계가 놀랐다. 남한의 정상과 북한의 정상이 만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그때의 놀라움이란, 차라리 신났다. 신명이 났다. 저렇게 만나면 되는 것을, 저렇게 두 정상이 웃으니 우리 국민도 웃을 수 있는 것을! 실로 놀라운 경험이었다. 세계도 놀랐던지 남북 정상회담의 남쪽 주인공에게 노벨평화상을 안겼다. 또 신이 났다. 이번엔 우리나라에도 노벨상을 탄 사람이 있다는 자부심까지 합해져서 더욱 좋았다. 적국인 북한과도 이렇게 함께 웃으며 평화를 창출할 수 있는 걸 깨달으며 온 국민이 좋았다. 또한 진정한 평화는, 가장 힘이 센 평화는 바로 그 적국과 이뤄내는 평화라는 사실을 일깨운 게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이제 통일이 되는 날도 머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즐거웠다.

온국민이 좋으니 좋은 일이 생기는 건 당연했다. 세상에~ 놀랍게도 북한에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장을 지었다. 처음엔 도저히 이해가 안 됐다. 예전에 일했던 ‘마산 수출 자유 지역’의 기억을 되살려 겨우 이해하곤 즐거움이 배가 되었다. 그 지역은 외국 사람들이 자기 나라에서 일하는 것처럼 가능한 편하게 사업을 하던 것이다. 내가 일한 공장은 티씨전자 라는 미국에 본사를 둔 전자회사였다. 외국 회사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을 준수할 수 밖에 없어서 비교적 노동 환경이 좋았던 기억도 난다. 얼마 후 이제 우리나라 백화점에서 북한에서 만든 상품을 살 수 있었다.

참여정부가 대선에 참패하면서 이명박정부가 들어서고 박근혜정권으로 이어졌다. 정권을 쥐자마자 ‘통일대박’이라며 대대적인 통일비젼을 선전했다. 이에 우리 국민은 긴가민가 하면서도 나쁘진 않았다. 통일이야 되기만 하면 얼마나 좋은가! 무엇보다 나는 북한을 거쳐서 대륙을 횡단하는 세계여행을 꿈꾸며 통일을 기대하는 사람이다. 몇 날 며칠을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면 얼마나 신기할 것인가.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하면서도 어떻게 통일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쏙 빠졌다는 걸 알면서도 혹시 이번엔 진짜일 수도 있다며 기대를 했다.

이제 어떠한 기대도 접어야 하는 놀라운 일이 불과 며칠 전에 일어났다. 놀라운 일이라기보다 경제적 대참사가 일어났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라는 개탄스런 일이 그것이다. 어렵게 어렵게 남북 경제적 통일을 이룬 공단지역을 단 한마디로 폐쇄한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한 집안의 가업을 접는 데도 그 가족 구성원과 의논이 충분하지 않으면 발생하는 불이익에 대한 원망과 책임 전가가 분분해진다. 하물며 국가와 국가가 어렵게 이뤄낸 거대한 공단지역을 사전에 어떤 의논도 어떤 대책도 없이 통째로 한순간에 폐쇄해 버리는 이 몰지각한 일을 정부의 권력자가 자행하다니, 입이 딱 벌어진다.

개성공단에서 사업을 한 기업체만도 백 개가 넘고 관련된 기업체까지 합치면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사람이 얼마일 것인가?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국민이 바로 국가다. 대통령이 국가가 아니다. 저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단 말인가? 아니면 국민은 아무리 괴로워도, 울어도 죽어도 괜찮다는 것인가. 철천지 원수 적국인 북한이지만 적국도 국가인데 몰지각한 폐쇄조치에 가만 있겠는가. ‘40분 내로 전원 철수’ 라는 명령을 내렸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끼리 온갖 분풀이를 하다니! 국민이 곧 국가임을 꼭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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