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모래 염분세척 않고 레미콘 생산
바다모래 염분세척 않고 레미콘 생산
  • 통영/백삼기 기자
  • 승인 2011.11.30 1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영·거제지역 업체 대부분 세척시설 없거나 가동안해

전문가 “철근 쉽게 부식돼 건물 균열”


 

통영시 욕지 앞 배타적경제수역(EEZ) 골재단지에서 채취된 바다모래가 염분세척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레미콘 원료로 사용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바다모래가 공급된 통영·거제지역 레미콘 업체 대부분이 세척시설이 없는데다 세척시설이 있더라도 가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통영시와 거제시, 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통영지역 5개, 거제지역 5개 등 모두 10개의 레미콘 업체가 있으나 대부분 세척시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하게 세척시설이 있던 통영지역 한 레미콘 업체는 수년째 시설을 폐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당국은 전했다.

이 때문에 올해 EEZ수역 골재단지에서 민수용(민간업체 공급용)으로 통영·거제지역 레미콘 업체로 공급된 20만㎥ 상당의 바다모래가 염분이 세척되지 않은 채 레미콘 원료로 사용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특히 바다모래가 섞인 이 레미콘은 통영·거제 자치단체의 관급 공사현장에 납품된 것은 물론 민간 아파트 공사현장에도 공급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당국은 밝혔다.


통영시 한 관계자는 “그동안 레미콘 품질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했다”면서 “이번 기회에 전수조사를 통해 정확한 문제점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통영·거제지역 대부분의 레미콘 업체가 세척시설이 없거나 있더라도 가동하지 않는 것은 세척수를 처리하는 정화비용이 레미콘 생산원가 보다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척수 처리비용이 업계의 생산원가 보다 비싸게 들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세척기 등 제반시설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업체에 바다모래를 공급 중인 욕지 앞 골재채취단지는 국토해양부가 수자원공사를 관리자로 지정해 지난해까지 국책사업용으로만 모래를 채취했으나 단지 기간이 연장되면서 올해 초 민수용(226만㎥)으로도 허가됐다.

일각에서는 이 바다모래가 오랫동안 야적되면서 비 등의 영향으로 염분이 줄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통영지역 한 레미콘 업체가 샘플을 채취해 자체 시험실에서 염분 농도를 측정한 결과 기준치 0.04% 보다 5배인 0.21%나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 해양토목학과 권중현 교수는 “염분이 제거되지 않은 바다모래를 사용할 경우 콘크리트 속의 철근이 쉽게 부식돼 건물에 균열이 생기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게 되므로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