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을 비비면 자갈 소리가 나도록 일하자
손바닥을 비비면 자갈 소리가 나도록 일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4.26 19:3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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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손톱은 슬플 때마다 자라고, 발톱은 기쁠 때마다 자란다. 때문에 인간사, 기쁜 일은 적고, 슬픈 일이 더 많은 것이다. 지상의 왕(王), 호랑이를 예로부터 산신령으로 불렀다.


밤사이에 험준한 산맥을 고독하게 누비며 먹이를 잡아 포식한 후 두 눈을 감고, 새아침의 햇살을 즐기는 백수의 왕에게도 뿔은 주지 않아서 모든 것을 다 갖출 수는 없다.

호랑이는 여유 만만하게 홀로 고독을 즐기며 은둔과 방랑의생활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생활권이 넓고 집단생활을 즐기면서도 때론 홀로 유유자적 이동생활을 즐기기도 한다.

용맹하고 슬기로우며 몸에 임금 왕(王)자를 띄고, 사람을 함부로 해하지 않는 이 영물은 60년에서 120년이 지나면 온몸이 흰털로 변하여 사람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큰스님들 중 범띠(寅年), 범월(寅月), 범날(寅日), 범시(寅時)에 태어난 분들이 많다.

그래서 사주(四柱)에 범(寅)이 들어있으면 스님 사주라 한다. 이런 사주를 가진 사람 대부분은 통이 크고 불가(佛家) 적이어서 출가를 하면 큰 뜻을 성취하기도 한다.

우리도 백호(白虎)처럼 고고한 일면을 지니고서 여유 만만하게 살아가도록 하자.

솔개가 뜨면 병아리들에게 비상이 걸리듯 힘센 자나 권력자들이 나타나면 힘없는 서민들은 잔뜩 주눅 들어 움츠러들기 마련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웃고 즐기며 일해 나가도록하자.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고, 아무리 열심히 일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일을 즐기면서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는 없는 것이다.

항상 최상의 성과만을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혼신의 노력을 다하여 밝은 인생으로 전환하여가자. 중요한건 어떤 식견과 어떤 능력을 갖추어 나가느냐에 달려있다.

어려운 일일수록 감사하게 받아 들여 보자. 어려운 일이라며 우물쭈물 하면 손자 환갑 보게 된다. 급할수록 둘러서가고,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고, 바른길로만 나아가자.

모든 일에는 일정한 순서가 있어서, 송곳도 반드시 끝부터 들어가야 한다.

매일 만나는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라. 어리석은 자는 손톱 곪는 줄은 알아도 염통 곪는 줄 모르듯이 매일 접촉하는 사람에게는 소홀하고 먼 곳의 친구에게는 친절을 베풀지만 잘못된 것이다. 자신에게 당장 큰일이 닥치면 가장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제일먼저 도움 받게 된다. 지혜(智慧)의 눈을 크게 떠서 멀리보고 넓게 보고 전체를 꿰뚫어보자.

오늘 친한 사람도 언젠가는 뒤틀릴 수가 있고, 지금 원수처럼 느껴지는 사람도 언젠가는 크게 도움을 받을 수가 있다. 그걸 모르니까 항상 길을 두고 모로 가게 되는 것이다.

고운 말 한마디면 천 냥 빚도 해결되고, 거친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지고, 평생 씻지 못할 상처를 주고받을 수도 있다. 까마귀 송장 파먹는 소리나하며 화내고, 언성 높이고, 악담 많이 한 결과는 자기 복을 걷어차게 된다. 백수의 왕도 모든 걸 다 갖추지는 못했다.

비록 부족한 점이 많더라도 손톱자랄 시간을 주지 말고, 마음의 여유 속에 충실하게 살아가도록 하자. 우선 모든 일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좋은 습관과 자세를 갖자.

두 주먹 불끈 쥐고, 두 눈 부릅뜨고, 호랑이가 먹잇감을 잡을 때처럼 매사에 혼신을 다 바쳐 활기차고 생동감 있게 손바닥을 비비면 자갈 소리가 나도록 일을 처리해 나가자.

부정적 사고가 자신의 발목을 잡는 장애물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사람의 근본을 이루고 있는 마음만 잘 다스리면 부분을 펼쳐서 전체에 가까이갈 수 있고, 무지와 편견을 시정해 나갈 수가 있다. 지금부터 불행을 다행으로 변화시켜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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