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은 최고의 교육의장이다
가정은 최고의 교육의장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5.24 18:11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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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지혜로운 아들은 아비의 기쁨, 어리석은 아들은 어미의 근심이다. 자식문제는 마음대로 되지 않지만, 마음대로 되어서도 안 된다. 자녀들에게 지식주입만하지 말고 도덕적 교육을 강화해나가며, 모른 것을 알도록 끝까지 가르쳐서 실천하도록 이끌어나가자.


도덕적 교육이 결려되면 이빨도 나기 전에 갈비부터 뜯으려드는 위험한 인물이 된다.

자식은 제자식이 커 보이고, 생선은 남의 것이 커 보이는 것이다. 자기 자식이 잘못된 것을 친구 잘못만나 저렇게 되었다며, 자식 친구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

내 자식 때문에 자식의 친구가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 자식을 너무 귀하게 키워보았자, 아들은 장가가면 사촌, 딸이 시집가면 육촌 된다. 자식은 부모의 행위를 비추는 거울이다.

자기자식이 공부를 못하면 머리는 참 영리한데 게을러서 그렇다며, 게으른 바보를 게으른 천재로 둔갑시켜 놓는 부모도 있다. 그런 부모는 이미 훌륭한 자식배출은 틀린 것이다.

불면 날까, 쥐면 꺼질까, 애지중지하지 말고, 하기 싫은 것도 안 하면 왜 안 되는가를 알도록 가르쳐나가야 한다. 삶의 기본자세는 끝까지 참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자식을 너무 귀하게만 키우면 어려서는 어머니의 젖을 빠는 양팔의 짐만 되지만, 커서는 아버지 재산에 기대는 마음의 큰 짐이 된다. 고량자제(膏粱子弟)라, 귀한 집에 태어나 고생을 모르고 자란 아이들에게 나타난 가장 중요한 현상은 무지(無智)이다.

무지하면 욕심 많고, 화 잘 내며, 자기밖에 모른 사람이 되어 부당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으기 쉽다. 그러한 재산은 오래가지 못하며, 부정한 방법에 의해 결국 망하게 된다.

대범하고 합리적인 성격을 형성해주자. 욕심이 가득하면 늘 찡그린 얼굴에 과당경쟁만 일삼다가 가장 중요한 것을 잃게 된다. 자식을 품에 앉고 물고 빨며, 무조건 관용만 베풀며 제하고 싶은 대로 다 들어주면 독립성, 자율성, 질서의식, 공중의식마저 없어진다.

된장 신 것은 일 년 원수, 아내 나쁜 것은 백 년 원수, 자식 나쁜 것은 만대의 원수가 된다. 도덕적 교육이 결려되면 물심양면의 독립은커녕 결단력마저 없어서 늘 불안정한 생활 속에 부모님께 의탁하여 정신적, 물질적, 고통과 부담만 안겨주는 사람이 된다.

그렇다고 지나친 간섭으로 억압하면 행동이 위축되어 실수를 겁내거나 과감성이 결려된다.

너무 엄격한 통제만 있어도 기가 죽어 소심한 사람이 돼버린다. 어려서부터 자기주장이 강하여 반항도하며, 친구를 괴롭히기도 하고, 괴롭힘을 당하기도 한 고집불통 아이들은 어느 정도의 욕구충족이 되었기에 결단력이 강해져서 제 인생 제 발로 걸어갈 수가 있다.

삶의 역경을 많이 겪을수록 해결하려는 분투 심으로 능력과 내공이 깊어지게 된다.

가정은 사람을 만들어내고 인격과 평화를 좌우하는 최고의 교육장이다. 자녀들께 최소한의 인격도야가 되도록 조금 위태롭더라도 자유스럽게 풀어놓고 키우도록 하자.

그러나 도덕적 교육이 강화되지 않으면 상하의 관계를 무시하여 아래턱이 위턱에 올라가 붙으려는 우를 범하게 된다. 개도 묶어놓고 키우면 안전은 하지만 줄만 풀리면 뛰쳐나가버린다. 풀어놓고 키운 개는 쫓아버려도 또다시 주인을 졸졸 따라다닌 것이다.

자녀들을 너무 억압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키워가자. 특히 남자아이라면 가끔은 등골이 오싹하고 간담이 서늘한 일도 격을 각오를 하자. 불에 손이 닿아봐야 뜨거운걸 알게 된다.

마음껏 뛰고 구르며 심신(心身)단련 속에 포부와 패기를 길러가도록 배려하며 인격을 성숙시켜서 가정과 사회에 봉사하는 인재가 되도록 가르쳐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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