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의원을 응원한다
유승민 의원을 응원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3.22 18:1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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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진정한 마음으로 유승민 의원을 응원한다. 한가지 미리 밝혀두자면 정치적으로 나는 유의원과 경향을 달리한다. 나는 유의원의 소속 정당이 우리 국민의 삶을 더 행복하게 하는 데에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고 여겨져서 도저히 그 당은 물론이고 그 당 소속 의원들도 지지할 마음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내외의 유의원에 대한 대접은 그야말로 목불인견이다. 한 사람을 이렇게 대접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비열하게 사람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


오래전 일이 상기되어 더욱 분노가 인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들이 있다. 그 중에서 ‘그 분이 측근들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자결을 했다’라는 의견이 가장 설득력 있게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나도 그 의견에 설득당하는 맥락에서 유의원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아마 유승민 의원의 마음도 그쯤되지 싶은 것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유 의원과 정치적 의견을 함께하거나 경향이 한 방향인 의원들을 이번 총선 공천에서 모조리 탈락시켰다. 그러면서도 유의원 당사자의 공ㆍ낙천은 유보를 하고 있다.

공ㆍ낙천을 유보하는 것까지는 또 그렇다 치자. “지금 기다리는 중이다. 유의원 본인이 결단하는 게 가장 좋다” 나는 공천 안 받아도 기분이 아아주 좋으니 걱정하지 말고 낙천시켜달라, 고 본인인 유의원이 직접 말하는 게 좋다는 건데 좋긴 뭐가 좋다는 말인가. 애들 장난도 아니고 무슨 말장난인가 말이다. 공천위원회에서 이미 낙천이 결정이 났으면 당당히 발표를 하면 될 일이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 그게 공천위원회가 할 일이잖은가. 이 무슨 비겁한 짓인가. 공천위원회가 할 일을 공천 낙천 대상자 본인이 직접 공천 낙천을 결단하는 게 ‘가장 좋다’ 라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낙천되는 것도 기가 막힐 노릇이다. 세상 천지에 자기가 불이익을 당했는데 불이익을 준 당사자가 이런 명령을 하는 법은 없다. 이건 마치 살해를 해놓고 하는 ‘확인사살’보다 더한 처사다. 죽여 놓고도 분을 풀지 못하고 마구 짓밟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옛말에도 동냥은 못 줄 망정 쪽박은 깨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래서는 안 되는 것이다.

지금, 제2 유승민 사태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의아하고 괴롭다. 도대체 유승민, 그가 무슨 잘못을 누구에게 얼마나 한 것인가? 그 누구가 누구인지 우리는 모르지 않다. 이태 전 제1 유승민 사태 때에 그 누구는 당시 원내대표이던 유의원을 향해 ‘스스로 결정하라’고, 즉 원내 대표직에서 내려오라고 독설을 퍼부은 적이 있다는 것도 우리 국민들은 잊지 않고 있다. 고독하게 홀로 버티다 버티다 기어이, 원내 대표직을 사임한 일을 우리는 또한 기억한다. 그 때도 우리 국민은 혀를 차며 충분히 의아해 하며 그 누구의 잔악함을 보았다. 이렇게 안팎으로 적을 만들어서는 그 누구에게도 좋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국민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 누구는 올바르지도 않고 선하지도 않으며 명분도 없다는 걸 다 알고는 있지만 모르는 척 무던히도 참고 있을 뿐이다, 참으로 눈물겹도록 무던히도 말이다.

얼마나 괴로울 것인가. 얼마나 억울하고 화가 날 것인가. 우리 국민들이 볼 때 그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도 왕따를 시키니 애써 그의 잘못을 찾아보지만 매번 허탕이다. 혹시 우리 같은 보통 국민은 알아차리지 못하는 저들만이 아는 잘못이나 죄가 있는지도 당연히 모른다. 선거로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을 저렇게 죄인 취급하며 철저히 고립시키는 정도라면 저들만이 아는 그의 죄가 분명 있을 것이라면 법대로 처리하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그가 아무도 몰래 (저들은 알고 있는) 무슨 죄를 저질렀으면 구속 수사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것으로 봐서 죄가 없는 게 분명하다. 그런데도 국회의원을 저렇게 고통을 주고 고문을 한다면 이건 비열해도 아주 비열한 짓이고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게다가 더 비열한 것은 유승민 의원을 고립시키는 그 졸렬한 방법이다. 국회의원이면 국민의 대표다. 바로 국민이다. 그 국민의 대표 국민을 단지 유승민과 경향을 같이 한다는 것을 빌미로 공천에서 모조리 낙천시켰다. 유 의원을 고립시켜서 고사하게 하자는 작전인 것이다. 아니, 작전도 못되는 것이 아예 너 빨리 고사하라고 명령하고 있는 현실이다. 무슨 이런 일이 다 있는지. 무법천지다, 무법천지! 저들의 안중에는 국민이 없는 모양이다.

결국 유승민 의원의 일은 단지 유승민 개인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저들은 알아야 한다. 바로 국민의 일인 것이다. 국민은 나라의 주인인 것이다. 모든 주권과 권력은 우리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헌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가. 그 국민이 뽑은 국민의 대표, 바로 국민 그 자체를 그렇게 대접해서는 안 된다. 권불십년이라 했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올바르게 행해야 오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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