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잊은 날씨
계절을 잊은 날씨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2.0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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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남이/밀양 구배기 된장 사장
오늘은 비가 내리고 거리에 노란은행잎이 빗방울과 같이 거리를 온통 황금색으로 물들이고 있네요.

계절을 잊은 날씨로 인해 된장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는 요즘, 새삼스럽게 사계절 온도 차이가 또렷하던 그 시절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깨닫습니다.

또한, 분리수거 폐기물 등은 잘 처리를 했는지 한 번 반성하게 합니다.

사계절이 또렷한 우리나라가 얼마나 금수강산인지 후손들에게 잘 물려 줄 수가 있을까 하는 마음이 앞서고 있네요.

매년 음력 9월 그믐날부터 메주쑤기 시작해서 보름동안 하면 끝이 나는 일이 이번에 이상기후로 인해서 일주일 작업하고 한 달을 쉬었다가 다시 메주쑤기 시작한지 일주일 만에 또 다시 이렇게 이상기후로 메주가 고운 옷을 입지 않고 곰팡이 옷을 입기 시작 하여 어제는 하루 종일 메주 옮기고 선풍기와 난로, 보일러 켜서 메주 말리기를 시작했어요.

메주사이로 다니며 손질하느라 하루가 저물어가고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이 이렇게 문제가 되고 다음 과정이 남아있네요.

햇볕, 바람, 습도에 3달가량 자연 건조한 메주가 최고라고 생각해서 시설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늘 우리 고유식품은 발효와 기다림으로 늘 자연에 가까운 순수한 본연의 재료맛을 살리기 위해서 인공적인 것을 가미하지 않고 최소한 간을 맞추며 맛과 건강을 함께 생각하며 만들고 했는데 요즘처럼 이런 날씨면 기계와 황토방시설을 해서 메주 띄우기 해야 될 것 같아서 씁쓸합니다.

이렇게 변하는 환경에 다시금 소중함을 느끼고 어르신들이 내 평생 이런 날씨는 처음이다 고 하시니...
그래도 메주는 좀 나은 편.

상주, 산청 등 곶감이 날씨 때문에 녹아내리고 새까맣게 변해서 상품 가치를 잃어버리고 피해가 엄청 크다고 하니 한해 농사를 마무리 단계에서 망쳐버리는 마음은 어떠할지 보지 않아도 알 것 같네요.

없는 사람들은 잘사는 사촌보다 시절이 좋으면 인심도 좋고 작은 것이나마 자신의 힘만큼 노력해 얻은 것은 풍족하며 그것이 최고인 것을.

온 동네가 김장한다고 하지만 잦은 늦가을 비로 무, 배추도 싱겁고 배수가 잘되지 않은 밭은 무, 배추는 벌써 배추밑동이 썩어가고 늘 계절의 순리대로 하는 일들이 올해는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지금 환경을 지켜나가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며 세계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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