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친구 되어 자라는 아이들
자연과 친구 되어 자라는 아이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6.06 19:0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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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
 

산은 나무와 풀을 자라게 하고 물을 품어서 내뿜어 흐르게 한다. 산은 모든 것을 가리지 않고 사랑으로 품고 말없이 지켜보아준다. 봄부터 겨울까지 변함없는 마음으로 그저 그렇게 앉아서 자연이 주는 많은 것을 보아주고 품어준다.


봄을 맞이하여 새롭게 피어나는 많은 식물들의 새순과 겨우내 추위에 움츠리고 있던 많은 식물, 동물들이 활기를 되찾고 기지개를 켜는 계절, 사시사철이 뚜렷하여 계절에 따른 식물들과 동물들의 행동거지가 다르게 나타났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못하다. 봄이 봄 같지가 않다. 봄의 계절이 무더운 날씨 때문에 여름이 된 것 같다. 이제 우리나라의 기온도 아열대 기후에 따라 바뀐 것이 아닌가 여겨질 정도다.

섬진강을 따라 둘레길을 걷는 아이들의 모습엔 힘들다는 느낌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걸으며 조잘대는 것이 더 재미있다는 표정들이다. 널따란 섬진강과 맑은 물을 따라 만들어진 길, 또 한 쪽에는 대나무, 녹차밭, 벚나무 등 많은 식물들이 가꾸어지고 자연그대로 자란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름다운 모습이다. 아이들은 작년부터 이 길을 걸으며 아름다운 우리의 자연을 몸에 쌓으며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운다. 그리고 평사리 공원에서 자연의 풍광과 함께 친구들과의 놀이는 더 재미있는 놀이가 된다.

지리산 자락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경치는 언제 보아도 마음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작년에는 서산대사길-의신 옛길-을 걸으며 자연과 함께 했었는데, 올해에는 대성골을 향하여 걸었다. 유치원부터 6학년까지 본교와 분교의 학생들이 함께 산길을 걸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년별로 걷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년이 고르게 편성된 동아리별로 오른다. 그렇다 보니 5-6학년 언니들은 동생들을 잘 보살피며 오른다. 선생님들은 모든 아이들의 안전에만 더 신경을 쓰게 해준다. 오르락 내리락 산의 등성이를 오르기도 하고 골로 내려가기도 하면서 나무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새들이 지저귀는 노랫소리를 들으며 힘차게 걸었다. 조금 멀리서 들리는 물소리는 졸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가 아니라 힘차게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다. 새 소리와 함께 화음이 되어 나무들의 자람에 힘이 되어 주는 듯하다. 산길을 걷는 아이들의 걸음에도 힘을 보태어 주는 듯해서 아이들이 한명도 뒤처지지 않았다. 드디어 도착한 대성골에서 먹는 간식과 시원한 물 한모금은 세상을 다 얻은 듯한 느낌이다. 잠시 쉬면서 모두가 다 잘 도착한 기념으로 멋진 표정과 모습을 한 장의 사진에 기념의 기록을 남긴다. 다시 되돌아서 나오는 발걸음은 더 가볍고 경쾌하다. 차에 내렸던 곳으로 내려와 차를 타고 학교에 도착하고 점심시간이 되어 먹는 점심은 꿀맛이 아니고 무엇인가? 모두들 맛있게 한 그릇을 해치운다. 그리고 언제 산에 갔다 왔느냐는 듯이 점심시간엔 운동장에서 뛰어논다. 운동장을 둘러싼 커다란 나무들도 기웃대는 모습이 아이들의 기운을 북돋운다.

아이들은 자연과 함께 자연과 벗 삼으며 자라야 한다. 그래야 착한 심성과 어떤 일을 해내려는 의지력, 남을 생각하고 도우며 살아가는 데 필요한 배려하는 마음이 길러진다. 우리 인간은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자연을 이겨서 자연을 부려가면서 살아 갈 수 없다. 자연 앞에 선 인간은 정말 자그맣고 힘없는 존재 일 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연을 짓밟고 무너뜨리면서 우리만 편하게 살아가려는 것 같다. 자연을 기기고 살아가는 것이 좋은 것처럼 말이다. 무슨 사업을 하든지 자연을 깡그리 무너뜨리고 새롭게 하려고 한다. 그 것이 편리하고 힘들이지 않으며 시간도 절약하고 돈도 절약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그것으로 인하여 자연은 또 다시 몇 십년을 지나야 제 모습을 찾게 된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도록 우리 아이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함께 지내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출근길에 차에 짓밟혀 죽은 동물들의 주검을 자주 본다. 그들의 길을 간다는 것이 사람들의 편리에 의해 만들어진 널따란 4차선의 길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갇혀서 죽은 것이다. 길도 만들 때 자연의 동물들도 함께 배려하는 마음으로 만들었으면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자연과 함께 생활하고, 자연과 함께 숨 쉬고 자연을 벗 삼아 공부하면서 자라는 아이들이 많아질 때 자연은 우리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널따란 마음으로 보둠어 줄 것이다. 그렇게 자란 어른들은 자연을 생각하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마음이 항상 생활의 중심이 될 것이니까!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자연이 주는 많은 혜택 속에 서로가 배려하면서 살아가는 미래의 우리 자손들 모습이 더 아름답게 다가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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