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인데, 삶의 만족도는?
어린이날인데, 삶의 만족도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5.08 18:5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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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렬/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우리는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부른다.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 날, 21일 부부의 날(둘이 만나서 하나가 된다)이 있다고 가정의 달이라고 부른다. 그 중 어린이날은 예전부터 어른으로부터 ‘아이들, 애, 애들, 계집애’ 등으로 불리던 어린이의 존엄성과 지위 향상을 위해 정한 날이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1919년 3·1운동을 계기로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일깨워 주고자 지역에 소년회가 창설되기 시작하였으며, 이후 1922년 4월 각 소년운동 단체, 신문사 등이 모여 논의한 결과 5월 1일을 어린이날(소년일)로 정하고 제1회 기념식을 열렸다. 1923년 4월 17일 각 소년운동 단체들이 모인 ‘조선소년운동협회’가 만들어지고, 5월 1일 어린이날 행사를 전국적으로 크게 열었다. 이날 ‘소파 방정환’을 비롯한 일본 유학생들도 소년운동 활성화를 돕기 위하여 ‘색동회’를 창립하였다. 5월 1일은 노동절과 겹쳤기 때문에 1927년부터는 5월 첫째 일요일에 행사를 진행했는데, 일제의 탄압이 있던 시기인 1939년부터 중단되었다가, 광복 이후 '어린이'를 존중하는 마음을 살리기 위해 1946년에 부활되었다. 1961년에 제정·공포된 '아동복지법'에서는 매년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정하였다. 이후 1975년부터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2014년부터는 어린이날이 주말이나 다른 공휴일과 겹칠 경우, 그 다음 비공휴일을 대체휴일로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참고문헌 ; 위키 백과사전).

올해 94회째를 맞는 어린이날을 맞이하면서 정부에서는 ‘어린이 주간 및 아동권리헌장 선포식’을 개최했다.

선포식에서 ‘아동은 생명을 존중받아야 하며, 부모와 가족의 보살핌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모든 형태의 학대와 방임, 폭력과 착취로부터 보호 받을 권리가 있으며, 더 나아가 아동은 휴식과 여가를 누리며 다양한 놀이와 오락, 문화 예술 활동에 자유롭고 즐겁게 참여할 권리가 있다’ 등의 9개 조항을 선포하면서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추구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어린이의 삶의 만족도는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회원국 중 최하위라고 한다. 어린이 삶의 만족도 100점 만점 중 네덜란드 94.2점, 아이슬란드 90.2점, 미국 84.2점 등을 보인 반면, 우리나라는 60.3점으로 1위인 네덜란드 어린이에 비해서 30점 이상이 차이를 보고했다(2013년 기준). 이러한 꼴찌의 이유를 반영하듯 4일 여성가족부 청소년통계에 따르면 초중고생 10명 중 7명(68.8%)이 학원, 과외 및 학습지 등 사교육을 받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은 10명 중 8명(80.7%)이 사교육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또한 어린이의 5대 스트레스 원인은 숙제나 시험, 성적, 부모님과 의견 충돌, 대학 입시에 대한 부담, 부모님의 지나친 간섭을 들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입시와 관련된 학업에서 비롯되고 있으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오죽했으면 대전시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을 중심으로 전국 최초로 모든 초등학교에서 놀이시간 50분을 의무화했지만 이 또한 예산 부족 등으로 지속성이 부족하며 현재는 학교별로 놀이시간을 운영하라고 권고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오히려 영국이나 프랑스 등에서는 교육과 놀이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하는 정책과 평가기준에 놀이영역을 포함시켰다고 하니 삶의 만족도 꼴찌인 우리와는 너무 다른 현실이다(참조 : 한국일보(2016.5.5.).
더구나 고교생 3,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어버이날 부모님께 가장 드리고 싶은 선물은 손편지나 카네이션이 아니라, 드릴 수만 있다면 ‘전교 1등 성적표’라고 하니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암기위주의 입시, 서열 매기기 교육 정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진부한 정책을 탓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국내 최고의 게임 업계의 CEO의 말이 머릿속에 맴돈다. “잉여로움(여유)은 죄악이 아닌 창의성의 어머니”다. 잘 노는 아이가 잘 클 수 있는 세상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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