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멈추면 일어나세요!
버스가 멈추면 일어나세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4.14 19:4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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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화/교통안전공단 경남지사 교수
 

70~80년대 까지만 해도 버스에는 일명 ‘차장’으로 불리는 ‘안내양’이 있었다. 차를 타면 안내양은 승객들을 태워서 버스 안으로 밀어붙이고는 본인은 차에 매달려 차를 두 번 탕탕 두드리며 “오라이(all right)~”하면 운전기사는 그 소리를 듣고 출발을 했다. 그리고 다음 버스정류장에서 또 승객을 태우기 위해 운전기사는 차를 이리저리 기울여 승객을 한쪽으로 쏠리게 하여 공간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빈 공간만큼 또 다른 승객을 태워 콩나물시루처럼 승객들을 빼곡히 태운 채 운행을 했다.


베이비붐(baby boom) 세대(55년생~64년생)들이 학교와 직장생활을 하던 시절이라 급증한 인구대비 운송수단이 많지 않던 그 시절엔 그렇게 해서라도 출퇴근과 등하교를 해야만 했다. 버스에서 내리면 교복 단추들은 이곳저곳 떨어져 나갔고, 깨끗한 운동화는 어느 사이 승객에게 짓밟혀 회색으로 분칠되기 일쑤였다. 안내양들은 그 와중에도 붐비는 차안을 뚫고 차비를 걷었다. 참 열심히 살던 대한민국 국민들의 일상 모습이었다.

세월이 지나 어느덧 이들 베이비붐 세대들이 고령자 세대에 진입하기 직전이다. 현재 UN은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에 따라 노령화 수준을 파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 말 현재 고령자 비율이 13.1%(677만5천명)로 고령화사회(고령자 비율 7%~14%미만)이나 경남지역은 18개 시·군 중 10개 시·군(56%)은 이미 고령사회(고령자 비율 14%~20%미만)를 넘어서 초고령사회(고령자 비율 20% 이상)이다. 몇 년 안에 베이비붐 세대로 인해 고령자 비율은 급격히 증가되어 초고령사회 지역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영양섭취의 증대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 고령인구 비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과거 고령자들의 주된 활동이 손주를 돌보던 것에 비교하면 최근에는 고령자 자신을 위한 활동이 많아지고 사회생활을 위한 대중교통 이용횟수도 많다. 그렇다 보니 대중교통 이용 중 차내 안전사고로 부상을 당하는 고령자들의 사고확률은 커져가고 있다.

고령화의 진행은 개인차는 있겠지만 몸의 변화부터 느끼게 된다. 어느 순간 작은 글자를 볼 때 자연스레 머리가 뒤로 가면 노안이 왔음을 깨닫게 되고, 머리에는 하얀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 소리에 반응이 늦어지면서 청각에도 의심을 갖게 되며, 운동신경은 젊었을 때보다 자연스럽게 둔해지고, 다리근육은 줄어들어 계단 오르기가 무서워지게 된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몸이 예전 같지 않아!” 하는가 보다.

이렇게 고령화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은 조심하라는 경고로 받아들이면 한결 마음이 가벼울 것이다. 그러나 퇴행성으로 뼈에서 칼슘이 빠지는 골다공증은 신체적 변화를 느끼지 못한 상태에서 조용히 진행된다. 그래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급정거나 급출발로 인한 차내 안전사고는 고령자의 경우 피해가 커진다. 젊은 사람이라면 작은 타박상으로 끝날 상황도 나이가 들면 염좌나 골절로 연결되어 심각도가 커진다.

고령자가 된다는 것은 그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세월의 값인 원숙미를 갖는 것이다. 건강하고 원숙미를 갖춘 고령자로 지내려면 몸이 노화를 인지하고 대중교통 이용 시 좌석에 앉아도 반드시 손잡이를 잡는 습관을 갖아야한다. 그리고 하차 시에는 좌석에 앉아서 하차 버튼을 누르고 차가 멈추면 일어나 하차하여 차내 안전사고에 미리 대비한다.

봄꽃 만발한 2016년 봄날!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 모두 건강하고 활기차게 인생의 노년기를 보내기 위해서는 차내 안전사고부터 예방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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