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교/문화재청 무형유산지기ㆍ진주문화원 향토사 실장ㆍ진주향교 장의-민요와 한국인의 삶/경남 민요를 중심으로(2)

지난시간에 이어서 경남 민요의 전승 배경과 특징을 살펴보고 민요의 변화에 따른 전승방향을 논의해 보고자 한다.

첫번째, 민요의 개념과 그 특징에 대해 알아본다.

민요는 무엇을 의미할까?

민요는 예로부터 민간에 구전되어 내려오는 노래의 총칭으로 전통 사회의 피지배 계급이 생활의 필요에 의해 불러온 하층 가요이다. 민요는 민중들 사이에서 저절로 생겨나서 전해지므로 악보에 기재되거나 글로 쓰이지 않고 구전(口傳)되는 것이다. 또한 특정한 개인이 창작하거나 아니거나 창작자가 문제되지 않는다. 악곡이나 사설이 지역에 따라 노래 부르는 사람의 취항에 맞게, 노래 부를 때의 즉흥성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민요는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그 특징에 대해 살펴본다.

먼저, 민요는 민중의 노래이다. 여기서 민중은 근대 이전 사회의 피지배 계급을 말한다. 그러므로 민요는 본디 노래 담당층의 계급성에 기반을 두고 형성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근대 이전 사회에서는 국가, 상층, 하층이 각자의 형편에 맞는 노래 문화의 영역을 마련해왔다.

민요는 노래이며 구전물이다. 노래로 된 구전물은 민요 외에도 무가·판소리·잡가 등이 있으며, 가곡과 시조까지 이에 포함할 수도 있다. 민요는 민중이 일상적인 삶을 통해 불러온 노래다. 일을 하면서, 의식을 치르면서, 그리고 놀이를 하면서 부르는데, 일과 의식과 놀이는 모두 민중의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삶의 내용이다.

민요는 민족적으로, 지역적으로, 그리고 계급적으로 그 고유성이 강하게 유지되는 노래이다. 기본적으로 구전 문학은 모두 민중의 문학이다. 그러나 민요는 민속극과 함께 민중만의 문학이라는 점에서 구전 문학의 다른 장르와 구분된다. 민중의 문학 중에서도 민족적 고유성을 다른 장르보다 더 잘 간직하고 있다.

민요는 생활의 필요에 따라 생성되고 존속된다고 했다. 그러므로 삶의 환경과 내용에 따라 민요의 종류는 달라진다. 민중의 기층적 삶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고, 그러한 삶은 쉽게 변화되지 않는 속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민요는 구전물의 하나로서 비전문적인 민중이 삶의 필요에 따라 불러온 노래이다.

다음으로, 민요의 기능에 대해 파악해본다.

민요는 한 겨레의 인정, 풍속, 생활 감정 따위를 나타내어 민간에 전하여 오는 순박한 노래로 민중 가운데 생성되고 향유되며 전승되어 온 노래이다.

민요는 특별할 재주나 기교가 없이도 이 땅의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만들고 부를 수 있었으며, 그것을 즐기는데도 특별한 격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민요는 집단적 익명성을 바탕으로 생성 유지되어 온 민(民)의 노래(謠)인 것이다.

민요는 종교·유희·노동·정치적인 기능을 도모하고 있다고 본다.

먼저, 종교적인 기능으로 민요는 인간의 집단생활의 습속에서 우러나는 경우가 있다. 집단생활 속에서의 규범이나 관습, 신앙이 노래를 통해 토로되고 표현된다.

다음, 유희적인 기능으로 노래를 부르면서 행위를 함에는 이것이 유희라는 인간의 본능과 직결됨을 알 수 있다. 아이들의 단순한 놀이 행위에서 불리는 노래를 비롯하여 곤충 잡기나 윷놀이, 널뛰기에 따르는 노래가 있다. 이것은 민요가 가지고 있는 놀이의 한 기능이라 할 수 있다.

노동적인 기능으로 농민이 일터에서 일하면서 부르는 노래는 민요 가운데 그 수가 많다. 생산에 대한 기대와 기쁨, 노동 자체에 대한 육체적인 괴로움을 잊기 위하여 민요가 불리어지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 정치적인 기능으로 민요는 민중의 생활을 표현하는 노래이기 때문에 이 속에 민중의 사상, 의견, 가치관 등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고대의 제왕들은 민요를 수집하여 현실 정치의 득실을 살피기도 했다. 또 민요는 참요의 기능을 지니고 있어 현실 정치에 대한 비판과 예언의 기능을 하고 있다.

다음시간에는 두번째, 민요의 유형과 분류에 대해 논의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