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하고 싶은 삶을 살자
칼럼-하고 싶은 삶을 살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8.22 19:3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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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하고 싶은 삶을 살자


크든 작든 우리는 저마다 가슴에 꿈을 품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 많은 꿈 중에서 실제로 이룬 꿈은 얼마나 될까? 젊을 때는 자신 앞에 무한한 가능성과 시간이 펼쳐져 있는 것만 같고 원하면 뭐든지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손에 쥘 수 있는 것들은 점점 더 작아지고 그것마저 이루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달콤한 꿈을 이루기에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은 너무 가혹한지도 모른다.

우리는 참고 견디는 인내의 인생을 존경한다. 우리는 그런 인생을 살아가도록 강요하는 사회에 세뇌 당해온 것은 아닐까? 누구나 하고 싶은 대로 사는 인생을 갈망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도리에 벗어나지 않는다면 자기가 하고 싶은 삶을 살 필요가 있다. 사람은 저마다 인생의 지향점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인내와 순종으로 평생을 보내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하루하루 쾌락을 쫓는다. 사람이란 각자가 느끼는 기쁨과 슬픔의 감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참고 인내하는 인생이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인생보다 행복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한다. 지금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 나 자신의 내면을 속이고 위선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자신의 내면을 다시 한 번 깊숙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인간은 스스로를 속일 줄 아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이런 길을 가고 싶지 않은데 참고 참으면서 타인을 위해서 한평생 희생하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

요즘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어쩌면 지나친 인내와 희생이 마음의 부조화를 야기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필자도 어릴 적 책상 앞에 한자로 참을 ‘인(忍)’자를 써 붙여놓고 공부를 해 오면서 자랐다. 삶의 전부가 참는 것으로 세뇌되어 살아왔다. 직장에서도 무조건 복종만 해 왔다. 할 말 하다가 상사에게 미운털이라도 박히면 진급도 걱정이요 눈망울이 똘망거리는 자식의 때 꺼리가 아롱거려서 무조건 시키는 대로…하라는 대로…허리 구부리면서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나만 그렇게 살아온 것은 아니다. 모든 직장인들이 모두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주위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모두가 성실하다. 기계처럼 움직인다. 시간에 쫓기고 부족한 잠에 허덕이면서 해방구 하나 없는 하루를 보낸다.

인생사 묘하게도 하루하루를 성실하고 착하게 살아온 ‘좋은 사람’들은 일찍 세상을 떠나고, 반대로 ‘악랄한 파렴치한’은 오래오래 사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조리는 대체 어떤 이유에서 일어나는 것일까? 묵묵히 참는 일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는 아닐까? 고개를 갸우뚱 해 본다. 가만히 보면 비록 경제적으로는 풍족하지 못하지만 자유를 만끽하며 사는 사람은 건강하고 오래 사는 모습들을 자주 보게 된다. 70대 초반인 우리나라 제일 부자인 재벌 회장이 돈이 없어서 병원에 누워서 신음하고 있는 것일까?

어느 말기 암 환자는 생을 마감하면서 “저는 성공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삼았습니다. 쉽게 배반도 했고요. 제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불행했을 겁니다. 저는 오직 저만 알고, 제 자신만을 위해서 살았습니다. 용서를 받고 싶습니다. 제가 지은 죄를 주워 담을 수 있을 까요? 저 같은 사람도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라는 후회를 남기기도 했다. 이런 사람을 보면 죄는 정말 지을 게 못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남이 보지 않아도 자신은 보고 있다. 그리고 하늘이 내려다보고 있다.

꿈과 열정이 없다면 인간은 단순히 생명을 소비하는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사람이 태어나서 짝짓기를 하고 자손을 남기는 일, 또는 살기 위해 먹고 자는 일은 생물의 기본 욕구에 지나지 않는다. 본능에만 충실한 행동은 인간다운 모습이라 할 수 없다. 사람이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생물의 원초적 본능을 훌쩍 뛰어넘을 때 가능하다. 꿈과 희망을 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할 때 인간은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다.

필자는 엔지니어로 직장생활을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엔지니어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아니었다. 먹고 살기 위해 일했다. 퇴직 후에는 철학 ‧ 역사 ‧ 종교 ‧ 사상 ‧ 문학에 관한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 이 일이 참으로 보람스럽다. 일선에서 은퇴하는 후배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충언(忠言)이 있다. ‘남 따라 하지 말고 깊이 숙고한 후 꼭 내가 하고 싶은 목적을 정해서 그것을 달성하는 데 여생을 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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