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등과(少年登科) (4)
소년등과(少年登科) (4)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3.28 18:5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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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다움생식 회장·이학박사

세상 물정을 모르거나 아직 철이 덜든 사람이 걸맞지 않는 자리에 않는 것을 소년등과라 한다. 철부지라는 말 또한 계절이 바뀌는 것을 제때 알고 씨 뿌릴 때 뿌리고 김 맬 때 매주어 농사일을 그르치지 않는 사람은 철이 들거나 철을 아는 사람이라 했고 그렇지 못하면 나이는 먹었으나 철을 모르는 철부지라고 칭했던 농경문화 시대의 용어인 것이다. 세상물정을 모르는 것도 철부지도 그렇고 그러한 사람들이 남의 위에 앉아 세상을 농단한다면 농사는 당연히 폐농이 되고 말지 않겠는가?


민폐끼치는 사람 중에 가장 심한 사람이 ‘자기도 안 가고 남도 못가게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자존심이라는 것이 있어 자기가 모르거나 경험해 보지 않았으면 그 길은 내가 모르는 길이니 빨리 비켜 줄 테니, 길을 아는 사람이 먼저 빨리 가라고 하면 좋을 텐데, 경험이 없고 철부지 일수록 소위 말하는 똥고집이라는 것이 강해 될 수 있는 일을 안되게 그르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흔히 하는 말로 “서울 가본 사람하고 안 가본 사람이 싸우면 안가본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말이 되는 연유인 것이다.

일부 대학 교수들 가운데 외국 유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연구실 밖으로 100리를 못 가보고 귀국하여 교수임용을 받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대부분 공부가 취미이던가 공부 벌레들이다. 20여년의 세월을 책상을 지키고 살다가 어느 날 교수가 된다. 교수라는 직업은 지성의 정상으로, 교수가 되는 날 부터 가장 존경받고 인정받는 자리에 앉게 된다. 학생들은 물론 사회 모든 이목이 교수가 했다고 하면 시비를 중단하는 그러한 지경에 이른다. 언론에 등장하는 의사나 교수들은 그들이 지껄이는 이론이 동서가 맞지 않아도 토달고 나서는 사람들이 거의 없고 언론기관이나 정부 기관에서도 교수들에게 위임하여 검증을 받았다고 하면 그 자체로 면책이 된다. 세상경험이 없는 사람들일수록 자기 도그마가 강해 다름 사람들의 이론을 수용하지 않고 고집을 부리는 경우가 많다. 학문의 목적은 세상을, 사람살기에 현재보다 더 유익하게 만드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학문이 잘못되어 자기 도그마에 깊이 빠지면 오히려 세상을 불행하게 만들기가 쉽다. 노벨상 수상작 되라는 것도 아니고 세계적인 연구 잡지에 올릴 수 있는 논문을 내라는 것도 아니다. 또 세상과 타협하라는 말도 아니다. 최소한 자기가 하는 언행이 세상에 유익을 줄 것인가? 아니면 해악을 끼칠 것인가를 한번쯤 따져봐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물론 인간은 제아무리 잘나도 ‘자기가 아는 범위 안에서 행동하는 동물’이기에 모르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하면 할 말이 없다.

건방진 논리를 펴자면 그 잣대는 간단하다고 본다. “진리와 이론이냐?”라는 것으로 따지면 된다고 생각한다. 왜? 진리는 불변이고 이론은 가변성이기에 가변성인 이론을 가지고 진리인양 포장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론이 진리를 이기는 세상은 사람살기가 어렵고, 진리가 다스리는 세상이 되면 세상은 참 평화를 느끼게 된다. ‘완장’을 차면 사람이 달라진다는 사실은 동서고금의 진리이다. 누구나 완장을 차면 완장이 지니는 힘을 믿고 지나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인데 완장을 가장 잘 이용한 사람이 아마 공산 혁명을 통해 중국을 통일한 마오 쪄 뚱이 아닐까! 미성년자, 무식한 소작 노동자들에게 완장을 채워 승리한 게임을 했으니까. 능력이 안되는 사람들이 완장을 차고 설쳐대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오히려 세상은 전진을 못하고 후퇴를 하게된다. 소년등과는 다름 아닌 능력 없는 사람이 완장을 차는 격이니 설령 완장을 차게 되면 자기가 찬 완장이 찰 자격을 갖추고 찬 것인지 차면 안되는 입장으로 찬 것인지를 자성해 봄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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