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원인은 긍정을 낳게 된다
긍정의 원인은 긍정을 낳게 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6.28 18:5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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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우리는 이웃에 대한 연민과 동정심으로 서로를 보살펴주며 살아가야한다. 자연은 햇빛, 공기, 수분을 모든 존재들에게 공평하게 제공한다. 그러나 인간은 너와 나를 구분 지으며 반목 속에 살아가고 있다. 서로를 보살펴주는 마음으로 단순하게 살아가자.


단순하면 생각이 깊어지고, 자신을 성찰하면 성숙해지며, 부지런하면 행복해진다.

돈과 권력이 많아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마음을 바르게 쓰고 살아가야 행복해진 것이다.

우리사회에 극단적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다. 최근 영아시신 택배 사건은 수취인의 외손녀였다. 이 모 35세는 고시원에서 혼자 살며 포장마차에서 일을 하고 사는 여성이었다.

혼자 아이를 낳아 극빈생활로 양육이 불가하자, 영아를 살해한 후 수년간 연락을 끊고 살았던 친정어머니에게 시신처리를 부탁하며 택배로 보낸 끔찍한 사건이다.

또 아기의 시신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내다버린 엄마도 있었다. 어미자식 사이는 언제 만나도 기분 좋고 반가운 사이어야 하건만, 이런 범죄는 우리사회의 생명존엄이 땅에 떨어졌다는 증거를 보여준 것이다. 이런 강력범죄 예방에 대한 길을 찾아보자.

이 잔혹한 범죄자들은 모두 극빈자들로, 고립적 생활과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을 한 가난한 싱글 맘들이었다. 이들의 사회적, 경제적, 정신적 현실은 아주 위험한 수준이다.

싱글 맘들은 어린 생명의 건강과 정서에 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고도 긴급한 문제다. 그들을 비난만하고 있는 것은 깊은 상처에 못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들은 어미 잃은 송아지처럼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이다. 벼랑 끝까지 내몰린 이들을 구제할 창구를 마련해보자. 미혼자가 늘고, 저 출산으로 인구증가율이 둔화된 현실에서 국가가 이 귀한 생명들을 한명이라도 더 맡아 훌륭한 인재로 키워나가는 길을 열어보자.

엄벙덤벙하다가 물에 빠지게 된다. 이런 문제를 방치하면 나중에는 더 큰 국가적 재앙이 온다. 삼복더위에 냉방병 걱정을 해야 하는 풍요로운 사회에서 일부 극빈자들은 나는 이렇게 힘든데 니들만 행복하냐며 서러운 마음으로 반항할 것이다.

이들도 우리국민이다.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도 소홀히 여기지 말아야한다.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보자. 이들은 우리사회가 나를 버렸다는 생각에 절망하고 있을 것이다. 국가는 이들에게 ‘걸림돌’을 ‘디딤돌’로 바꿀 수 있고, 범죄자가 되지 않는 길을 터주자. 미혼모 문제나 싱글 맘 문제를 보면 빙판위에서 소 탄 것처럼 위태로운 생각이 든다.

부모가 양육할 수 없는 아이들과, 학대받는 아이들을 국가가 맡아서 대한민국이 아버지가 되고 어머니가 되어 훌륭한 인재로 키워 나가자. 그러면 국외입양도 줄일 수 있고, 이들이 성장 후 국가에 제일 충성하는 1등 국민이 될 것이다. 어떻게 태어났건 다 같은 우리국민이며 우리의 후손이다. 이 길이 미래를 위한 진정한 국민복지라 생각한다.

이런 문제를 방치하면 기침에 재채기까지 겹칠 수가 있다. 소유 적 본능에만 매달려 서로가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며 몸부림치는 동안 중요한 문제를 놓치고 말았다.

나눔은 또 다른 나눔으로 이어지고, 긍정의 원인은 긍정을 낳게 된다. 나만 옳다고 악만 쓰지 말고, 너와 내가 다르더라도 편 가르지 말자.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선인과 이기배타(利己排他)의 불선인은 함께 자리하고 있다. 서로를 보듬어주고 보살펴주는 안심사회로 나아가자. 이제부터라도 세상을 이원적으로 가르지 말자. 불일이불이(不一而不二)라야 한다.

융이이불일(融二而不一)즉, 둘을 융합하되 나와 똑같은 하나로 만들려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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