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박근혜 비대위원장’ 등장 초읽기
한나라 ’박근혜 비대위원장’ 등장 초읽기
  • 뉴시스
  • 승인 2011.12.11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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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중진모임서 지지의견 낼 듯…정몽준·김문수 입장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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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조만간 다시 당 운영의 전면에 나선다.


10·26 재보선 때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태 이후 전방위적 사퇴 압박을 받아 온 홍준표 대표가 9일 전격 사퇴해, 당의 최대 주주이자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박 전 대표의 전면 등판이 불가피해 졌다.

한나라당 내 친박(박근혜)계, 친이(이명박)계, 소장파 의원 대부분은 홍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박 전 대표의 전면 등판을 촉구해 왔다.

10·26 재보궐선거 패배, 디도스 사태 등으로 극도의 혼란에 빠진 당을 수습하고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과 대선을 준비할 수 있는 인물은 박 전 대표 밖에 없다는 인식에서다.

당내에서는 황우여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주도한 후, 박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의 운영을 책임지는 방안에 가장 무게가 실리고 있다.

쇄신파의 핵심인 남경필 의원은 "비대위를 구성해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이 정도"라고 밝혔다. 다른 친박계 의원들도 "가장 현실적 방안은 비대위 구성"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친박계 의원들은 박 전 대표가 나서기 위해서는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내 대권 라이벌인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 등이 박 전 대표의 당 운영에 반발할 경우 대권에 나서야 할 박 전 대표가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최구식 의원 비서의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태 후 현재까지 어떤 공개석상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 젊은 층과의 소통을 목표로 각종 행사에 의욕적으로 참석해 온 박 전 대표는 7일 저녁 모교 서강대의 언론인 동문행사, 8일 측근 구상찬 의원의 출판기념회와 친박계 산악모임 청산회 송년회 등에 모두 불참했다.

그는 청산회 송년회에 유정복 의원을 보내 "의리가 없으면 인간도 아닙니다. 서청원 대표님과 청산회원 여러분 모두에게 각별한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해 관심을 모았다.

박 전 대표는 오랜 기간 장고를 통해 홍 대표 체제로는 당의 현 위기상황을 헤쳐나가기에 역부족이라는 판단을 하고 전면 등판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오전 황우여 원내대표와 김장수 최고위원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의 동반 최고위 '보이콧'의 배경에도 박 전 대표의 이같은 결심이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홍준표 대표의 한 측근은 "홍 대표는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 경우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혀왔고, 박 전 대표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으니 나가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며 "바람이 불어야 나뭇잎이 흔들리는지 아느냐"라고 말했다.

친박계 구상찬 의원은 8일 열린 쇄신파 의원들의 회동에서 "박 전 대표가 홍준표 체제를 내년 총선까지 가져가려고 했던 계획을 거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구 의원은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국민에게 신망을 받는 사람이 나서야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며 박근혜 조기등판론에 힘을 실었고, 이성헌 의원도 "(박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당의 뜻이 모아지면 박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 인사들은 박 전 대표가 이르면 다음주 초 현 상황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밝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대위원장'이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겠다는 수준을 넘어 정당정치에 대한 국민 신뢰 회복 등 더 큰 차원의 구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가 지난 17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의 후폭풍으로 위기에 처했던 때 이상의 고민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박 전 대표는 여의도에 있던 당사를 '천막당사'로 옮기고 천안연수원을 국가에 헌납했다. 또 당 사무처 직원들을 구조조정하고 당의 공천 권한을 시도당에 이양하는 상향식 공천 시스템을 도입, 총선에서 121석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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