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적 속에 살고 있다
우리는 기적 속에 살고 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7.12 19:1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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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오늘도 눈부신 하루가 펼쳐지고 있다. 우리가 노력하지 않아도 아침 해는 뜨고, 대자연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사계절을 정확하게 선물해준다. 이렇게 인간의 노력 없이도 멋진 환경을 제공받으며 산다는 것은 기적이다. 여윈 말이 짐 탐하듯 설쳐대지 말자.


억지로 없는 꼬리 흔들려고도 하지말자. 두 눈이 있어도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도 있는데 이렇게 두 눈으로 모든 사물을 볼 수 있는 것 또한 놀라운 기적이다.

단비가 내려주는 것도, 새가 노래하고, 초목이 춤을 추는 것도 기적이다. 정신 나간 공직자가 천황폐하 만세삼창을 하고, 술 취한 공직자가 백성들을 개 돼지라 불러도, 멀쩡한 지방의원들이 자리 나눠먹기 혈서를 써도, 나라가 망하지 않고 굴러가는 것 또한 기적이다.

이런 기적 속에서도 사방에서 아프고 힘들다며 걸핏하면 자살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시원한 바람, 함께 가는 동행자, 부모 형제자매가 있는 것도 모두 기적이다.

이렇게 행복의 요소가 가득한데도 모든 것을 돈과 지위로만 계산하며 세상을 바라보니까 자존감이 떨어지고, 영혼은 메말라가며, 결국은 분별 심과 차별심만 남게 된다.

인간이 만든 돈과 자리에, 인간이 휘둘리며, 그런 것에 눈이 뒤집혀서 여윈 개 겨 섬 뒤지듯 하며 살아가게 된다. 마음만 잘 먹으면 행복하고 인정 넘친 세상을 만들 수가 있다.

항상 자신의 언행을 극히 조심하며 살아가자. 단 한번의 실수 때문에 열번 잘한 것 모두가 수포로 돌아가기 일쑤다. 그리고 잘못한일 앞에서도 두려워 떨거나 도망가지 말자.

손해와 망신을 각오하고 적극 해결에 나서도록하자. 운전미숙으로 사람을 치었다면 즉시 경찰에 신고부터 하는 게 순서다. 만약 도망가게 되면 더 큰 문제가 기다린다.

어떤 문제와도 당당하게 맞서서 그 문제 가운데서 해결책을 찾아 내도록하자.

모든 일에는 순서와 절차가 있다. 익지도 않은 김치 군내부터 나듯 요령부터 익히지 말자. 과정을 건너뛰면 적당주의와 요행주의가 자리 잡게 된다. 기본이 결여된 편법은 더 큰 고통과 죄악을 초래한다. 고위공직자라도 세상은 ‘내’가 잘라서 ‘나’ 혼자 사는 게 아니다.

초목이 산소를 만들어주고, 대지와 물, 불, 바람이 생명 에너지를 만들어준 덕택에 생명을 유지하며 살 수 있다. 그래서 독립된 ‘나’는 없다. 연자매 가는 당나귀마냥 바쁘게 설쳐대지 말고, 생각 좀하며 상생정신으로 살아가자. 공짜나 즐기면서 시기질투나 하고 더 빼앗고 더 갖고자하며, 나만 위해 살지 말자. 서로 도움주고 받으며, 꾸준한 노력으로 원칙을 지킨 가운데 서로 간 신뢰를 쌓아가자. 공직자는 공직기강 확립과 국민화합에 앞장서도록 하라.

우리가 아무 노력을 하지 않고도 자연의 온갖 혜택 속에 살고 있는 것은 기적이다.

그래서 자연과 더불어 모든 것을 내 몸으로 보고, 자연과 동물, 미물까지도 자비심으로 감싸주며 살아가자. 고위공직자들이 좀 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해 주기 바란다.

진흙이 있어야만 연꽃이 피어난다. 그대들 눈에 개 돼지처럼 보인 백성들 덕택에 그렇게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개 돼지도 모두 소중한 인연이다. 받들고 사랑하라.

‘내’가 아닌 ‘너’를 ‘둘’이 아닌 ‘나’로 인식을 전환하라. 바다 물에 죽으나 접시 물에 죽으나 물에서 죽은 본질은 같다. 그대들이 영화를 누린들 얼마나 더 누릴 것이며, 살면 얼마나 더 살겠는가! 스스로의 망상분별 속에, 남과비교, 경쟁, 질투하면서 둘로 나누어 높고 낮음, 좋고 나쁨을 구분하는 데서 틈새가 벌어진다. 그대들이 지금 살아 있음도 기적이다.

좀 더 언행을 다듬어가며 지금 이대로 나답게 사는 것에 만족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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