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내가 보고 있다!
아침을열며-내가 보고 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8.08 18:4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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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
 

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내가 보고 있다!


여름철이면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간다. 바다로, 계곡으로, 아니면 다른 나라로 더위를 피해서 간다. 즉 피서를 가는 것이다. 그럴 때면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곳은 사람들로 인하여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이제는 사람뿐만 아니라 차들도 주차할 장소가 없어서 그 곳의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제멋대로 주차를 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내가 근무하는 하동군 화개면도 관광지로서 봄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 중에 하나다. 특히 여름철이면 분교장이 있는 곳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그래서 여름철이 시작 될 때면 면사무소에서 학교운동장의 개방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온다. 학교에서도 많은 애로점이 있지만 학구의 편의를 위해 학생들의 공부에 지장이 없으면 최대한 협조를 아끼지 않는다. 그래서 방학이면 거의 학교 운동장을 주차장으로 활용한다. 그런데 방학을 하기전인 7월부터 학교가 몸살을 한다. 주말부터 일요일까지 다녀간 관광객들이 문제를 일으킨다. 편의를 제공해 주었으면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깨끗하게 사용하고 가야할 테인데, 구석구석에 가져온 음식찌꺼기나 사용하고 난 쓰레기를 버려서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고생을 한다. 또한 학교 운동장은 주차장으로만 허락을 했는데 어떤 사람들은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려는 듯이 한다. 며칠 전에 가보았더니 아이들의 놀이터에 1인용 텐트를 쳐놓고 놀이기구에는 팬티와 다른 옷들을 빨아서 늘어놓았다. 참으로 상식 밖의 일이었다. 몇 해 전에는 학교 운동장가에 있는 수돗물로 음식도구들을 씻고 음식찌꺼기를 많이 버려서 온통 냄새도 나고 지저분하며 치우기도 힘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수도꼭지를 당분간 제거하는 방법으로 했더니 음식찌꺼기를 버리는 것이 거의 없어졌다.

요즈음은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여행가거나 휴식을 하러 관광지나 경치가 좋은 곳을 찾는다. 그리고 효율적인 경제를 생각해서 다양한 음식을 준비해 가지고 와서는 많은 사람들이 휴식하는 공간에서도 마음대로 해 먹거나 한다. 음식을 먹지 못하는 공간이 그런 사람들한테는 어느 공간도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그들이 앉는 곳이 음식을 마음대로 먹는 공간이며 그들이 버리는 곳이 쓰레기장인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들이 먹은 장소에서는 잘 챙겨가지고 가다가 아무 곳이나 지나가다가 차창 밖으로 던져버리고 가는 경우도 많다. 남들이 보지 않으니 괜찮다고 여긴다. 과연 그런 사람들의 집이나 그들이 사용하는 그들의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이 음식을 먹거나 버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우리가 하는 일은 항상 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 첫째로 나다. 그리고 가족이 함께 가면 우리들의 가족들이 보고 있다. 말로써 책으로서 가르치면 뭐 할 것인가? 행동은 다르게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하면 과연 배움을 실천하게 될 것인가. 아니다, 절대 아니다. 아이들의 배움에 으뜸가는 것은 어른들의 행동을 보고 배우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쉬고 활력을 얻어갈 수 있는 주위의 모든 자연환경은 우리들의 것인가? 물론 우리 모두의 것이고 우리들 후손들의 것이라고도 생각이 된다.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나의 것이기도 하니까 내 마음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간혹 있다. 즉 다른 사람 것도 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배려하고 사용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인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사용하다가는 과연 우리들의 자연이 얼마나 오랫동안 청정지역으로 남아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 무더운 여름철이면- 대략 7월말에서 8월초-무더위를 피해서 가족끼로 친족끼리 산이나 강, 바다로 휴가를 간다. 차들이 밀리고 사람들이 밀리면 짜증도 나고 힘들어 진다. 무더운 날씨가 더 무더워 지는 것 같다. 그렇게 다다른 휴가지에서 많은 사람들은 자기만의 편리를 생각하고 차를 아무데나 주차하기도 하고, 아무 곳이나 텐트를 치기도 하며, 음식을 아무 곳에서 먹기도 한다. 또한 먹은 쓰레기를 처리해서 안 될 곳에 처리하기도 하고, 음식을 요리해서 먹은 그릇을 사람들이 몸을 담그는 물에 씻기도 해서 물을 더럽히는 경우도 많다. 모두가 남을 배려하는 모습은 하나도 볼 수 없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몇 몇의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다.

삼천리 방방곡곡이 아름다운 금수강산이 우리들이 살아가는 주위의 환경이 아니던가? 조상들이 물려준 이 아름다운 곳을 우리는 우리 후손들에게 훼손하지 않고 더 잘 가꾸어서 물려주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무심코 하는 자그마한 일을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는다고 함부로 하지 말자. 내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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