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슬로우푸드'
오늘날의 '슬로우푸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1.2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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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해렬/진주문화원 이사
건강한 먹을거리는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사다. 음식에도 유행이 있는데, 요즘은 건강식 중에서도 일명 ‘슬로우푸드’가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슬로우푸드’는 쉽게 ‘패스트푸드’의 반대말이라고 볼 수 있으며, 사전적 의미로는 맛의 표준화와 전 지구적 미각의 동질화를 지양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전통적이고 다양한 식생활 문화를 추구하는 국제운동을 말한다.

된장이나 고추장 등 전통적인 장, 김치 같은 발효음식의 개념으로만 인식했던 ‘슬로우푸드’는 어느새 각 지역의 각종 수확물을 스스로 소비하며 전통도 지키고 현명하게 먹을거리를 섭취하자는 운동으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패스트푸드’의 대명사, 대형 체인 햄버거는 다량의 방부제 뿐만 아니라 각종 화학첨가물이 들어있어 몸의 자정능력을 떨어뜨리는 것 외에도 고칼로리로 인한 성인병 유발 등, 그 음식의 해함은 익히 알려져 있다. 빠른 식사는 곧 빠른 업무복귀로 직결되던 전체의 경제 성장기는 지나고, 이제 스스로의 만족과 행복을 중요하게 여기는 개인의 시대가 도래 했다.

단순히 허기를 채우기 위해 ‘무엇’을 먹느냐보다는 ‘먹는 행위’ 자체에 방점을 두었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무엇’을 먹느냐에 방점을 두기 시작한 사람들이 많아졌다. 나를 위해, 내 가족을 위해, 건강한 먹을거리를 현명하게 소비하고자 하는 것이다.

고추장, 된장 등 전통 장에서 시작해서 김치 같은 발효음식을 지나, 요즘의 ‘슬로우푸드’는 그 범위가 넓어졌다.

죽이나 한정식 같이 공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들을 지칭하거나, 각 지역의 수확물을 직접 소비하며 만들어지는 지방 전통음식들 또한 ‘슬로우푸드’라고 불린다. 대체로 경상도 지방에서 소비되는 돼지국밥의 경우도 건강한 먹을거리에 기반을 둔 ‘슬로우푸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매일 사골을 직접 삶아 육수를 내고, 고기는 늘 갓 삶아내고, 우리지역 채소들을 신선하게 무쳐내고. 돼지국밥 뿐일까. 섬진강 인근에서만 채취하여 조리 가능한 제첩국도 있고, 거창 과수원에는 포도주에 대항해 직접 제조한 감 와인도 있다.
크게는 기계화, 산업화, 대량생산 등에 반대하는 인간중심적 개념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슬로우푸드’.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에서 한번쯤은 개인에서 벗어나 의식적으로 공동체적인 마음을 갖는 것에서부터 ‘슬로우푸드’를 시작한다면, 더욱더 건강한 마음, 건강한 몸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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