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이다
이제 시작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4.17 18:54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ㆍ한민족 역사문화공원 공원장

’총선이 끝났다. 민주주의의 꽃이요, 축제인 선거는 이제 끝났고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놀라운 결과가 되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으나 이 또한 지나갔고 역사가 되었다. 깔끔하게 설거지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을 다짐하자. 그 누구도 원망하지 말고 오직 자신의 탓으로 돌려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아야만 한다.


한민족의 3대 경전인 ‘참전계경(參佺戒經) 제64사(事) 불우(不尤)에 다음과 같은 가르침이 있다. “남을 탓하지 않는 것을 ‘불우’라고 한다. 의로운 사람은 스스로 중심을 바르게 잡아 마음을 결정하고 일을 해 나가니, 길하고 흉하고 성공하고 실패하는 것이 남의 탓이 아니다. 비록 잘못되어도 남을 원망하지 않으며, 비록 실패해도 남을 탓하지 않는다”(不尤者 不尤人也. 義者 自執中正 決心就事 伊吉伊凶 乃成乃敗 不關於人也)
총선을 치른 2016년 4월 13일은 상해임시정부수립 제 97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였다. 1919년 3월 1일, 거국적인 만세운동이 일어나고 4월13일, 상해임시정부가 수립된다. 실날 같은 희망으로 머나먼 남의 땅에서 시작된 곤고한 임시정부였으나, 황제가 주인인 ‘대한제국’에서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으로 국체를 근대화하고 새롭게 출발했다. 놀랍게도 가장 처참한 처지에서 가장 민주적인 완성체인 삼균주의(三均主義)를 씨앗으로 우리나라는 시작된다. 삼균주의는 개인과 개인,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 간에 균등한 자격을 생활화하려는 철학이다. 1918년경부터 싹트기 시작하여 상해임시정부의 묵시적인 기본이념이 되었고, 1931년 임시정부의 ‘대외선언’으로 체계가 정립되고, 1941년 11월 대한민국 건국강령에서 임시정부의 기본이념 및 정책노선으로 확정된다.

당시 약육강식의 제국주의 세계에서 '삼균주의'는 유례가 없는 완전한 민주주의에 입각한 정치체제이다. ‘삼균주의’는 완전한 민주체제를 대전제로 하여 개인과 나라간의 정치적 균등, 경제적 균등, 교육적 균등을 주장하였다. 김구, 조소앙(趙素昻, 1887~ 1958) 선생 등등의 유ㆍ무명의 선각자가 피땀으로 설계한 바르고 희망찬 나라의 모습이었다. 비록 자신은 누리지 못할지언정 후손이 살아갈 미래의 땅에 펼쳐질 민주주의를 위한 소망, 그 자체였다. 그것이 현재 우리나라 시작의 모습이다. 그러나 삼균주의는 갑자기 뚝 떨어진 정치사상이 아니라 우리 한민족의 DNA로 전해오는 ‘천지인 합일사상’에서 기인한다.

우주의 진리인 ‘한 얼’로부터 천, 지, 인이 갈래지어 나오니, 사회로 보면 군왕, 스승, 부모요, 정치체제로는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이고 이미지로 형성되면 ‘삼족오(三足烏)’이다. 고구려의 상징처럼 전해오는 ‘삼족오’는 머리가 ‘한 얼’이고 세 다리는 ‘천, 지, 인’을 뜻한다. 이번의 총선의 결과는 불안한 두 다리보다는 세 다리로 안전하고 조화로운 나라를 발전시켜달라는 국민들의 잠재된 미래의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국민들은 어느 누구도 전횡하지 못하도록 황금 분할 체제를 창조하였다.

마침 4월 21일(음력 3월 15일)은 ‘제 1대 단군, 왕검’께서 돌아가신 어천절이고, 4월 28일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신일이다. 민주주의 철학으로 완전하고 거룩한 나라를 세우고, 그런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목숨을 바친 분들이 우리 역사에 그 얼마나 많으신가. 뿌리를 잊지 말고 때맞추어 기리고, 홍익의 역사를 완전하게 전하여 갈등으로 얼룩진 지구촌을 살려나갈 찬란한 미래를 세워가야 할 일이 바로 지금, 여기에 살고 있는 우리의 일이다.

지천이던 봄꽃이 비바람에 흩날려 떨어진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고 국민이 체크하는 정치시스템이다. 이 땅의 정치인은 말로만이 아니라 언제나 국민과 나라를 위하여 사리사욕 없이 헌신하여야만 한다. 정치인이 또다시 홍익 민주주의의 정신과 역사를 배반할 때, 오래도록 학습된 우리 국민은 언제나 냉정한 비바람이 될 수 있다. 지도자의 권력은 국민이 빌려준 것이고, 명예는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것이다. 남의 위에 선 자들은 언제나, 누구나 조심하고 겸손하여야 한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그대 면류관을 쓴 정치인들. 정당의 목적은 정권창출이라고 앵무새처럼 되뇌이지 말라. 오직 국민과 나라의 영광 이외에 그 무엇에도 취하지 말라. 오직 진심이 아니면, 오직 가장 중요한 하나뿐인 목숨마저 걸지 않고서는 이 땅의 역사와 국민위에 서지 말라. 그대들의 말대로 ‘한방에 훅 간다’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