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계십니까. 내 어머니, 아버지”
“어디에 계십니까. 내 어머니, 아버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5.08 18:5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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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ㆍ한민족 역사문화공원 공원장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꽃이지더니, 라일락, 철쭉, 영산홍, 모란, 작약, 수선화가 피기 시작한다. 벌, 나비, 후투티가 날라들고 어린 새들은 지저귀고 산 꿩 소리 우렁차니 모든 생명을 낳고 기르는 따뜻한 ‘가정의 달 5월’이 왔다. 5월은 어린이날을 필두로 8일은 어버이날, 15일은 가정의 날이자 스승의 날, 20일 세계인의 날, 21일은 부부의 날, 31일은 바다의 날로 기념일이 의미 있게 연결 된다.


이 세상에 부모님이 없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을 터, 내 부모님은 누구로부터 오셨을까. 물론 친 할아버지, 할머니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로부터 오셨음이 분명하시다. 그렇게 위로 30대까지 올라가면 나의 조상의 수가 1억 명이 넘는다. 약 천 년 전은 한민족의 인구가 기껏해야 몇 백만이었을 터이니 부모님과의 인연은 이미 족보와 민족의 개념을 넘어선다.

현대의 과학자들은 방대한 유전자 정보 조사를 통하여 인류 최초의 남자와 여자가 현재 동아프리카에서 출발하여 돌연변이를 거쳐 세계 각지로 퍼져 나간 것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그럼 최초의 인간은 어디로부터 왔을까? 23명의 국제 연구진이 6년의 연구 끝에 ‘포유류 계보’를 완성하여 ‘사이언스 지’에 다음처럼 발표했다. “인간을 포함한 현존 태생 포유동물 5천100여 종의 조상은 쥐 크기의 네발 동물이었다. 그 동물은 백악기 말 공룡 멸종 직후에 등장했으며 털이 복슬복슬 한 긴 꼬리를 갖고 재빠르게 움직이며 벌레를 잡아먹었다.” 쥐의 모습을 한 우리의 선조를 넘어 더욱 올라가 본다면 결국 하나의 세포로부터 이어져 내려 왔을 것이다. 그 첫 생명의 증거인 세포의 부모는 과연 누구일까?

우리의 조상님들은 실로 현명하시 게도 ‘하늘 아버지, 땅 어머니’ 즉 ‘천지부모天地父母’라고 하셨다. 천지부모는 ‘텅 빈 하늘이요, 생명이 가득한 땅’이시니 언제까지나 자식에게 가장 큰 사랑을 주실 수 있다. 천지부모처럼 완전하게 자식을 기르고 가르치는 법은 무엇일까. ‘가르친다.’는 말은 ‘가르다’와 ‘친 다’는 두 가지 뜻이 합성 된 말이다. ‘가르다’는 ‘갈고 닦아 연마한다.’는 뜻이고, ‘친 다’는 소를 친다. 개를 친다는 말이다. 옛말에는 동물 뿐아니라 ‘부모를 친다.’ 고도 하였으니 ‘생명을 기른다.’는 뜻이다. ‘가르다’와 ‘친 다’는 곧 ‘교육敎育’이니 교육의 본질은 무엇일까? 한민족의 영원한 진리의 가르침이신 ‘참전계경參佺戒經’에서는 ‘교육’을 다음처럼 정의하신다.

(제130사 교敎), ‘가르침’이란 사람의 떳떳한 도리를 알려주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배움이 있으면 백 가지 행실이 그 근본 됨을 얻고, 배움이 없으면 아무리 훌륭한 목공이라도 먹줄이 없는 것과 같아서 중심을 잡지 못하듯이 사람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게 된다.
(제121사 육育) ‘기름’이란 가르침으로써 사람을 착하게 키우는 것을 말한다. 사람에게 일정한 가르침이 없으면 이것은 마치 옷에 깃을 달지 않은 것과 같고, 그물에 추를 달지 않은 것과 같아서 아무 쓸모가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제각기 자기주장만 일삼아 세상이 혼란해지고 만다. 따라서 하늘의 이치에 따라 사람을 가르쳐야 한다.

어머니, 아버지의 가없는 사랑을 어찌 잊을 수 있으리오 마는 허덕허덕 살다보면 까먹기 일쑤이니 아예 날을 정해 기리자는 어버이날의 뜻이 시쳇말로 웃프다. 천지부모님의 마음을 가장 닮은 바람직한 가정은 떳떳하도록 가르치고, 착하게 기르는 ‘홍익가정’이다. 이제 모든 가정이 ‘홍익가정’이 되어 국경, 종교, 피부색, 빈부의 차이로 서로를 짓밟는 ‘지구가정’이 되지 않기를 진정으로 기원한다. 자식이 또 다른 자식을 해하는 것을 텅 빈 사랑이신 ‘천지부모’께서는 진정으로, 진정으로 원하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그런 천지부모님은 내안에 영원히 살아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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