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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억에 남는 연애를 했더라면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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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29  18: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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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기억에 남는 연애를 했더라면

요즘은 사람을 마음이 아니라 물질이나 양으로 재단하는 시대인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명품 가방을 선물로 주고받으며 사랑을 확인하거나, 두 사람한테 사랑 고백을 받았다는 등의 이야기를 자랑삼아 떠벌린다. 명품 가방 속에 과연 명품 사랑이 가득 담겨 있을까? 분명한 것은 남녀의 사랑은 거래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상대방에게 늘 바라기만 하는 욕심과 집착은 사랑이 아니라 내속에 가면을 숨기는 거래이다. 자신보다 상대를 먼저 챙겨주고 배려하는 희생이 바로 사랑인 것이다. 기억에 남는 진짜 사랑을 해야 한다. 뭐든 손쉽게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일수록 마음에 오래 남기 마련이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너무 흔한 사랑은 기억에 오래 남지 않는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자유분방한 삶을 살려고 한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연애도 예외는 아니어서 그들은 너무 쉽게 사랑하고 너무 쉽게 몸을 섞는다. 그러다가 싫증이 나면 다른 짝을 또 찾는다. 심지어는 호기심에서 짝을 바꾸어 보기도 한다. 이런 사랑은 ‘쿨’하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그 안에서 참 사랑을 느낄 수는 없다. 가벼운 사랑은 그만큼 공허함을 동반하게 된다.

여자와 남자가 싸웠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남자의 잘못이다. 여자는 싸움을 거는 게 아니다. 여자는 요구할 뿐이다. 여기에 옳고 그름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여자의 요구가 무엇이고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만 알면 된다. 여자의 마음은 여자도 모른다고 한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드나 융도 모르고, 과학자나 점쟁이도 모른다. 파고 들어갈수록 혼돈스러운 존재가 여자이다. 여자의 마음을 자세히 알려고 노력하면 더욱더 애매해 진다. 그래서 여자에게 점수를 따려면 그저 알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여만 주면 된다.

갓난아이가 울면 엄마는 어떻게 하는가? 안아주고 달래준다. 이유는 알 필요가 없다. 마찬가지로 여자의 기분이 안 좋아 보이면 사랑을 표현하고 여자를 이해해주면 된다.

‘해불양수(海不讓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바다는 물을 사양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자든 어린아이든 달려드는 친구든 예봉을 피하고 포근하게 감싸주면 안기게 되어있다. 내가 가진 그릇이 조금 커서 수용할 줄 알면 세상은 평화로워지고 사랑도 평화로워지는 것이다. ‘그릇을 넓혀라’는 옛말이 있다. 컴퓨터도 용량이 있듯이 사람의 마음도 크기가 있다. 사람은 저마다의 그릇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편협하면 아무리 옳다고 해도 남들이 싫어하는 법이다. 하물며 남녀관계에서는 더 한 것이다.

필자도 간혹 아내가 시비를 걸거나 요구를 하면 무조건 “OK”로 답을 한다. “내가 비록 나이가 들었지만 당신의 요구는 무엇이든 다 해 줄 수 있다”고 큰소리친다. 그러면 뻔히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기뻐한다. “언제든지 당신이 좋다면 해외여행도, 비싼 호텔의 만찬도… 까짓것 인생 몇 백 년을 산다고 아낄 소냐? 쓰고 보자!” 하면 당신이 아까워서 못쓴다. 여자는 그런 존재이다. “이렇게 조금이라도 이루어질 때 까지 내가 어떻게 모았는데”…한다. 그래서 나는 아내의 마음을 안다. 해불양수를 알고 나니 여자와 다툴 일이 없어졌다.

천재과학자인 아인슈타인도 이혼을 했는데 아마도 여자의 마음을 파악하는데 실패했나 보다. 혹시나 과학의 논리로 여자를 설득하거나 이기려고 했던 것은 아닌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추억은 그 사람을 참되게 하는 마력이 있다. 말기 임종환자의 마지막을 지켜본 호스피스 의사가 겪은 임상에 의하면 마지막 죽음 앞에서 옛 사랑의 기억을 떠올리며 행복한 표정으로 고백하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기억에 남는 사랑의 기억은 마지막 길을 밝혀주는 아름다운 등불이 되는 것 같기도 한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병원에서 생의 마지막을 앞에 둔 어느 할머니는 지금은 만나지도 이야기를 나누지도 못했던 첫사랑이 이미 고인이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하면서… “다음 세상에서는, 그 사람을 꼭 다시 만나고 싶어요”라는 말을 남기면서 숨을 거두었으며, ‘잭’이라는 남성은 “2차 세계대전 중 강제수용소에 보내졌을 때 만나 장래를 약속했다가 연락이 끊어진 소녀를 다시 한 번 만나보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 유일한 한”이라는 말을 남기고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것이 바로 순수한 사랑이요 진정한 사랑이요 기억에 남는 연애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찬미의 대상은 첫사랑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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