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을 우롱한 신공항 백지화
지역민을 우롱한 신공항 백지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6.22 18:2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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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신공항 건설이 또다시 백지화되면서 완전히 무산됐다. 위치 선정을 놓고 편을 갈라 싸웠던 경남을 비롯한 영남권 5개 광역단체는 헛물을 켜고 말았다. 영남권 4개 시도가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만 것이다. 국토교통부와 용역을 맡은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은 21일 오후3시 영남권신공항 입지는 현재의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영남권신공항은 지난 2011년 3월 이명박정부의 백지화 선언 이래 두 번 째 백지화가 되면서 완전히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대선에서 표를 얻기 위해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두 번씩이나 없던 일로 돌린 셈이다.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밀양 입지를 주장하는 영남 4개 시도와 가덕도를 내세우는 부산 간의 지역 대립이 겉잡을 수 없이 첨예 국면으로 치닫자 정치적 판단으로 우선 갈등을 덮고 보자는 요량으로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미봉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김해공항 확장 방안은 처음부터 이번 평가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았던 영남지역 시도민들은 그저 황당할 뿐이다.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었다면 지금처럼 첨예한 지역갈등을 부를 필요가 없었다. 정부는 밀양과 가덕도 두곳 중에 입지를 선택할 것처럼 해놓고 줄곧 이런 정책기조를 유지해 왔던 터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밀양과 가덕도는 입지면에서 불리해 김해공항을 확장한다고 하니 황당하기가 이를데 없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후폭풍이 무서워 미봉책으로 갈등을 덮는 최악의 선택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죽하면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번 결정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내린 정무적 판단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이번 결정으로 국민들은 정부정책 자체를 불신하게 됐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는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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