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童話)
동화(童話)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3.13 19:0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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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

찬바람이 문풍지를 때리며 지나가고 문을 열면 추위가 한꺼번에 밀려오던 그 춥던 옛날의 농촌의 겨울, 사랑방에서는 화롯불에 고구마를 얹어 놓고 구워먹어 가며 듣던 할아버지 할머니의 옛 이야기.


추위에, 캄캄한 밤의 무서움에 아예 간이화장실인 요강을 방구석에 갖다가 볼일을 보고 문밖에 내어놓고 구수하게 펼쳐지는 책보다도 더 실감이 가게 느껴지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 이야기가 재미있던 시절이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던 많은 이야기들 아니 구전 동화들이었다.

시대가 바뀌고 변화하여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보다는 TV 등으로 보고 듣는 동화가 많은 시대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전래동화에다가 너무 많게 쏟아지는 창작동화까지 읽을거리가 많아져서 도리어 읽는 것이 더 힘이 드는 시대가 아닌가 여겨질 정도이다. 그래서 인지 다양한 동화 읽기가 생겨났다. 동화구연, 부모님이 들려주는 동화, 그림책으로 읽는 동화 등등, 그기에다가 요즈음에는 무한상상력을 기르는 프로그램까지 등장을 하여 발명 등을 확산해가는 추세에 있어, 동화는 상상력을 기르는 것으로는 좋은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2015학년도 학기초에 1인 1동화작가 되기 프로젝트를 학교 특색사업의 하나로 정하고 계획을 세워서 매주 1회씩 학급별로 동화쓰기를 지도하였다. 선생님의 지도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서는 동화작가를 초빙하여 내실있는 연수를 실시하였으며, 또한 꾸준한 동화에 대한 연구와 연수를 실시하였다. 그리하여 겨울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학생들의 작품에다가 본인 스스로 작품에 들어갈 삽화를 그리도록 하였으며, 그 작품을 편집하기 위하여 편집프로그램을 연수하고 겨울방학에 학년별로 편집을 마치도록 하였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학교문집을 발간한다. 그리고 학생들의 문예와 그림 작품을 위주로 하여 만들고 선생님들의 작품은 아예 싣지를 않는다. 선생님은 학생들 작품 지도에다가 교정까지 꼼꼼하게 보고 고쳐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먼저 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하여 담임선생님 뿐만아니라 담임을 하지 않는 선생님들도 작품을 써서 싣도록 하였다. 그리고 학생들 작품은 가능한 수정을 하지 않도록 하였다. 겨울방학동안 편집을 하고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해서 작품집을 만들었다. 예산 관계도 있고 해서 학생들 개인별 1권씩에다가 도서실 보관용으로 학년별 서너권의 여유분으로 책을 만들어서 비치하고, 다른 곳으로는 보내지 않았다.

그리고 출판기념회를 별도로 하려고 하였으나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상 많은 애로가 있어 2015학년도 종업식을 하는 날 종업식과 함께 간단히 하였다. 관심있는 학부모들의 참여로 축하기념은 조촐하지만 뜻 깊은 행사가 되었다. 아이들의 작품을 읽어보시는 학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작품의 솜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많은 칭찬을 하였으며, 학생들은 자기들이 쓴 동화가 책으로 엮어져 나온 것을 보고 기쁨과 함께 책을 받고 펼쳐보고 작가가 된 듯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았다.

2016학년도에도 조금 더 향상된 동화책을 만들기 위하여 예산확보와 함께 지도계획을 세워서 진행을 하고 있다. 2015학년도에 익힌 솜씨로 올해는 더 아름다운 작품을 쓰게 될 것이며, 동화책도 작년의 미진했던 부분을 보강하고 새롭게 연수와 연구를 해서 멋진 동화책이 만들어 질 것이다. 아울러 동화를 쓰는 아이들은 구상하면서부터 쓰는 동안 생각과 상상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하다가 보면 세월이 흐르고 어른이 될 때쯤에는 무한 상상력의 밑바탕이 이루어져 있게 될 것이다. 고정관념이 아닌 탁 열린 공간의 아이들 상상력과 아이들을 지도하며 항상 뒷전에만 있던 선생님의 모습도 이제는 아이들과 선생님이 함께 하는 공간이 되어 더욱 알찬 교육의 모습이 될 것이라 기대된다.

벌써 2016학년도의 멋지고 아름다운 동화책 6권이 어깨를 겯고 줄지어 서있고, 그 책 속에서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으로 알알이 영글은 이야기들이 소곤대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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