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란의 아픔 간직한 진주 집현산
왜란의 아픔 간직한 진주 집현산
  • 장금성기자
  • 승인 2016.06.02 18:54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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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2m 한나절 산행으로 적격
▲ 진주 집현산 사진출처/진주시 홈페이지

진주시 집현면에 위치한 집현산(集賢山)은 높이 572.2m의 산으로 북쪽으로 산청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주봉은 산청 신안면에 위치해 있다. 맑은 날 지리산 천왕봉이 선명하게 보이며 진주지역 산악인들이 한나절 산행지로 자주 즐겨 찾는 산이다.


집현산은 산도 크지않고 식생도 오리나무와 소나무로 단순한 편이지만 산세가 제법 웅장하며 역사적으로 임진왜란의 아픔을 간직한 산으로 임진왜란 당시 집현산 청고개에 군사들이 집결해 진주성 탈환을 위해 왜군과 격전을 벌인 곳이다.

임진년 10월 9일 김준민 장군이 이끄는 500여 군사가 진주성을 구원하기 위해 진군하는 길에 집현산 자락 청고개에 이르렀다. 장사진을 이룬 군사가 이동하다보니 뜻밖에 청현, 오동, 정태, 단성 일대에 왜적이 마을마다 분탕질하고 불을 질러 연기가 하늘에 닿을 정도였다.

이에 김준민 장군이 앞장서 죽림 밖으로 뛰어나가 아래위로 적을 휩쓸었다. 또한 군관 윤경남 등이 장수가 적중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외치면서 뛰어드니 500여군사가 일시에 함성을 지르고 돌진했다. 적이 허물어져 달아나다가 우리 군사와 강을 사이에 두고 격전을 벌였는데 때마침 승군 의병장 신열이 군사를 이끌고 달려와 합세하자 적이 청고개를 넘어서 달아났다. 이어서 김준민 장군은 단성 쪽으로 행해 거기서 분탕질하는 적을 쫓고 창고에서 불타고 있는 곡식을 구했는데 600여석이었다.

 

▲ 진주 집현산 응석사 사진출처/진주시 홈페이지

집현산 동남쪽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응석사(凝石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인 해인사의 말사로 신라 진흥왕 15년(554년) 연기조사(緣起祖師)가 창건한 사찰이다. 문무왕 2년(662년)에 의상대사(義湘大師)가 강원을 열었다고 하며 그뒤 지공 무학 등 이름난 고승들이 거쳐 갔으며, 상량문은 영조 12년(1736년) 상량했고 중수한 기록이 있다.

고려시대에 지공(指空)·나옹(懶翁)·무학(無學)스님 등이 머물렀다 하며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 때의 승병장으로 유명한 사명당 유정(惟政 1544~1610)과 진묵 일옥(一玉 1562~1633)이 머물며 화엄도량으로서의 명성을 떨쳤다.

당시에는 대웅전·문수전·극락전·비로전·영산전·나한전·팔상전 등의 전각과 무려 163개의 방이 있었던 대규모 사찰이었으며 임진왜란 때 왜병들이 관음전의 관음상 밑에서 승병들이 숨겨둔 무기를 발견한 후 모든 건물을 불태워버렸고, 그후부터 사찰의 규모가 줄어들었다 한다.

 

▲ 진주응석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사진출처/진주시 홈페이지

응석사 대웅전에 있는 목조석가여래 삼불좌상(木造釋迦如來 三佛坐像)은 보물 제1687호로 응석사가 화재로 폐허가 된 후 경천(敬天), 극수(克修), 일휘(日輝) 등이 발원해 법당, 승당, 요사 등을 짓고 1643년에 삼존을 모셨다고 한다. 불상 조성에는 청헌(淸憲)과 법현(法玄), 원택(元澤)등의 조각승이 참여했다.

삼세불상 중 석가여래는 약사여래와 아미타여래보다 약간 크게 제작하여 삼불의 주불로서 존재감있게 표현하였다. 삼세불상의 비례는 신체에 비해 두부(頭部)가 큰 편이다. 얼굴은 방형에, 머리는 육계를 구별이 없이 낮고 둥글게 하고, 정상계주와 중간계주를 표현하였다. 청헌의 말년에 조성된 상으로서 조형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조선후기 조각승 청헌의 불상 양식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불상이다.

대웅전 또한 단층 팔작지붕 와가로서 다포계 계통을 따르고 있으며,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지어졌으며 부속 건물로 관음전, 나한전, 독성각, 산신각, 요사채, 종루, 일주문 등이 갖추어져 있다.

이 건물에서 주목되는 것은 고주가 팔각형인 점과 공포에 이상이 있는 점인데 현재는 외일출목, 내이출목으로 되어 있으나 원래는 외삼출목, 내삼출목이었던 듯하다.

진주시 집현면·명석면·미천면과 산청군 신안면·생비량면에 걸쳐 있는 집현산은 북사면으로는 양천강이 동서 방향으로 가로질러 곡류하다 신안면 소재지에서 남강과 합류한다. 산행은 진주 집현면 방향에서 올라가거나 산청 생비량면에서 올라가는 방법이 있는데 어느 쪽으로 가던 4시간가량이면 등산이 가능하다.

진주방향에서는 응석사 주차장에서 임도변입구1~정상~동봉~월명암을 거처 돌아오는 순환코스가 있으며 동전마을에서 신기저수지~청고개기점~갈림길~무넘이재~정상~쉼터~응석사로 가는 종주코스가 있다. 장금성기자

▲ 진주 집현산 정상서 바라본 지리산 사진출처/진주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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