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희망과 미래를 찾자
숲에서 희망과 미래를 찾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1.2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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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도/산림청 양산국유림관리소장
지난 10월 창원에서 유엔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 총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세계 161개국 정부대표와 10개의 국제기구 관계자 등 총 6500여 명이 참가한 대규모 국제회의가 창원에서 개최되었다는 사실과 더불어 이번 총회가 더욱 뜻 깊은 이유는 바로 우리나라가 제안한 ‘창원이니셔티브’가 채택되었다는 것에 있다.

이를 통해 전 지구 토지 황폐화율 제로와 아프리카 황폐지 맞춤형 복원, 동북아 황사방지를 위한 국제적 파트너십 강화와 자원 동원 방안이 마련되었으며, 이와 함께 대한민국은 국제사회로부터 산림녹화 기술 수출 및 산림협력 요청을 받는 등 사막화방지 주도국으로서 위상을 한층 높이는 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총회 기간 중 아프리카 적도 부근에 위치한 베넹공화국 환경부장관의 요청을 받아 진해 조림지를 안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진해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드림로드 근처에 있는 대단지 조림지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현재 국립산림과학원의 전신인 임업시험장에서 780만평에 편백나무, 삼나무, 벚나무 등을 식재한 곳이다. 면적은 물론 그 울창함에서도 전국 최고라 할 수 있으며, 일대에는 임도와 사방댐, 산책로 등이 조성되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 산림 휴식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이곳을 본 베넹 환경부장관 일행은 과거 헐벗은 산을 40여년 만에 울창한 숲으로 가꾸고, 또한 가꾸어진 숲을 지키기 위해 임도를 시설하고 감시원을 배치하여 보호하는 우리의 노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진해 조림지를 모두 둘러본 후 베넹 환경부장관 일행은 진해에서 확인한 산림녹화와 보호관리 사례를 거울삼아 자국의 산림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1970년대 이전 우리나라 산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도시와 마을 인근에 있는 대부분의 산들이 나무가 없는 민둥산으로 그 모습이 마치 사막과 다름없었다고 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그러나 그것은 실제로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 산의 모습이었다. 국가적인 차원의 노력으로 치산녹화에 힘쓴 결과 민둥산은 사라지고 현재 산림내 나무의 량(부피)은 10배 이상 증가하였다. 그리고 그로 인해 깨끗한 공기, 맑은 물 공급 등의 공익적 가치가 무려 73조에 이르게 되었다. 단기간 내 이와 같은 녹화에 성공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며 그 기술은 외국과 유엔기구에서도 인정하였다. 이러한 눈부신 성과가 있었기에 우리나라가 아시아 최초로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녹화에 성공한 산림을 한 번 자세히 들여다보자. 진해 대단지 조림지와 같이 꾸준히 가꾸고 관리함으로써 성공한 산림이 있는가 하면, 반면 숲가꾸기 시기를 놓쳐버린 숲도 많이 보게 된다. 숲가꾸기 시기를 놓치게 되면 나무간의 경쟁이 심하여 잘 자라지 못할 뿐더러 나무 아래 풀들이 햇볕을 쬐지 못하고 사라져 버리게 되어 점차 생태계의 다양성이 떨어진다. 어디 이 뿐인가. 토양의 각종 미생물의 활동이 크게 저하되고 쌓인 낙엽은 썩지 않아 물을 저장하는 기능도 떨어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산불, 병해충, 태풍 등 자연재해에 취약해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숲은 제 기능을 할 수가 없어 점차 쇠퇴해지고 과거의 민둥산으로 돌아가 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산림청에서는 매년 11월 한 달을 ‘숲가꾸기 기간’으로 설정하고 그 동안 심은 나무에 대한 집중관리와 숲가꾸기 체험행사를 통해 숲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우리 모두의 정성으로 소중한 숲을 가꾸어 다음 세대에 자랑스럽게 물려 줄 수 있도록 많은 이웃들이 숲가꾸기에 동참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까운 숲을 찾아 빽빽한 나무는 솎아주고, 지나치게 무성해진 나무는 가지와 덩굴을 잘라주는 것. 그리고 쇠약한 나무에게 비료를 주는 것. 숲가꾸기는 이러한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우리 모두의 작은 관심과 노력이, 보다 크고 행복한 미래를 키워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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