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불로초 원정대 확인 소동의 교훈
함양군 불로초 원정대 확인 소동의 교훈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6.08 18:3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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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함양군의 서불 불로초 원정대 전설 확인은 해프닝으로 끝나는 분위기다. 지난달 30일 함양군이 발표한 서복의 진시황 불로초 원정대 형상의 부조는 제작연대랄 것도 없이 불과 30여년 전에 제작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문제의 부조가 발견된 서암정사가 1980년대 말 지어지면서 함께 새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단한 발견인양 호들갑을 뜬 함양군은 참으로 머쓱하게 됐다.


본보 기자의 취재에 의하면 이번에 보여준 함양군의 태도는 너무 가볍다. 당연한 사항을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다면 결코 이러한 실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조의 형상이 흔히 사찰에서 볼 수 있는 산신의 형상이라든지, 서복이 머물렀던 동네라는 서암동이라는 지명의 유래는 상서로운 기운이 깃든 큰 바위가 많은 곳에서 비롯됐다고 서암정사 홈페이지에는 버젓이 기록되어 있다.

서암정사가 있는 서암동의 ‘서’는 상서럽다는 의미의 ‘瑞’인데, 서복徐福과 동음이라 연관지은 것이다. 이렇듯 무리하게 해석해 경솔하게 발표한 배경에는 현재 각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나서는 관광스토리텔링 개발에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서복의 불로초 전설을 관광상품화하려는 지자체는 도내에서만 남해, 거제, 통영 등 이미 3곳이나 된다. 선점욕심이 부른 망신이다.

지자체가 관광상품 개발에 욕심을 갖는 것은 칭찬할 일이다. 하지만 얼토당한 않은 것을 마치 상당한 개연성을 가진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심하게 비유하자면 중국의 동국공정이나 일본의 역사왜곡에 다르지 않다. 지자체가 추진하는 이런 류의 사업에 대해서는 반드시 전문가의 고증을 거치는 것이 한 방법이다. 이번 해프닝이 타 지자체에게도 교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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