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휴가는 착한 여행, 공정여행으로 즐겨보자
올 여름 휴가는 착한 여행, 공정여행으로 즐겨보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7.18 18:3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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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학교 게임·영화학부 교수
 

채영숙/영산대학교 게임·영화학부 교수-올 여름 휴가는 착한 여행, 공정여행으로 즐겨보자


당신은 해외 여행을 어떤 형태로 다녀오시나요? 많은 사람들이 여행사를 통해 여행을 한다. 여행사를 통하면 많은 부분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니 편하게 갔다 온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 여행 날짜와 장소만 정하면 다영한 여행사의 일정이 신문 지상에 선전을 하고 있다. 여행자는 제안한 날짜에 따라 공항에 가기만 하면 돌아오는 시간까지 여행사가 정해준 일정에 따라 움직이면 되도록 만들어 두었다. 관광지에서 찍어야 되는 곳에서 사진 몇 장을 찍고 정해진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 되도록 말이다.

하지만, 이런 편안함 뒤에 따라오는 못마땅함이 늘 문제이다. 여행지에 도착을 하면 현지 가이드의 입에서는 도착을 반기는 인사 한 마디 뒤에는 가차없이 가이드팁과 기사팁, 선택옵션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여행 경비가 다른 여행사 보다 싼 것을 골랐다면 여행 시간의 절반은 쇼핑센터에서 보내도록 유도한다. 가이드는 늘 동일한 멘트이다. 자기의 급여는 따로 없고 여러분의 팁으로 대신한다고. 여행의 시작부터 짜증이 확 밀려온다. 거기다 현지 음식은 여러분의 입맛에 안 맞으니 한국식으로 대접을 하겠다고 하면 나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하게 된다.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여행 산업의 구조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해외 여행을 가는 목적이 무엇인가?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삶을 맛보고 싶어 떠나는 이가 대부분이다. 근데 해외에까지 와서 한국식 여행이라니. 앞뒤가 안맞는 여행이다. 현지인의 삶을 알고 싶고, 현지인과 어울려 지내보고 싶다면 과감히 여행사 여행을 포기하라 권하고 싶다. 효도 관광을 즐기고 싶은게 아니라면 여행 준비를 스스로 해 보아라 권하고 싶다. 공정여행을 떠나 보라 권하고 싶다.

공정여행은 즐기기만 하는 여행이 아니라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에서 잠을 자고, 현지에서 생산되는 음식으로 요리를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는 등 현지의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여행을 하자는 취지에서 2000년대부터 시작된 착한 여행이다.

여행을 떠나는 나도 행복하고 여행지의 주민도 행복한 여행을 설계해 보라는 것이다. 환원적 여행 경비 지출, 현지 문화 체험, 자연 존중의 여행. 어떻게 여행할 지를 고민해 보는 것에서 출발해 보자. 인터넷에 공개된 공정 여행의 십계명이 있어 인용해 본다.

1.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와 음식점, 교통편, 여행사를 이용한다.
2. 멸종 위기에 놓인 동식물로 만든 기념품(조개, 산호, 상아)은 사지 않는다.
3. 동물을 학대하는 쇼나 투어에 참여하지 않는다.
4.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비행기 이용을 줄이고, 전기와 물을 아껴 쓴다.
5. 공정 무역 제품을 이용한다. 지나치게 가격을 깍지 않는다.
6. 현지의 인사말과 노래, 춤을 배워 본다.
7. 여행지의 생활 방식과 종교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춘다.
8. 여행 경비의 1%는 현지의 단체에 기부한다.
9. 현지인과 한 약속을 지킨다. 약속한 사진이나 물건은 꼭 보낸다.
10. 내 여행의 기억을 기록하고 공유한다.

국내에서도 찾아보면 괜찮은 착한 여행이 많이 생기고 있다.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배우면서 지역 주민과 소통하면서 즐기는 치유 여행, 마을 탐구 여행, 책임 여행, 농어촌 체험 여행 등 괜찮은 착한 여행을 떠나보자. 도시 생활에만 익숙한 우리 자녀들에게 농촌 생활을 체험해 보게 하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될 것이다.

나 또한 더 나이가 들기 전에 호화로운 호텔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현지인이 운영하는 민박에서 잠을 자고 마을 주민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시골 밥상을 맛보면서 마을 어귀에 자리잡은 당산나무 그늘에서 낮잠을 즐기는 여유로운 여행을 이번 여름 방학에는 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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