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도병의 화개전투
학도병의 화개전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6.30 18:5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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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
 

하동 화개면에는 충혼탑이 2곳에 있다. 하나는 탑리부락의 화개전투격전지에 있고, 하나는 화개파출소 뒤편에 있다. 화개파출소 뒤편에 있는 충혼탑은 다른 곳에 있는 충혼탑과 거의 같은 추모탑이다. 하지만 화개전투격전지의 작은 산 언덕에 있는 충혼탑은 다른 추모탑이다. 그곳은 1950년 7월 25일 벌어졌던 화개전투에서 장렬히 싸우다 전사한 학도병들을 기리고 추모하는 탑이다. 북한군이 1개월 남짓만에 38선에서부터 섬진강까지 밀고 왔는데 전라남도의 각처에서 참여한 중,고등학교 학생들 180여명이 참여한 학도병 최초의 전투로 가방 대신에 군베낭을 짊어지고 펜 대신에 총을 들고 나라를 위해 꽃다운 목숨을 바친 곳이다.


지난 6월 22일 나라사랑 체험학습을 위하여 전교생이 찾았다. 해마다 찾아서 추모하고 나라사랑의 마음을 키우는 곳이지만 찾을 때마다 가슴을 아프게 하는 곳이다. 먼저 4-6학년 고학년들이 학교버스로 팔도식당 앞에 내렸다. 그리고 옆에 세워져 있는 학도병 위령비를 참배하고 충혼탑이 있는 계단을 올랐다. 계단 옆에는 6.25 전쟁 때의 시신을 아직 발굴하지 않아서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니 함부로 들어가지 말라는 안내문이 있고 칡넝쿨이 덮고 있었다. 약간의 높이에 있는 언덕에 오르니 무덤 하나와 충혼탑이 세워져 있다. 담당 선생님이 묵념곡을 틀어줘서 모두가 숙연하게 묵념을 드렸다. 그리고 조금 위에 있는 전적비를 둘러보기 위해서 올랐다. 바위 위에 세워진 전적비는 아래에서 바라보며 치열했을 그 당시의 전투를 회상해 보았다. 아이들은 아무런 회상이 되지 못할 거지만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떡이며 화답 할 뿐이었다. 다시 되돌아 내려오니 저학년과 유치원생들이 오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고학년은 다시 걸어서 화개장터 옆에 있는 파출소 뒤편의 충혼탑을 참배하러 갔다.

그리고 학교로 돌아와서는 화개면의 면대장님이 들러주는 나라사랑의 강연에 3-6학년생들은 나라사랑의 마음을 가슴 속에 다졌다.

2007년 4월 , 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이 처음으로 화개장터 주변에서 유해발굴에 착수하여 화개전투 당시 전사한 학도병의 유해 10구를 발굴하였다. 이 유해는 모두 1950년 7월 25일 T-34전차를 앞세우고 진주방향으로 동진하던 북한 정규군 6사단과 맞써 싸우던 학도병의 유해였다. 모두 교복을 잎은 상태로 몸에는 탄띠와 탄창을 두르고 있었으며, 교모, 시계, 십자가 등 많은 유품도 발견되었다.(화개전투를 아시나요/경남하동교육지원청)
그리하여 현충탑을 세우고 매년 7월 25일이 되면 위령비 앞에서 추모행사를 하고 있다. 우리 학교도 여름방학식을 전후해 매년 참여하여 나라사랑의 마음을 키우고 있으며 나라를 위해 돌아가신 분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피에는 나라를 사랑하는 DNA가 다른 나라사람들보다 유별하다고 여겨진다. 나라가 위험에 빠지거나 하면 모두가 나라를 위해 일어서서 너나 가리지 않고 앞장선다. 역사를 쭉 훑어보면 고구려, 백제가 그랬었고, 발해와 신라가 그랬었다. 또한 고려와 조선으로 내려와서도 나라가 위급하면 남녀노소, 직업의 귀천 없이 일어나서 목숨을 나라 위해 바친 것이다. 저 끈질기게 피어나는 우리나라 꽃 무궁화처럼 말이다. 그렇게 해서 이어온 우리나라이므로 이제는 모두가 마음을 모을 때이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지켜낸 우리나라, 나라를 위해 온 몸 바쳐 일궈낸 경제, 이제는 세계의 으뜸가는 나라로 만드는 일만 남았다. 그것은 조상들이 우리들에게 남겨준 의무이다.

어느덧 여름철이 중간 지점으로 내닫고 있다.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도 지났다. 장마철이 시작되었다. 세월은 지금도 흐르고 있다. 모든 것은 지나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새로운 역사는 이제 조상이 쌓아 놓은 반석위에 차곡 차곡 튼튼히 쌓아 올려야 한다. 남녀노소, 상하귀천 구분 없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갈등의 고리를 뭉개고 뿌리쳐 버리고 정성껏 해야한다.

우리들의 조상이 한 것처럼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가슴에 담고 그 위대했던 영광의 날을 되살려야 한다. 우리 민족은 충분히 그럴 능력과 자질을 갖고 있는 민족이니까! 물론 자라나는 우리들의 아이들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충혼탑에 새겨진 순국 영령들의 자랑스런 얼굴들이 환하게 웃는 날이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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