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방문
마닐라 방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2.01 1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해렬/국제라이온스협회
355-E지구 사무총장
국제봉사단체인 라이온스협회에서는 해마다 각국으로 돌아가면서 세계대회와 아시아대회를 개최한다. 지난달 말에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제50차 아시아 대회가 개최 되었다. 우리 355-E지구(경남서부지역: 총재 허성두)에서도 참가했는데 나는 사무총장 자격으로 지구대표단 54명과 함께 했다. 마닐라는 처음으로 가는 곳이라서, 더구나 나는 부부 함께 많은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 환경이라 더욱 부푼 기대를 하며 참가하게 되었다.

‘거대도시 마닐라에서 무엇을 볼 수 있을까’를 기대하며 도착한 곳은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 이었다. 숙소호텔로 이동하면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이 도시가 너무 어둡다는 생각이었다. 시내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35층짜리 빌딩 세인트 자일스호텔은 규모면에서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는 있겠으나 방 구조가 일본식이라 너무 좁은 것이 흠이었다. 식사는 여느 호텔이나 비슷하여 불편해도 참을만했다. 행사 전에 도착을 했기 때문에 팍상한 폭포를 관광하기로 하고 2인승 카누를 탔다.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코스라서 앞뒤로 보트보이가 물질을 해주는 카누이다. 수량이 적어 바닥을 스치며 이동하는 코스는 그야말로 중노동에 가깝다. 운전하는 보이들이 가다가 일부러 주저앉는다.

팁을 받기 위함이다. “만원주세요”라고 한다. 앳돼 보여 나이를 물어 보니 한 녀석은 세븐틴이고 또 다른 녀석은 자기 동생인데 식스틴이란다. 비용에 들어있는 팁을 또 요구하는 모습이 왠지 싫지 않아 나중에 챙겨줬지만 공부는 뒷전이고 어린나이에 생업에 종사하는 모습이 참 안쓰러웠다. 그도 잠깐 팍상한 폭포가 눈에 들어왔고 감탄이 절로 나오는 광경이 계속 이어지는데 정말 장관이란 말이 이런데 쓰이는구나 하며 돌아왔다.

다음날 필리핀 3대명소라는 따가이따가이 화산을 꼭 봐야 할 명소라 하여 가보기로 했는데 이 화산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활화산이란다. 요상하게 생긴 지푸니를 타고 분화구로 내려가니 거대한 호수가 있었는데 직경이 25km란다. 배를 타고 30분을 이동하니 나지막한 산이 나온다. 산위에 분화구가 있어 말을 타고 가야한다나 평생에 처음 타본 말이었는데 마부가 또 꼬마다. 얘는 13살이란다. 말을 타고 30분. 정상에 오르니 발 아래 정말 물 고인 분화구가 있었고 그 안에 작은 구멍에 연기를 품는 화산이 있었다. 자연의 신비가 또 한 번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말을 타고 내려오면서는 여유가 생겨 이 녀석이 요구하는 원 달러를 기분 좋게 챙겨주고 숙소로 돌아왔다. 이 나라의 교육문화가 우리와는 너무나 대조적이어서 가슴 찡한 마음을 갖고 다음날 대회장을 갔는데 어허 이게 웬 일인가! 부산 벡스코 만한 엄청난 규모의 대회장이 우리를 기다린다. 갑자기 그 꼬마들이 오버랩 되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