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관공서 주취소란,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
기고-관공서 주취소란,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8.21 18:3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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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마산동부경찰서 합성지구대 순경
 

김지은/마산동부경찰서 합성지구대 순경-관공서 주취소란,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


날씨가 무더워지는 여름,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시원한 맥주를 한 잔하며 더위를 이겨내는 계절이다. 시원한 맥주를 삼킬수록 우리 경찰관들은 더욱 더 긴장을 하게 된다.

바로 주취자 때문이다. 내가 근무하는 합성지구대는 대부분의 신고가 주취자관련 신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음주와 관련된 신고가 많이 접수되고 있다. 우리 경찰관들은 술에 만취한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면 업무로써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우리의 부모, 형제, 자식, 친구라고 생각하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그들의 가족들과 연락을 하려고 애를 쓰고 주소를 알아내어 집으로 귀가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몇 몇 사람들은 집으로 가는 도중에 술에 깨어 죄송하다고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가시는 분들이 있는 반면에 많은 사람들이 경찰관들에게 욕을 하고 심지어 폭력까지 휘두르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이러한 사람들은 술에 만취하여 신원을 알 수 없어 지구대로 데리고 와 인적사항을 파악하는 동안 자고 있는 자신을 깨운다는 이유로, 또는 자신이 오늘 기분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하여 이러한 행동을 한다.

이렇게 술에 취한채로 관공서에서 거친 말과 행동으로 주정하거나 시끄럽게 하는 사람에 대해 소란행위를 금지하게 하는 것이 관공서 주취소란죄이다. 여태까지 우리 경찰은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정강이를 차이고 옷이 찢겨 나가도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일 해왔다. 하지만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려고 다가간 경찰관들에게 지구대에 있는 책자들을 던지고 폭행을 하는 등 더 이상 경찰관으로써의 사명감으로 다가가기에는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하여 법을 개정하게 되었고 최근에는 지구대·파출소에서 소란을 피울 경우 ‘관공서주취소란죄’로 강경하게 처벌하기로 하였다. 법 개정으로 인해 얼마나 변화 하는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우리 경찰뿐만 아니라 국민들 모두 관공서에서 주취로 인해 소란을 피우는 행위는 강력하게 처벌함을 인식하고 지켜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에 앞서 우리 경찰관들도 누군가의 부모이고 자식이고 형, 동생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관공서 주취소란,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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