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中國)의 종교(宗敎)(Ⅵ)
중국(中國)의 종교(宗敎)(Ⅵ)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6.26 18:0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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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경상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강의) 교수ㆍ진주문화원 향토사 연구위원장ㆍ지리산 막걸리학교 교장
 

지난번에 이어 중국 종교의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유가의 ‘성(誠)’에는 종교정신이 스며있다. 성을 천리의 본연으로 알고, 성해지려는 노력을 사람의 도로 삼는 유가는 성으로 말미암아 인간의 본성을 밝힐 뿐 아니라 자연의 물성과도 교류되어 끝내는 천지의 화육(化育)을 돕고 천지와 병립하게 됨을 강조했다. 하늘과 땅과 사랑의 병존 병립은 인간의 천성과 자연과는 중화이거늘, 유가는 진일보하여 지성여신(至誠如神)이라고 설파함으로써 신명에 통하는 가능성을 인정하였으니 여기서 종교성을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이 성은 뒷날 경(敬)과 함께 송 · 명(宋明) 유학에 깊이 뿌리박혀 유가에 있어서 종교정신으로 극치를 이룬 것이다.

[필신기독(必愼其獨)]의 행위에서 종교성을 엿볼 수 있다. 불교의 좌선(坐禪)이나 도가의 좌망(坐忘)처럼 비록 내세를 위한 노력은 아니지만 내오(內奧)한 곳을 조심한다는 취약한 인간의 잠재악에 대한 고발은 종교적인 행위 지침이다. 물론 앞에서 지적한 [성(誠)]의 연속적인 정신의 발로지만 신에 대한 경외에서 발달된 것이 아니고 순수 이성에서 악을 절제하고 선을 지향하는 노력이란 점에서 더욱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유가사상에서 비신앙적인 면을 고찰한다면 역시 면면한 흔적을 볼 수 있다. 우선 공자가 [괴 · 력 · 난 · 신(怪力亂神)]을 말하지 않은 것과 천성(天性)이나 천도(天道)를 언급하지 않은 것을 비롯해서 귀신과 죽음을 모른다고 자인하거나, 귀신을 공경하되 멀리하라는 논조들로 보아 공자의 배추상적이고 배미신적인 경향은 뚜렷이 알 수 있다. 맹자 또한 인성 천부론을 주장했지만 서양의 이성론에 상통한 성선론으로 인간에게 있어 기계성(機械性)과 이성이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다 적극적으로 진보적으로 천을 부정하면서 천을 자연계의 하나로 부정한 것은 순자에서였다. 공자를 숭배했던 순자는 자연과 태양계가 영원한 법칙에 의하여 감정도 의지도 없이 운행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자연에 대한 정복의 의지마저 보였으니, 상당히 적극적인 무신론을 펴기도 했다. 더구나 한(漢)대에 이르러 최고의 유학자인 동중서(董仲舒)는 자연의 변화 발전을 [음양오행]에 붙여 보다 과학적으로 풀이하기에 이르렀다.

이같이 공자의 회의론에서 출발한 비신앙적인 사상은 순자의 무신론으로 발전했으니, 더구나 천당을 구하거나 극락세계를 탐구하는 등의 사후의 불휴나 장생에 대한 욕망은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무신론을 펴면서도 [경귀신(敬鬼神)]론을 병행한 것은 보본반시(報本反始)나 민덕귀후(民德歸厚)를 위한 때문이다.

그리고 유가사상의 비신앙성을 유가사상의 중심인 [인(仁)]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인]을 구하는 방법은 실천적인 인격 수양으로 가까운 데서부터 선생을 취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 구체적인 근본 방법을 효도와 우애에 두었거늘 바로 가족 윤리를 수립하는 일이다. 자기 부모와 자기 형제에게 효도하고 우애하는 일이 바로 유교의 핵심적 행동이라면, 구태여 멀리 천(天)이네 신(神)이네 하는 데에 애매한 추구를 스스로 방치할 것이며, 따로 신의 도움이나 하늘의 가호를 바라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유교는 차라리 현실적인 질서를 위한 강력한 도덕률이요, 국가나 역사를 계승하기 위한 자주적인 종교성을 띠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개체를 중심하여 본다면 자기 인격을 실천화하려는 수양의 극치인 것이다. 결국 현실에 참여하고 있는 종교성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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