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과 함께하는 박물관 미래 열어갈 것
지역민과 함께하는 박물관 미래 열어갈 것
  • 글/김상목기자·최정호 지역기자·사진/이용규기자
  • 승인 2016.04.20 19:32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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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 박물관장 조영제 교수

 
경상대 박물관의 시작부터 현재 미래를 함께하고 있는 조영제 관장은 지난 73년부터 발굴을 시작해 지금까지 40년이 넘는 세월을 발굴과 함께 해왔다. 81년 경상대에 부임해 국립대학에 박물관이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학생들을 모집해 지표조사를 시작하는 한편 물심 양면으로 박물관 개관에 앞장섰다. 현재 개관 32주년을 맞는 경상대 박물관은 서부경남의 선사와 고대문화 연구를 통해 지역 최고의 고고학전문박물관으로 성장했다. 고고학의 시작은 발굴이며 발굴의 토대가 되는 유적과 유물은 민족 공동의 재산으로 발굴을 잘못하면 민족의 죄인이 된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정확한 발굴조사와 박물관의 의미와 지역사회에서의 기능를 강조하는 조 관장을 소개한다.

다음은 조 관장과의 일문일답.

-경상대 박물관은 언제 개관했나

▲우리 박물관은 1984년 개관해 서부경남의 선사과 고대문화를 연구하고 이를 일반에게 공개 전시함으로서 향토문화를 연구·보존하는데 선두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경상대 박물관 신축설계 조감도.
-경상대 박물관을 어떻게 개관했나
▲제가 81년도에 경상대 부임해서 82년에 당시 신현태 총장과 협의해서 박물관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때 처음 왔을 때 진주시내에 고고학 전공자가 아무도 없었다. 진주박물관이 83년도에 오픈했다. 제가 진주에 오고 2년 뒤에 박물관장하고 학예사들이 진주에 왔다. 처음에 왔을때는 문화의 도시라고 하면서도 고고학 연구자는 아무도 없었다. 제가 와서 시작을 했다.

-박물관 보유 유물은 몇점인가
▲수장고에 1만3000여점을 보유하고 있고 전시실에는 한번에 500여점 정도 순회 전시를 하고 있다.

-박물관은 어떻게 운영되나
▲크게 유물관리, 기획전시, 학술연구, 문화교육 4가지를 꼽을 수 있다. 유물관리란 발굴조사가 끝난뒤 박물관에 들어와 유물 세척, 분류를 하고 이를 다시 도면화해 연구한 결과를 보고한다. 보고가 끝난 유물들은 이름을 새기고 보존처리를 한 다음에 수장고에 저장한다.
기획전시는 상설전시를 보완하고 새로운 주제를 발굴하기 위한 소규모 전시로 경상대박물관은 지금까지 ‘옥전고분군 출토품 특별전’, ‘서부경남의 선사와 고대’, 개관 20주년 특별전인 ‘발굴유적과 유물’, ‘비파형동검암각화의 비밀’, ‘제7의 가야왕국 다라국’ 등이 있다. 특히 2012년에는 도심지하에 묻혀있던 진주성 발견을 계기로 ‘진주, 진주성’을 개최하여 학문적인 성과와 더불어 새로운 역사적 사실들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였고, 2014년에는 그간의 성과들을 종합한 경상대박물관, 30년의 기억 특별전을 진행했다.
최근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고고학을 통한 역사의 이해를 위해 ‘흥미로운 전달’에 중점을 두고 대학탐방교육, 자유학기제 교육, 찾아가는 박물관교실, 박물관 체험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1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신축박물관이 개관되면 이러한 교육은 더욱 좋은 시설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찾아갈 것이며, 이를 위해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육거리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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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개관 서부경남 고대문화 발굴연구 중점
유적은 민족 공동의 재산으로 ‘발굴 과정’ 중요   
대학탐방 교육·찾아가는 박물관 교실 등 운영
고고학 역사 이해 연간 1만여명 시민 참여 호응
연구성과 공개 지역민과 공유하는 박물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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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 박물관에서 지금까지 발굴한 곳은 몇 곳인가
▲가장 대표적인게 옥전고분군이고 주요 조사유적으로는 진주의 대평리, 가좌동 고분을 비롯해 산청의 생초와 옥산리 고분, 사천의 방지리와 월성리, 본촌리 유적, 하동의 우복리와 고이리, 함안의 황사리, 의령의 중동리와 경산리, 운곡리, 예둔리 고분군 등을 들 수 있다.

▲ 정비된 옥전고분군 모습.
-학생들과 지표조사를 다녔다고 하는데
▲제가 81년 사학과에 부임해왔을 당시에는 문화의 도시라는 진주에 고고학적 조사는 전무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서부경남에 대한 고고학활동을 계획하고, 함께 조사를 진행할 학생들을 모집했다. 6~7명의 학생들이 참여의사를 밝혀 왔고, 이들과 함께 최초의 ‘유적조사단’을 출범시켰다.  
조사단은 진주를 중심으로 한 서부경남 전역을 누비며 유적들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82년부터 지금까지 150회가 넘는 지표조사가 이루어졌고, 이를 통해 서부경남지역의 고고학적 문화상이 새롭게 정립되었다. 그때 했던 활동들이 지금 경상대박물관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자산 중 하나다.

-주요 연구분야는
▲고고학 중에서도 가야사를 연구하고 있다.

-옥전 고분군 규모와 출토 유물은 몇 점인가
▲5차례 걸친 발굴조사로 100여기의 고분과 2000여점이 넘는 유물을 발굴했다.

-옥전 고분군 출토 유물 중 특이한 유물은
▲당시 왕릉들에서만 출토되는 용봉문환두대도와 로만글라스, 말투구 등이 단일고분군에서는 가장 많이 출토 됐다.

-옥전 고분군이 갖는 의미는
▲막연히 가야라고 하면 6가야만 알려져 있는데 기록을 보면 20여개의 가야가 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추정만할 뿐 명확한 근거가 없었다. 다라국도 막연히 쌍책면 일대에 있었지 않나 하는 추정만 가능할 뿐이었다. 그런데 옥전고분군과 성산토성이 발굴되면서 이름만 존재하던 가야 다라국에 대한 정립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가야시대 유적과 유물들이 일제 강점기에 임나일본부설을 증명하기 위해 발굴이라는 미명하에 많이 훼손되고 도굴당해 온전하게 보전된 유적이 없었다. 옥전 고분군도 일부는 도굴이 된 흔적이 있지만 지배자(왕릉)급 무덤이 온전히 발굴되었고 출토 유물에서 보듯 단일 고분군에서는 가장 많고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어 가야 문화의 정수를 알려주는 고분이다.

-박물관 운영의 애로사항은
▲박물관 인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관장인 저를 포함해 학예사, 조교 다해서 4명이 활동하고 있는데 박물관 인원이 교육공무원 인력이다 보니 부족한 인원에 비해 충원이 쉽지가 않다. 발굴조사를 마치고 나면 유물을 정리하고 정리한 유물을 토대로 발굴 보고서를 작성해야만 발굴 하나가 끝이 나는데 유물정리부터 발굴보고서 작성까지 주말도 없이 전 직원이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 찾아가는 박물관 교실.
-평소 소신이나 철학은
▲유적을 우리가 발굴한다고 해서 우리것이 아니라 민족 공동의 재산이다. 그래서 발굴이 잘못되면 역사가 잘못되는 것이고 역사가 잘못되는 것은 민족의 죄인이 되는 것이다. 고고학 연구자라면 발굴 과정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이 없으면 인부다. 전국적으로 4대강 하면서 발굴법인이 우후죽순 늘어나 발굴을 하는데 그건 발굴을 하는 것이 아니라 땅을 파는 것에 불과하다. 고고학에서 발굴의 중요성은 지대하다. 고고학의 출발은 발굴이고 발굴의 대상이 되는 유적과 유물은 민족 공동의 재산이고 이걸 다루는 마음은 철저해야 한다. 그게 지금까지 발굴하면서 시종일간 견지해 온 생각이다. 단 한번도 이것을 가지고 타협한 적 없다. 발굴을 기초로 해서 발굴보고서를 작성하고 이 발굴 보고서를 기초로 국제적으로 논문이 발표되는데 발굴 자체가 잘못되면 보고서도 잘못되고 결과적으로 잘못된 논문이 나온다. 고고학의 시작인 발굴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향후 계획
▲지금까지 백지상태에서 시작해 지역 최고의 고고학 전문박물관으로 성장해 왔다. 이제 이러한 성과들을 바탕으로 박물관 신축이라는 새로운 계기를 발판삼아 지역민과 함께하는 박물관의 미래를 열어가고자 한다. 먼저 서부경남 지역의 선사부터 근대까지를 조명하는 종합박물관으로 고고학적 성과인 남강유역의 문물을 전시하고 가야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각지의 고고유물을 공개, 고문헌 전시를 통해 역사시대까지 통사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또한 지역민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나아가 지역 관광 인프라와 연계해 지역발전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또 기존 문화재 조사연구 기능을 강화하고 연구성과의 공유를 통해 문화교육을 활성화 할 계획이다. 끝으로 주변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박물관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다해 지역민과 공유하는 공공의 박물관을 지향해 나갈 것이다. 글/김상목기자·최정호 지역기자·사진/이용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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