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란과 왜구 무찌른 옛자취 진주 방어산
병란과 왜구 무찌른 옛자취 진주 방어산
  • 장금성기자
  • 승인 2016.03.03 18:48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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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괴석 병풍처럼 둘러 싸여서 절경 이뤄

▲ 진주시 지수면과 함안군 군북면의 경계에 위치한 방어산(사진/한국의 산하)
진주시 지수면과 함안군 군북면의 경계에 위치한 방어산(防禦山)은 해발 530m의 산으로 높지는 않지만 기암괴석으로 병풍처럼 둘러 싸여서 절경을 이뤄 가족산행지로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 방어산 소나무터널(사진/한국의 산하)
방어산은 괘방산(451m)과 능선으로 연결돼 있어 두산을 함께 오르는 등산로가 있다. 능선의 굴곡이 심한데다 군데군데 암반을 올라야 하고 끝없이 이어지는 소나무터널과 철쭉, 진달래, 자생란, 참나무, 단풍나무 등의 식물군과 노루, 멧돼지, 다람쥐, 산토끼 등 야생동물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

방어산 정상은 성채마냥 큰 바위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를 장군대라 한다. 정상에서 200m 아래 흔들바위가 있고 남쪽으로는 상여바위가 있다. 흔들바위는 서쪽 진양 사람과 동쪽 함안 사람들이 서로 자기 쪽으로 바위를 기울게 해 놓는데, 기우러진 쪽으로 부자가 난다는 전설 때문이다. 동네에서는 끄덕바위라 부른다. 괘방산은 우너북역에서 새집골로 오르면 좋다. 동쪽 어식재에서 능선을 타고 서쪽으로 한시간이 못돼 정상에 이를 수 있다. 정상에 서면 지리산이 아득히 보이고, 동남쪽에는 여항산이 보인다.

▲ 방어산 정상 '장군대'(사진/한국의 산하)
방어산은 이름 그대로 병란(兵亂)과 왜구를 무찌르고 방어했다는 산으로 정상에는 옛 성의 자취가 있으며 서쪽에는 장군당, 그 아래는 마제현(馬蹄峴 말발굽 고개), 북쪽에는 장군철상(將軍鐵像), 동쪽에는 옛 절터가 있었다. 절의 이름은 망일암(望日庵)이라고 했으며, 장군의 이름은 묵신우(默神佑)로서 양쪽 겨드랑이에 날개가 달려 깎아지른 듯한 골짜기 절학(絶壑)을 날아다니면서 3백근짜리 활을 잡아 벌리는 힘을 지녔다고 한다.

때마침 변성(邊城)에 큰 병란이 일어나자 장군은 3000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혜성(慧聖) 스님의 도움을 얻어 산봉우리에 성을 쌓고 적을 방어했다. 적은 방어산 맞은 봉우리에 진을 치고 도전해왔으나 장군은 성문을 굳게 닫은 채 한 달을 버티다가 비로소 영을 내려 화전(火箭)을 빗발처럼 퍼부으니 화전에 맞아 타죽은 적이 부지기수였다. 적은 장군의 지략을 보고 이것을 필경 신병(神兵)의 병술(兵術)이라 하여 버텨보다가 도주했다. 사람들은 그러한 장군의 전공을 기리기 위해 장군과 중 혜성의 철상과 철마를 세웠다고 전하며 정군의 군마(軍馬)가 전쟁 때 흘린 핏자국이 아직도 바위에 선연하다고 한다.

산 이름을 방어(防禦), 봉우리를 산성(山城), 마을이름을 승어(昇禦 지금의 승산)라 일컬음은 방어산의 전설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지금의 승산리는 일제가 방어산의 지기(地氣)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승어산리를 병합해 승내리라 했지만 광복 50주년을 맞이해 우리의 고유 지명을 찾고 지기를 되찾는다는 취지에서 1995년 11월 1일 시조례 제149호에 의해 승내리는 승산리로 개칭됐다.

실제 방어산의 기록은 고려 우왕(禑王) 5년(1379) 5월에 왜구가 반성을 거쳐 이 산에 올라 목책을 세우고 진을 쳤다. 이때 상원수(上元帥) 우인열(禹仁烈)은 박경수(朴憬修), 오언(吳彦)과 더불어 왜구를 포위, 공격해 산을 탈환, 왜구를 방어했다는 기록이 있다.

▲ 함안 방어산 마애약사여래삼존입상
또한 방어산 정상 근처의 거대한 바위 면에는 통일신라시대 애장왕(哀壯王) 2년(801년)에 선각된 마애삼존불이 있다.

본존은 왼손에 커다란 약단지를 받치고 있어 약사불(藥師佛)임을 알 수 있으며 양쪽의 협시보살은 왼쪽은 일광보살, 오른쪽은 월광보살이라 한다. 언제 만들어졌는지 글귀가 새겨져 있어 통일신라 조각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는 작품으로 정식명칭은 함안 방어산 마애약사여래삼존입상(咸安 防禦山 磨崖藥師如來三尊立像)으로 지난 1963년에 보물 제159호로 지정됐다.


산행은 진주와 함안 양 방향 어디서든 정상에 오를 수 있으며 방어산만 오르는 코스와 괘방산과 함께 오르는 코스가 있다.

방어산만 오르려면 진주 방향에서 지수면 청담리 약련암에서 출발해 매봉~벼랑바위~정상~헬기장~마애보삼거리~희망이고개~임도삼거리~임도~약련암으로 오는 순환코스가 있으며 2시간40분정도가 걸린다.

함안 방향에서는 하림리 낙동마을 뒤쪽에서 시작해 마애사, 방어산 마애불을 거쳐 정상에 오른 후 군북면 박곡리 구 남강휴게소로 하산하면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다른 코스는 하림마을에서 마당바위를 거쳐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는데, 정상에서 괘방산까지 산행하려면 방어산고개와 전망대, 괘방산을 거쳐 어석재로 하산하면 5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장금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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