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말의 산소평형 역할과 생존전략
바닷말의 산소평형 역할과 생존전략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2.0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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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경상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식물은 움직일 수 없다는 점에서 동물과 구별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해조류인 바닷말에 있어서는 편모를 가지고 미약적으로 운동하며 때로는 다른 미생물을 잡아먹는 종속영양적 성격의 동물성 기능을 갖는 예외가 미세조류인 편모조류에 존재한다고 하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파래나 미역과 같이 거시적인 녹조류나 갈조류에 있어서 생활사의 한시기에 종족유지를 위한 생존전략으로서 종 본연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하기 위한 예외가 존재하게 되는데 이것이 일반적인 육상식물의 그것과 다른 특이성을 갖는 것이다.

해조류는 체색에 따라 녹조, 갈조, 홍조로 나뉘는데 파래와 같이 1년생 해조이면서도 한해에도 여러번 나고 죽음을 되풀이 하는 해조가 있는가 하면 김이나 미역과 같이 1년생 이면서 1계절에만 출현하는 종과 청각, 모자반과 같은 만 1년생인 종이 있으며 다년생 해조로서 톳, 꼬시래기, 풀가사리와 같이 부착기로서 해를 넘겨 나이를 먹는 종과 대황, 외톨개모자반, 감태와 같이 줄기로서 해를 넘겨 여러 해를 살아가는 해조가 있다. 육상식물은 일반적으로 봄에 새싹을 틔우고 여름에 신록이되어 가을이면 결실을 맺고 겨울이되면 완전한 조락기에 들어가는 생물계절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나 해조류에 있어서는 이와 반대로 가을이 되어 새싹을 틔우고 겨울에서 봄까지 최대로 자라 늦봄부터 초여름에 걸쳐 결실을 맺고 한여름이면 완전한 조락기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생활형이다.

만약 해조류가 육상식물과 같은 모습의 생물계절을 가졌다면 지구의 산소공급에 차질이 빚어졌을 지도 모른다. 푸르름이 퇴색된 겨울, 육상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내어 놓는 산소의 총량이 반감하는 시기에 조물주는 바다의 해조류를 통하여 지구의 모든 생물들이 산소 부족으로 고통 받지 않도록 하는 역할과 임무를 주었음직하다. 동·식물의 호흡, 세균의 분해과정에 없어서는 안 될 산소, 이 기체의 생산시스템의 평형성과 완벽성을 정밀 계산한 조물주의 만물창조식이 놀랍기만 하다. 녹조류의 파래류는 세대교번을 하게 되는데 성숙한 암·수의 엽체로부터 방출된 암·수 배우자가 성적으로 결합하여 무성의 포자체를 만들고 이 포자체가 생장, 성숙한 후 방출된 유주자가 자라서 암·수의 배우체로 자라는 다양한 생존전략을 가지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 암·수 배우자는 반드시 운동성의 편모를 두 개 달고 태어나며 이 꼬리는 종족유지에 없어서는 안 될 상대 배우자를 찾는, 이른바 짝짓기 하는데 쓰여 진다. 그러나 무성의 엽체로부터 방출된 생식세포는 유주자라 불리우며 처음부터 4개의 꼬리를 달고 태어나며 이들은 짝짓기의 과정없이 그 자체로 기질에 착생하고 발아하여 암·수의 생명체로 자라나게 되는 것이다. 첫 날밤이란 말은 있어도 첫 날낮이란 말은 없는 것과 같이 홑파래의 경우 주변이 까맣게 어두워져야만 암수 배우자의 짝짓기가 시작되니 이들 해조류에 있어서도 첫날밤은 예외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반면 갈조류인 미역이나 다시마에 있어서는 유성세대인 암·수 배우체는 현미경적으로만 존재하고 육안적인 것은 무성세대인 포자체만 존재하는 형태의 세대교번을 하게 된다. 어시장에서 판매되는 파래는 유성체인 암컷과 수컷 그리고 무성체인 포자체가 함께 섞여 있어 모두를 식용으로 하는데 반해, 미역이나 다시마는 오로지 무성의 엽체만 존재하기에 무성체만 식용으로 하고 암·수엽체는 이용할 수 없게 되어있다. 그 이유는 유성체인 암·수 엽체는 종족유지를 위해서 어느 일정기간 동안만 존재하며 크기도 수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여 눈으로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홍조류는 생식세포에 편모를 가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로 인해 생식에 많은 불편이 있을 것 같지만 조물주가 종족유지라고 하는 지구 생명체 복제기능을 단순하게 조정해 놓았을 리가 만무한 법, 그들에게는 생식기가 되면 어머니가 될 표피세포가 장화모양으로 길게 늘어지거나 털 모양으로 된 긴 꼬리형태를 하게 되는데 여기서 분비된 페로몬의 도움으로 이 주변을 기웃거리던 정자가 쉽게 자기의 짝을 찾아 자기복제의 생존 전략을 짜게 되니 조물주의 생명창조 공식은 감탄 그 자체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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