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보배는 젊은이들이다
이 땅의 보배는 젊은이들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4.14 19:4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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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지난 9일 전국 17개 광역시‧도의 306개소에 치러진 2016년도 9급 국가공무원 모집정원 4120명을 선발하는 공채필기시험에 22만1853명이 지원서를 제출하여 지난해의 지원자 19만987명보다 3만2000명 가까이 늘어난 사상 최대의 응시자가 몰렸다고 인사혁신처가 밝혔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고민해 봐야 한다. 5만8062명이 결시를 했다고 하드래도 지원자대비 합격률로 보자면 54대1이고 54명 중 53명이 낙방을 해야 한다. 이는 22만1853명을 성적순위로 한 줄로 세워서 4121번째부터 21만7733명을 잘라버리는 것이다. 22만여 명 중 4천여 명을 추려내고 21만여 명을 선발해야 순리에 맞고 이치에 부합되는 살아볼만한 세상이지 이래서는 살아갈 가치가 있는 세상인지를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있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왜 유독 국가공무원시험에만 목숨을 거는지를 생각 해 봐야 한다.


일터에서는 인력이 모자라고 구직자들은 일자리가 없으니 참으로 역설적이고 모순적이지만 현실은 사실이다. 어디가 잘못된 것이며 어떻게 개선해야 할 것인가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이 땅의 젊은이들은 희망이 없다. 피 끓는 젊은이들이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포기한다는 ‘삼포세대’가 이제는 인간관계도 주택도 포기하는 ‘오포세대’가 되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데 정치인들은 야생마가 길들어졌다며 태평이고 부모들만 애를 태우는데 바늘구멍으로 들어가기만 다그칠 것이 아니라 바늘구멍을 대문짝만 하게 넓혀줘야 한다.

얼핏 봐서 지원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유능한 인재를 뽑을 수 있어 좋아 할지 모르지만 여기에는 무서운 복병이 숨어있다. 공무원 ‘우월주위’ 이다. 공무원헌장에는 ‘국가에 헌신하고 국민에 봉사한다.’로 되어있지만 공무원이 우월주위에 물들면 국가에는 헌신을 하겠지만 국민에게는 군림하는 안하무인이 된다. ‘공익을 우선시하며 투명하고 공정하게 맡은바 책임을 다한다’도 공익에는 우선하겠지만 공정성은 보장할 수 없어 국민과는 괴리되어 불신과 배신의 골만 깊어진다. 따라서 ‘청렴을 생활화하고 규범과 건전한 상식에 따라 행동한다.’를 따를 수 있는 사람이면 충분하다. 국가와 국민모두를 위하여 공무원 우월주위를 방지하려면 공무원 지원율을 반드시 낮춰야 한다.

향기가 좋고 꿀이 많으면 벌과 나비가 몰려든다. 같은 이치이다. 사생결단으로 몰려들지 않게 꿀단지의 개수와 량을 줄여서 근무조건이 열악한 근로자의 생활보장에 보태야 한다. 고용주의 빈약한 주머니를 넘보지 말고 국가가 줄인 비용만큼씩이라도 주택구입비, 육아보육비, 학자금지원, 퇴직연금 등을 직접 지원하는 제도를 만들어서 이 땅의 젊은이들이 힘들어 기피하는 불안정한 직장이라도 근로의 가치를 존중하는 생활인으로서 희망을 갖고 일하면서 건전한 가정을 꾸려갈 수 있게 해야 한다. 이 땅의 보배는 젊은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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