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망은 오늘도 자연을 파괴한다
인간의 욕망은 오늘도 자연을 파괴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5.26 17:5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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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학교 게임·영화학부 교수
 

신록의 계절, 5월.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쏜살같이 시간이 지난 벌써 20여일이 지났다. 겨울을 잘 견딘 나무들은 새순을 내밀고 새 계절을 맞이함이 절정에 이르는 달이다. 산의 색채가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맞았음을 알려주지만, 녹색의 오묘한 차이를 오히려 내 눈이 다 식별해 내지 못한다. 못내 아쉬워 자연의 아름다움을 내 카메라에 담아보려 셔터를 눌러보지만 안타까워하면서 봄을 보낸다.


자연은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의 모습인데, 해가 거듭될수록 바라보는 눈이 바뀌고 항상 새로운 느낌으로 와 닿는다. 새해를 해돋이로 맞이하고, 2월에 매화, 3월에 개나리와 진달래, 4월에 목련과 벚꽃, 5월에 찔레꽃과 철쭉. 계절마다 아름다운 자연의 색으로 눈은 호사를 누리고 오늘도 내가 살아있음에 행복해 한다.

1904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올해가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 한다. 작년에도 그랬으니. 매년 그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상기후 현상으로 꽃들도 철 모르고 피는데, 한 쪽은 폭염으로, 다른 한 쪽은 폭설로. 벌써부터 덥다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려오고 30도가 웃도는 기온에 벌써부터 여름을 걱정한다. 아니 벌써 여름이 시작되었다고 아나운서 목소리가 방송에서 흘러 나온다.

부산은 해수욕장 개장 준비로 분주한 것을 보니 여름이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한다. 부산 해변의 모래는 매년 수천톤을 외부에서 가져와 메운다. 고층 건물이 바다 가까이에 들어서면서 해변의 공기 흐름을 바꾼 것이다. 해안의 파랑, 바람 등으로 생성된 모래가 쌓일 시간조차 없도록 밀물과 썰물의 조화를 인간의 욕심이 깨뜨린 것이다. 추운 겨울을 벗어난 지 몇 일 지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여름 걱정. 사계절이 뚜렷했던 우리 나라도 이제 봄과 가을을 맛보기가 쉽지 않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가? 모두 인간의 욕심이 나은 재앙이다.

문명의 발달로 도시화가 가져온 많은 혜택도 있겠지만, 자연의 흐름을 깨면서 만든 인공물은 우리 생활에 재앙을 불러오기도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인간과 자연의 유기적 연결 고리로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는 것도 있지만, 우리 세대에 겪게 되는 변화도 있다. 자연에 대한 무분별한 개발은 부메랑처럼 다시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고, 생존을 위협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욕심이 화를 불러온다.

요즘 들어서는 자연의 변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 서식처 파괴로 인한 생물종의 변이 등 생태계의 파괴를 눈으로 체험할 수 있다. 최근 유튜브에 소개된 한 영상은 인공위성에서 찍은 영상으로, 1984년부터 2012년까지 한 지역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올라왔다. 28년의 시간. 그 중 하나는 아마존. 밀림의 절반이 베어져 나가고 허허벌판이 되어 버린 모습으로, 양쯔강은 가지런한 하천의 모습으로, 개발하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싸움은 지금도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경제 이익을 앞세워 파괴해 온 자연을 우리는 되돌릴 수 있는가? 심각한 환경 파괴 현장을 우리는 가까이서 보고 있지 않은가?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생태복원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건설에 드는 경비나 시간 보다 더 많이 든다는 것을 기억하고 눈앞에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태가 자제 되었으면 한다. 그 대표적인 예는 이미 진행된 서해 새만금간척사업과 현재 진행 예정인 신공항 건설 사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새만금간척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의 토목 사업이라 불리면서 1991년 시작되어 올해 착공 25년째를 맞이한다. 식량자급을 위한 농지조성에서 출발해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동북아 경제 중심지, 글로벌 명품 도시 조성으로 목표가 바뀌었다. 새만금의 수질 논쟁은 여전히 계속 되고 있다. 하구 생태계의 보전을 위한 싸움이다. 동남신공항의 새로운 입지로 조사 중인 가덕도의 자연은 얼마나 변할 것인가? 여객 증가로 정부는 동남권 신공항 개발을 필요성을 피력했고, 이를 위해 입지 선정의 타당성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미 가덕도는 도시민의 유입으로 많은 몸살을 앓고 있다. 입지로 선정이 되고 개발이 시작되면 가덕도의 자연은 어떻게 변할까? 주말이면 등산객으로 붐비는 이곳이 비행기 소음으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개발도 좋지만, 지구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인간은 자연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자연을 개발, 보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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