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본초란(忘本招亂)
망본초란(忘本招亂)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6.01 19:1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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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출/국회의원(새누리당ㆍ진주갑)
 

작년 이맘때 쯤 영화 연평해전이 흥행했다. 관람객이 6백만을 넘었다.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젊은 청춘들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평범했던 누군가의 친구이자 아들이었던 그들이다. 모두가 그들의 희생을 안타까워하며 추모했다. 그 당시를 회상해 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3·4위전 경기 당일이었다. 모두가 축제 분위기에 들떠있었다. 전 세계의 축제였다. 반면, 그들은 묵묵히 대한민국을 지켰다. 다들 흥에 취해있을 때 목숨을 걸고 전투에 임했다. 위협에 맞서 항전하며 조국을 지켜냈다. 국민 모두가 4강 신화에 환호할 때 그들은 피 흘리며 스러져갔다.


이 땅에는 독립을 외쳤던 수많은 순국선열들이 있었다. 조국 수호를 위해 목숨 바친 호국영령들이 있었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모두 그들 덕분이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늘 감사함을 품고 기억해야 한다.

그들은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일신의 안녕을 뒤로했다. 그들이 있었기에 많은 위기 속에서도 지금의 번영을 이룩할 수 있었다. 그들의 공헌과 희생을 늘 가슴 속에 품어야 할 것이다. 보훈(報勳)이란 공(功)을 갚는다는 뜻이다. 진정으로 예우하고 그들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 곧 공을 갚는 길이다. 진심을 담아 은공에 보답하고 그 숭고한 가치를 이어야 한다. 그들의 위훈을 받들어 조국을 굳건히 지켜내야 한다. 나아가 후손들에게 물려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으로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고 했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우리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희생을 아로새겨야 하는 이유다. 은혜를 갚는다는 것은 은혜를 잊지 않는 것이다. 바쁜 일상에서도 잠시 시간을 내어 그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려야 할 것이다.

우리는 너무나 당연한 듯 현재를 살고 있다. 물과 공기처럼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하루하루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하루가 지나간다. 내일도 평소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오늘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 위에 세워진 무겁고도 귀한 선물이다. 우리는 이들의 희생 위에 이 땅을 딛고 사는 것이다. 매일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초여름 이른 무더위가 기승이다. 그럼에도 현충원을 찾는 참배객들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헌화된 국화는 오래지 않아 빛을 바랜다. 하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난 진정어린 추모의 뜻은 영원히 간직될 것이다.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보훈 행사가 한창이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추모식에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도 현충원은 국화향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추모객들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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