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운동인가?
골프가 운동인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7.10 19:2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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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오는 8월 112년만에 골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돌아온다. 1900년 프랑스 파리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2016년 브라질 리우에서 다시 보게 된다. 이번 올림픽에는 세계 각국에서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남녀 각각 60명씩 참가가 가능하고, 세계랭킹 15위 이내라면 국가별로 최대 4명까지 가능하며, 그 밖의 나라는 2명씩 출전가능하다. 엔트리 선정에 문제는 있지만 8월의 올림픽 골프는 더 한층 재미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여자 골프는 박인비, 김세영, 전인지, 양희영 선수가, 남자 골프는 안병훈과 김경태 선수 등이 출전할 예정이다. 특히, 여자 골프는 태국, 뉴질랜드, 캐나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강력한 우승 후보다. 최근 2승으로 상승세에 있는 태국의 아리야주타누가른, 뉴질랜드의 리디아고, 캐나다 브룩핸드슨 그리고 우리나라 박인비를 비롯한 3∼4명의 선수가 금메달을 두고 진검승부를 펼치게 된다.

골프에 대해 제목과 비슷한 질문을 받는다. 대체 골프가 운동인가? 골프가 운동이 되는가? 골프가 운동으로서 가치가 있는가? 등으로 골프에 대한 회의(懷疑)적인 사람들이 하는 시기(猜忌)가 어린 말이다. 결론적으로 골프는 운동과 취미로 그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먼저 운동으로서의 가치는 실제 골프장 라운드와 연습장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라운드를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18홀을 마치려면 대략 4시20∼30분이 소요되고 5.8∼6km를 걷고, 1,890∼2,020kcal를 소비한다. 물론 하수(下手)와 고수(高手)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는 나겠지만 이만하면 운동으로서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특히, 골프장에서의 걷기는 설계자의 의도가 반영된 대자연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하면 그 가치가 새롭다. 더 넓은 초원은 물론 연못, 개울, 나무 그리고 화단에는 충분히 계절감을 만끽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뿐이겠는가! 연습한 대로 혹은 전혀 예상치 못한 기가 막힌 샷이나 퍼팅이라도 작렬(炸裂)하면 환희에 찬 그 기쁨을 무엇에 비교할 수 있겠는가! 나이가 들면서 너도나도 일상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이 점점 드물어갈 때 회심(會心)에 찬 미소는 더욱 가치가 있어 보인다. 연습장에서의 연습 또한 운동으로서 가치가 있다. 필자 또한 매일 연습장에 가서 골프를 즐긴다. 다만 허리가 끊어져라 공만 때리면서 몸을 혹사시키는 몇 사람을 보면 안타깝지만 연습장에서의 땀 흘림은 또 다른 청량함과 상쾌함을 준다. 대부분의 골퍼(golfer)들은 점수가 좋아져도 나빠져도 연습을 한다. 특히, 도전하고 싶은 맞수가 나타나면 더 한층 열심이다. 이래서 연습하고 저래서 연습하는 골프는 운동이 아닌 또 다른 취미의 시작이다. 따라서 운동과 취미로서도 부족함이 없는 것이 골프다. 요즘처럼 후덥지근한 날 저녁에 집에서 뭐하겠는가? 아마도 골프가 없었다면 집에서 이리저리 뒹굴다가 짜증만 부리거나 애주가(愛酒家)들은 시원한 치맥 혹은 비오는 날이면 파전에 막걸리를 찾게 될 것이다.

오늘부터라도 골프 연습장에 들러서 운동도 하고 취미도 살려서 또 다른 즐거움을 찾는 방안을 생각해보자. 간혹 연습이 재미없거나 지겨우면 스크린골프를 이용하면 된다. 조금의 비용만 들이면 2∼3시간 시원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 경기 결과가 시원치 않아 열받으면 한 게임 더 하면 된다. 최근 친구가 스크린골프에 입문을 했다. 필드에 나가기 전에 타수라도 제대로 세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곧잘 친다. 역시 기계는 기계답게만 다뤄주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다. 몇 가지 요령만 적용하면 누구라도 쉽게 접근이 가능한 것이 스크린골프다.

무더운 여름, 집에만 있지 말고 골프연습장으로 나와서 맘껏 채를 휘두르자. 운동으로서 취미로서 진정으로 골프를 즐기는 골퍼(golfer)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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